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철 “극단정치가 만드는 막말 폐해, 자성과 자정이 필요하다”

[코리아프레스 = 박귀성 기자] 나경원 달창에 손혜원 쓴소리, 손혜원과 나경원 서로 잘 한 것 없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자들을 ‘문빠’, ‘달창’이라 지칭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손혜원 의원이 나경원 원내대표를 직격했다.

나경원 원내대표의 발언 가운데 ‘문빠’는 문 대통령을 뜻하는 ‘문’과 열렬한 지지자를 뜻하는 ‘빠’를 합친 말이다. 달창은 ‘달빛창녀단’의 준말이다. 일부 극우 사이트인 ‘일간베스트저장소(이하 일베)’ 네티즌들이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 모임인 ‘달빛기사단’을 속되게 부르는 인터넷 은어로 여성비하의 의미도 담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나경원 원내대표의 발언은 11일 대구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규탄대회’에서 나왔다. 행사에는 황교안 당 대표 등 2만여명이 참석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공연 위주의 1부 행사가 끝난 뒤 오후 4시 15분쯤 2부 첫 연사로 나와 “한국당의 베이스캠프 대구시민 여러분 사랑한다”는 인사와 함께 무대에 올랐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사진)가 11일 경상북도 대구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규탄대회’에서 ‘문빠’와 ‘달창’ 등 비속어를 사용하면서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사진)가 11일 경상북도 대구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규탄대회’에서 ‘문빠’와 ‘달창’ 등 비속어를 사용하면서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문제의 ‘문빠, 달창’ 발언이 등장한 건 연설이 70% 정도 진행됐을 시점이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좌파ㆍ독재라 그러면 ‘촛불 정부인데 왜 그러냐’고 화낸다. 이거 독재 아니냐”며 “(대통령 특별대담 질문자로 나선) KBS 기자가 물어봤는데 그 기자가 요새 문빠, 달창 이런 사람들한테 공격당하는 거 알지 않느냐. 묻지도 못하는 게 바로 독재 아니냐?”고 한껏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고 나서 나경원 원내대표의 발언이 언론매체를 타고 일파만파 논란이 야기하면서 나경원 원내대표 사과 메시지는 발언 약 3시간 30분 뒤에 나왔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 “인터넷상 표현을 무심코 사용해 논란을 일으킨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정확한 의미와 표현의 구체적 유래를 전혀 모르고 특정 단어를 썼다. 결코 세부적인 그 뜻을 의미하기 위한 의도로 쓴 것이 아님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했다.

당초 달창 발언은 연설문에는 없는 나 원내대표의 애드립이었다는 거다.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여성 비하 발언인데 여성 원내대표의 연설 원고에 그런 말을 넣을 수는 없다. 즉흥적으로 연설하다 모르고 실수한 것이지 준비된 원고에 있던 게 아니다”고 해명했다.

하루가 지난 12일 국회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난리가 났다. 더불어민주당은 당연히 이해식 대변인의 이름으로 논평을 내고 나경원 원내대표를 맹렬히 비판했고, 탈당해서 무소속이 된 손혜원 의원은 나경원 원내대표를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그 가운데 바른미래당 이종철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논평을 내고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비속어 사용 물의는 극단의 정치가 만들어내는 폐해”라는 제목으로 논평을 내고 “누구든 생각을 하고 말을 해야 한다. 써서는 안 되는 말을 가릴 줄 알아야 한다”고 나경원 원내대표를 따끔히 꼬집었다.

이종철 원내대표는 이어 “가히 극단적 대립의 정치가 만들어 내는 ‘막말 전성시대’다. ‘정치 공해’가 미세먼지만큼 심각하다”면서 “정치인의 막말은 나경원 원내대표 뿐 아니라 여야를 가리지 않고 계속해서 돌출하고 있다. 정치 지지자들이 써서는 안 되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쓰는, 정치 비속어도 난무하는 현실이다. 바로 잡아야 할 정치권이 ‘박수 소리의 유혹’에 오히려 부화뇌동하거나 도리어 부추기는 ‘악순환’이다”라고 정치권 막말을 싸잡아 꼬집었다.

이종철 대변인은 나아가 “모범을 보이고 품격을 지켜야 할 정치인들이 선정적인 막말 경쟁을 벌이는 것 같아 안타깝고 개탄스럽다”면서 “상대에 대해 ‘센 말’을 해야 주목 받고, 박수 받고 그러다 보니 ‘막말’도 서슴지 않고, 해서는 안 되는 말도 의미를 모르고 내뱉는 지경에까지 이른다”라고 평가했다.

이종철 대변인은 다시 “극단의 정치에 대한 자성과 자정이 필요하다”면서 “우리 국민들이 지지를 철회함으로써 경종을 울리는 것도 한 방법이다. 거대 양당의 대립이 격화될수록 양당의 지지가 같이 올라가는 현실에 대한 개혁과 변화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종철 대변인은 이어 손혜원 의원 발언을 들고 나와선 “이 틈을 타 손혜원 의원이 또 나경원 원내대표를 겨냥해 막말성 공격을 퍼붓고 나오는 것도 꼴불견”이라면서 “손 의원은 가히 ‘막말의 대명사’가 아닌가. 신재민 전 사무관에 대한 패륜적 막말로 물의를 일으켰으면 자중을 좀 할 줄 알아야 할 텐데 도무지 ‘낄끼빠빠’ 할 줄 모르는 이의 행태가 국민들 보기 좋지 않다. 우리 속담에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보고 짖는 형국이다. 국민들이 우리 정치를 바꾸고 막말 전성시대에 종언을 고해야 한다”고 나경원 원내대표와 손혜원 의원을 싸잡아 비판했다.

한편, 이종철 대변인이 지적한 손혜원 의원의 막말은 나경원 원내대표가 ‘달창’을 언급한 날 손혜원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계정을 통해 “표현의 의미와 구체적 유래를 전혀 모르고 썼다고요? 모르고 쓴 게 더 한심한 일인 걸 아직도 모르시네”라고 꼬집었다.

손혜원 의원은 이에 더 나아가 “제1야당 원내대표라는 분이 이걸 핑계라고 댑니까"라며 "요즘 내뱉는 말들도 의미도 모른 채 마구 떠드는 거였군요”라고 나경원 원내대표의 발언을 한껏 꼬집었다.

 

저작권자 © 코리아프레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