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차기 원내대표 후보 3인방 비교해보니...

[코리아프레스 = 박귀성 기자] 자유한국당의 총력 장외 집회로 완전히 경색된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차지 원내대표를 뽑는다. 총선이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치러지는 집권 여당의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정국의 큰 변수로 떠올랐다. 여의도 정가에선 차기 원내대표가 선출되면 여야 경색된 국회 정국을 풀어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차기 원내대표 경선은 우선 꽁꽁 얼어붙은 정국을 풀어내야 하는 데다, 누가 선택을 받느냐 하는 결과에 따라 청와대와의 관계 설정도 바뀔 수 있어서 표심의 향배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더욱이 이번 원내 사령탑은 내년에 4월에 있을 총선도 책임을 져야하는 막중한 임무가 부여돼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원내대표 출마신청을 마감하고 기호 1번에 이인영 의원을 기호 2번엔 노웅래 의원, 기호 3번에 김태년 의원을 각각 배정했다고 밝혔다. 이들 후보 가운데 차기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압도적 총선 승리, 당이 중심이 된 유기적 당정청 관계와 민생입법 성과 창출은 이번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경선 후보들의 공통된 공약이다.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하는 이인영(왼쪽부터)·노웅래·김태년 의원(기호순)이 오는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차기 원내대표 경선을 치른다.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하는 이인영(왼쪽부터)·노웅래·김태년 의원(기호순)이 오는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차기 원내대표 경선을 치른다.

6일까지 이들 3명의 후보의 행보에 대해 정치권에선 20대 국회 4년 차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을 사흘 앞두고 이인영·노웅래·김태년 후보는 서로 완전히 다른 스타일의 선거운동으로 유권자인 동료 의원들에게 다가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당내 원내대표 경선에서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진 이인영 의원은 전대협 1기 의장 출신으로, 이른바 86그룹의 리더로 불리는데, 이인영 의원은 일단 차분하고 논리적이라는 평을 듣는다. 이인영 의원은 일부 운동권 출신을 포함해 전해철, 황희 같은 원조 ‘친문’ 의원들과 가깝다.

이인영 후보는 과거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 2015년 2·8전당대회에서 당권 도전에 출마해 박지원 후보와 문재인 후보를 상대로 경합을 벌인 바 있다. 지난 6.3보궐선거 이후 당내에선 이인영 의원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아직은 유약하다는 이미지와 유명세에 비해 막상 당내 존재감이 그리 크지 않다는 비판도 있다.

기호 2번을 부여받은 노웅래 의원은 당의 대표적인 비주류로 꼽힌다. 노웅래 의원은 이번 원내대표 선거가 세 번째 도전인데, 지난 원내대표 경선에선 홍영표 현 원내대표에게 석패한 적 있다. 노웅래 의원의 이번 선거전은 ‘지극 정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이 세 번째 원내대표 경선인 노웅래 의원은 지난해 홍영표 후보와 맞붙었다가 낙선한 이후 1년 내내 올해 선거에 ‘올인’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표심을 모으며 이미지를 관리하는 행보를 이어왔다.

노웅래 의원은 동료 의원들에게 손편지 쓰기, 지역구 행사 깜짝 방문해 응원하기, 집 앞으로 찾아가 차 마시기 등 필사적인 소통 노력으로 자신의 매력을 어필했다는 평가다. 하루에만 10건 가까이 축사와 인사말을 준비한 적이 있을 정도로 다른 의원들이 주최하는 토론회 등에 빠짐없이 참석해서 ‘얼굴도장’도 찍었다.

지난 3일에는 민주당 의원 127명 전원의 지역 현안이나 개인적 관심사를 파악, 원내대표로서 이를 해결하겠다는 다짐을 담은 영상물을 일일이 촬영해 메신저로 발송하기도 했다. 아울러 노웅래 의원은 동료 의원들의 경조사나 기념일을 꼼꼼히 챙겨왔다는 후문도 있다.

언론인 출신으로 경향신문과 MBC 근무 경력을 갖고 있는 노웅래 의원은 같은 MBC 출신의 김성수 의원을 포함해 당내 비주류 진영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상대에게 포근함을 준다는 언행의 부드러운 이미지로 알려진 노웅래 의원은 특정 계파에 포함되지 않은 만큼 주류 진영의 분열로 인한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지만, 상대적으로 당내 구심점 역할을 하기에는 존재감이 크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노웅래 의원 출마 선언 직후 가장 늦게 출마 선언을 한 김태년 의원은 당에서 대표적인 주류로 꼽힌다. 홍영표 원내대표와 함께 정책위의장을 맡으면서 문재인 정부 각종 정책에 깊게 관여해온 김태년 의원은 ‘능력주의’를 강조한다.

김태년 의원의 당내 경력은 화려하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간사, 당 정책위의장 등을 지내면서 대야 협상력을 몸소 증명했다는 점이 장점이다. 김태년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개인적 인연을 언급하며 ‘핵심 친문(친문재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은연중에 드러낸다. 이른바 ‘능력있는’ 원내대표라는 거다.

김태년 의원은 또 동료 의원들에게 자신이 원내대표가 돼야할 당위성에 대해 충분히 설득하고 다녔다는 후문이다. 김태년 의원은 언제나 문제 현안에 대해 논리적이고 단도직입적으로 설명하는 언변을 지니고 있다. 특히 이번 3명의 후보군의 사각지대에 놓인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에 공을 들이고 있는 모양새다.

김태년 의원은 무엇보다도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더불어민주당으로 이어지는 시절 추미애 전 대표에 이어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당선 이후에도 연이어 정책위의장을 맡으며, 청와대는 물론 당내 지도부와 당직자들에게 두터운 신임을 쌓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렇듯 김태년 의원은 돌파력과 추진력으로 결집된 능력 있는 후보라는 평가를 받지만 일각에서 지적되는 ‘지나치게 친문 일색’이라는 비판이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게 여의도 정가의 일반적인 평가다.

주사위는 이렇게 3파전으로 던져졌다.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일이 오는 8일로 예정된 선거에선 1차에서 128표 중 과반인 65표를 얻거나, 과반이 없으면 2차 결선 투표에서 최다 득표한 사람이 원내대표로 뽑힌다. 이인영 노웅래 김태년 3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넘기는 후보가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1차 투표에서 압도적인 지지들 얻지 못하고 2차 투표로 이어지면 양상은 매우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과연 2차 투표에서 2위 3위 후보를 지지했던 의원들의 표심이 어느 후보에게로 향할지가 최대 변수로 꼽히는데, 이는 마치 살아 있는 생물의 진로방향을 예측하는 것과 같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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