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달창’ 발언 논란, 정치권까지 ‘일파만파’ 파장 확산
[코리아프레스 = 박귀성 기자] 나경원의 입이 문제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무개념성 발언에 대해 국민들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본인은 곧바로 사과했지만 사과마저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지적이 정치권에서조차 이어지고 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을 ‘문빠’·‘달창’ 등의 용어로 표현한 데 대해 “모르고 썼다”며 언론보도가 나간 후 곧바로 사과했지만, 논란은 계속 확산되는 모양새다.
먼저,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사과문을 내고 “문재인 대통령의 극단적 지지자를 지칭하는 과정에서 그 정확한 의미와 표현의 구체적 유래를 전혀 모르고 특정 단어를 썼다”면서 “인터넷상 표현을 무심코 사용해 논란을 일으킨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어 “결코 세부적인 그 뜻을 의미하기 위한 의도로 쓴 것이 아님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는데, 나경원 원내대표의 이런 사과문은 나경원 원내대표가 이날 오후 대구에서 열린 한국당 장외집회에서 “(대통령 특별대담 때 질문자로 나선) KBS 기자가 요새 문빠, 달창들에게 공격받았다”며 “기자가 대통령에게 좌파독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지도 못하느냐”고 발언해 논란이 야기됐다.
나경원 원내대표가 언급한 ‘달창’은 ‘달빛창녀단’의 줄임로, 본래 ‘달빛기사단’이라 불리는 문 대통령 지지자들을 향해 일부 극우 네티즌들이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을 공격하기 위해 속되게 지어낸 비속어이며 특히 자주 논란을 일으키는 극우 성향의 인터넷 사이트 ‘일일베스트저장소(이하 일베)’에서 통용되는 용어다.
국회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은 즉각적으로 논평을 통해 나경원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언저적 폐단’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12일 오후 현안 브리핑에서 “‘달창’ 운운한 나경원 원내대표, 사과한 게 맞나?”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나경원 원내대표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해식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어제 대구에서 열린 장외집회에서 행한 연설에서, 여성혐오적인 일베 용어를 사용해 물의를 일으켰다”면서 “나경원 원내대표는, 대통령과 ‘대담할 때 KBS 기자가 물어봤는데 그 기자가 요새 문빠, 달창들에게 공격당하는 거 아느냐’며 ‘대통령한테 독재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지도 못하냐. 묻지도 못하는 거, 이게 바로 독재 아니냐?’고 기자를 두둔한답시고 ‘달창’과 같은 대표적인 여성혐오 용어를 사용한 것”이라고 사실관계를 전제했다.
이해식 대변인은 그러면서 “나경원 원내대표는 자신의 발언이 논란을 빚자 비교적 신속하게 사과의 뜻을 밝혔는데, 사과를 하고도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왜냐하면 나경원 원내대표의 사과의 방식과 내용이 국민들에겐 쉽게 납득이 되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나경원 원내대표는 사과문을 통해 ‘문 대통령의 극단적 지지자들를 칭하는 과정에서 그 정확한 의미와 표현의 구체적 유래를 전혀 모르고 특정 단어를 썼다. 인터넷상 표현을 무심코 사용해 논란을 일으킨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결코 세부적인 그 뜻을 의미하기 위한 의도로 쓴 것이 아님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밝혔다”고 나경원 원내대표의 사과문을 문제 삼았다.
이해식 대변인은 사과문에 대해선 “나경원 원내대표는 사과한다고는 했으나 과연 사과한 것인지 강한 의문이 남는다. ‘달창’이라는 누가 봐도 생경한 단어를, 법관 출신인 나경원 원내대표가 의미도 유래도 모르고 썼다는 말을 과연 믿을 수 있을까”라면서 “나경원 원내대표의 말대로, 의미를 모르고 썼다면 사리분별력이 없는 것이고 알고도 모른체 한 것이면 교활하기 그지 없는 것”이라고 날선 비난을 가했다.
이해식 대변인은 이에 더 나아가 “따라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진정으로 사과하려면, 분별력 없음을 사과하거나 여성혐오적인 표현을 다시는 쓰지 않겠다고 사과하거나 둘 중 하나가 돼야 할 것”이라면서 “한 가지 더 남는 의문은, 나경원 원내대표가 과연 누구에게 사과했는가 하는 점이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발언이 있은지 3시간 30분 만에 서둘러 기자들 전용 SNS망에 문자로 사과의 뜻을 담은 문자를 보냈다. 이것은 기사화를 막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으로는 읽힐지언정 국민과 여성에게 사과한 것 같지 않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정식으로, 보다 정중하게 국민께 사과해야 한다”고 따끔하게 정문일침을 가했다.
이해식 대변인은 이날 논평 말미엔 “무엇에 대해, 어느 누구에 대해 평범함 이상의 애정을 갖는 것은 권장할 일이되 폄하할 일은 아니다”라면서 “더욱이 대통령에 대한 애정을 ‘빠’ 같은 표현을 넘어 ‘달창’으로 모욕하는 행위는 이참에 나 원내대표가 결자해지의 자세로 처절히 참회하고 사죄함으로써 여성 비하의 세태에까지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나경원 원내대표를 단단히 손 봐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