이재명 “민주당이 지켜라!” vs. “제명하라!” 고함 집회

[코리아프레스 = 박귀성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 관련 각종 의혹을 정리하는 1심 선고 공판을 앞두고 이재명 지사를 지지하는 모임인 ‘손가혁(손가락 혁명군)’과 이재명 지사의 더불어민주당 출당을 주장하는 ‘안티 이재명’ 측 회원들이 이재명 경기도지사 1심 선고를 앞두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제대로 한 판 맞붙었다.

본래 이재명 지사를 지지하는 모임 손가혁 약 80명의 회원들이 지난주에 이곳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이재명 지사에 대한 정치적 탄압을 즉각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내자, 이번엔 “이재명 지사를 더불어민주당에서 출당시켜야 한다”는 이른바 ‘안티 이재명’ 회원들이 손가력의 집회를 인지하고 맞불집회를 계획하면서 두 집단이 더불어민주당사 앞 같은 장소에서 비슷한 시간에 집회를 열게 된 것이다.

자신들을 안산에서 온 대학생들이라면서 소개한 젊은 이재명 경기도지사 지지자들이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소재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앞에서 열린 “이재명에 대한 정치탄압 즉각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에 참석해서 지지발언을 하고 있다.
자신들을 안산에서 온 대학생들이라면서 소개한 젊은 이재명 경기도지사 지지자들이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소재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앞에서 열린 “이재명에 대한 정치탄압 즉각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에 참석해서 지지발언을 하고 있다.

결국 두 집회는 집회 시작부터 충돌했고, 양측 집회 주최자들은 서로 상대를 향해 고함과 야유, 막말을 쏟아내면서 한때는 집회현장에 팽팽한 긴장감이 조성되기도 했다. 본지 기자가 취재를 위해 집회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안티 이재명’ 측의 한 회원이 다가와 “어디서 나온 거냐?” “신분이 뭐냐?” “왜 취재를 하는 거냐?” 등등 시비조의 황당한 발언을 일삼은 뒤 “여기서 6개월 이상 여기에(노숙농성을 하면서) 있었는데, 본적이 없는 것 같다(기자가 아닌 것 같다는 의미)”며 경계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손가혁이 주최하는 집회에 모인 회원들이 약 500명을 넘어가면서부터는 양측간 ‘확성기’ 사용을 놓고 시비가 벌어지지도 했는데, 이때 ‘안티 이재명’ 측 회원은 고작 50여명 정도였다. ‘집회 시위에 관한 법률’ 가운데 ‘소음’ 문제를 제기하면서 서로 상대편에서 ‘확성기’를 사용했다고 주장하면서 사태는 험악해졌고, 양측 집회 주최자들 사이에선 욕설이 섞인 고성이 오가기도 했고, 서로에게 험악하고 무서운 얼굴을 한 번씩 보여주기도 했다.

현장 질서유지에 나선 경찰측에서 “이곳은 바로 옆이 주상복합건물이 있어 주민들이 거주하는 곳”이라며 ‘확성기 사용 자제’를 당부하면서 이번엔 서로 상대를 향해 고함을 질러대기 시작했다. 통상적으로 진행되는 집회 순서는 무시된 채 오로지 상대를 향해 고함과 폄하의 막말을 쏟아내며 “똥파리를 박멸하자!(문재인 대통령의 기득권에 기대 이권을 보려는 이들이라는 비칭)” “이재명을 민주당에서 제명하라!”라는 구호가 난무하는 아수라장이 한동안 연출됐다.

수적으로 월등한 손가혁 측은 한때 800여명이 집결하면서 더욱 기세가 올랐고, 반면 ‘안티 이재명’ 측은 50여명이 모인 집회에 그나마 삼삼오오 대열에서 이탈하면서 숫자가 확연히 줄어들었다. 양측의 ‘고함전’은 이재명 지사 지지자들의 목소리에 완전히 묻힌 형국이 됐다. 기세가 오른 손가혁측은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하고 “일 잘 하는 이재명, 정치탄압 왠 말이냐?” “이재명 정치보복 즉각 중단하라!” “이재명은 국가적 자산이다. 정치탄압 중단하라” “정치보복 억지기소 1300만 국민들이 심판한다” “이재명의 무상복지, 민주당도 시행하라” “이재명의 기본소득 전국으로 확대하라” “이재명의 기본소득, 당론으로 채택하라” 등 미리 준비된 구호를 외쳐대며 각자 지지발언을 이어갔다.

이날 집회 참가한 남자 대학생은 “이재명 지사를 지켜내기 위해 집회에 나오게 됐다”면서 두 여학생을 가르켜 “우리 모두 한 건물에서 산다. 이쪽은 제 동생이고, 이쪽은 윗집 동생이다”라고 소개해 참가자들을 폭소케 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이재명을 지키려고 나온 이유는 이재명씨가 우리들의 희망이라고 생각해서다. 지금 이재명 지사을 (정치적으로) 탄압하는 것으로 보이는 것도 이게 젊은이들의 현실이다. 그래서 우리도 힘을 보태야겠다고 생각해서 나왔다”면서 “지금 젊은이들이 힘든데, 왜 힘이 드는가? 너무 공정하지 못하다. 세상이 너무 공정하지 못해서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올라갈 수 없는 부분이 있고, 젊은이들이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지 않게 이재명 지사님이 이끌어주는 것 같아 힘을 보태려고 왔다. 청년배당, 기본소득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기본소득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다”면서 “이재명을 지켜내자!”고 목소리를 한껏 높였다.

이재명 지사는 직권남용·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으며 지난달 25일 피고인 최후 진술을 끝으로 결심 공판을 마친 검찰은 중형을 구형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경기도 기초단체장 및 도의원들이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했고, 손가혁 내부 일부 지지자들은 무리한 검찰 ‘억지 기소’라며 분기탱천해서 문무일 검찰청장과 검찰 관계자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재명 지사 사건에 대한 1심 선고는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단대동 소재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은 16일 오후 3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1심 선고 결과가 경기도정은 물론 잠재적 대권 주자인 이재명 지사의 정치 향방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여의도 정치권에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만약 이재명 지사가 친형 이재선 씨를 강제로 정신병원에 입원시켰다는 의혹에 대해 직권남용죄로 금고 이상의 형을 확정 받거나, 선거운동 과정에서 유포한 내용이 허위사실공표죄에 해당돼 벌금 100만 원형 이상이 확정되면 도지사직을 잃게 된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이런 유죄의 경우 이재명 지사 측은 항소와 상고의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이재명 지사는 이른바 ‘친형 강제입원’ 사건과 관련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검사 사칭’·‘대장동 개발업적 과장’ 사건과 각각 관련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등 4개 혐의로 지난해 12월 기소됐다.

검찰은 지난달 25일 결심공판에서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1년6월을, 3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벌금 600만원을 각각 구형했다. 이재명 지사는 최후진술에서 “직무유기일 수 있지만, 공무원들이 원하지 않아 절차를 중단했다”며 “가족이 아닌 제삼자였다면 포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양측의 맞불집회에선 한 지지자가 이재명 지사의 최후진술을 법정에서 듣고 소회를 적은 일기장이 낭송되면서 손가혁 지지자들은 오열을 하는 이도 있고, ‘엉엉’ 소리내어 울음을 터뜨리는 가 하면,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고 들고 있는 피켓으로 얼굴을 가리고 어깨를 들썩이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자신을 트위터 아이디 ‘에셀 트리’라고 밝히 한 여성이 ‘슬픈 재판’이란 제목으로 또 다른 지지자 우모씨의 일기장 ‘슬픈 재판’을 대독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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