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국민 생명과 재산은 안중에도 없나?” 비난 ‘봇물’

[코리아프레스 = 박귀성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국민들의 공분에 휘말렸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난 4일 오후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강원도 고성과 속초 일대 대형 산불이 발생한 이날 저녁, 정의용 안보실장을 국회 운영위원회 회의장에 붙잡아 두었다는 지적에 이어 그 이유에 대해 “산불의 심각성을 알리고, 이로 인해 안보실장이 이석(離席 : 현존하는 자리를 떠남)을 해야 한다고 양해를 구한 바 없다”고 설명했지만, 국민들은 “말장난을 하고 있다”며 공분을 더하고 있다.

앞서 지난 4일 저녁 진행된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홍영표 운영위원장은 “저는 오후부터 여러 가지 사정 때문에 정의용 안보실장을 좀 일찍 나가게 하고 싶었는데 (여야가) 합의를 안해줬다”며 정의용 실장의 이석 문제를 꺼냈다. 그러나 나경원 원내대표는 오히려 홍영표 위원장 발언을 문제 삼으면서 정의용 안보실장을 국회 운영위원회에 붙잡아뒀다는 게 다수 언론의 보도 내용이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난 4일 오후 국회 운영위원회 개회 도중 강원도 고성군 산불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는 언론보도에도 불구하고 국가 중대 재난을 책임지고 있는 청와대 정의용 안보실장을 국회에 붙잡아 뒀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난 4일 오후 국회 운영위원회 개회 도중 강원도 고성군 산불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는 언론보도에도 불구하고 국가 중대 재난을 책임지고 있는 청와대 정의용 안보실장을 국회에 붙잡아 뒀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인터넷과 SNS에선 난리가 났다. 나경원 원내대표의 이같은 발언이 전해지자 다음 아이디 ‘Kakao-*****’는 “소방인력 장비 늘려야 한다고 정부에서 그렇게 항병 해도 자유당과 바른당에서 막았고, 강산이 불타고 있는데 안보수장들 새벽까지 붙잡아두고 말장난 하지마라”고 쓴소리를 쏟아냈는가 하면, ‘abw***’는 “미친... 안보실장 보내야 한다고 사정사정 하는데도 발목 붙잡고 헛소리 하는거 잘 들었다”면서 “이런 걸 내년 에도 또 뽑으면 동작구는 개 돼지 축사”라고 나경원 원내대표를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특히 포털 다음카카오 아이디 ‘후르륵짭짭’은 “저것들(자유한국당)이 정권잡고 있었으면 다시 최악의 참사장면을 마주보게 될 뻔”이라고 했고, 같은 다음카카오 아이디 ‘월영’은 “재난컨트롤타워는 잡아두고 재난지역 복구를 위한 추경도 반대하고 소방예산 증액 및 소방관 국가직 전환도 반대하는 자유당 같은 매국정당은 완전 소멸해야 한다”고 나경원 원내대표와 자유한국당을 원색적으로 비판했다.

특히, 익명으로 댓글을 달았던 또 다른 이는 “‘구명조끼 입고 있는데 그렇게 찾기 힘드나요...’라고 봉창 두드리는 소리하던 503 생각난데이~”라면서 “보고는 니가 데리고 있는 보좌관들이 판단해서 운영위 뛰쳐와서라도 귓속말 해줘야 하는 거지. 너나 무능한 애들이나 혈세 퍼주는게 졸라 억울하다. 이런 국개(국회의원 비하 사어)들 세비 모두 회수해서 소방관들 장비 증강이나 위험수당 등을 높여줘야 된다”고 썼다.

즉, 청와대의 '재난 컨트롤타워'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강원 고성·속초 화재가 난 후 3시간이 넘게 자유한국당 의원들에 의해 국회에 붙잡혀 있었다는 게 사실이며, 결국 국회 운영위에서 ‘질의를 한 번씩은 해야 한다’는 게 야당 의원들의 주장이었고, 청와대 인사들은 이석을 하지 못했다는 게 사실이고 보면, 국민들은 이를 지켜보면서 분기탱천했다는 이야기다.

이 과정에서 “산불이 났으니 안보실장을 빨리 보내주자”는 홍영표 위원장에게 오히려 심심한 유감을 표시했던 나경원 원내대표에 대한 원성이 전국적으로 확산됐던 것이다. 다수의 언론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위원측은 정의용 실장 등을 청와대로 복귀시키자고 했으나, 자유한국당 등 야당 의원들은 “청와대 인사들을 국회로 부르기 어려우니 이번 기회에 한 번씩 질의를 할 때까지만 국회에 남아있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는 거다. 정의용 실장은 이후 주로 야당 의원들의 질의를 받았다.

이날,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 청와대 업무보고는 4일 오후 3시30분쯤 시작했다. 그리고 오후 7시50분쯤 정회를 하고 저녁식사 시간을 가졌다. 강원도 화재 소식은 오후 8시 넘어 본격적으로 전해지기 시작했다. 고성과 속초시가 화마에 휩싸일 정도라는 거다. 그리고 국회에선 오후 9시20분부터 운영위회의가 속개됐다.

이때는 이미 각 방송사 지상파는 물론이고 심지어 인터넷 방송까지 강원도 산불에 대해 대서특필에 나섰고, 운영위 속개와 동시에 국회 운영위원장인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언론에 크게 보도되고 있는데, 고성 산불 문제를 청와대가 얼마나 파악하고 있는가”라고 정의용 실장에게 질의했다.

정의용 실장은 “저녁 7시30분 경에 변압기에서 발화가 됐다. (불이) 고성군에서 시작됐다”며 “바람이 동향으로 불어서 속초 시내로 번졌다”고 대답했다. 이에 덧붙여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이 청와대로 긴급 복귀했다. 정의용 실장은 강원도 화재에 대해 정확한 실상을 파악하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국회 운영위원회에는 국가안보실을 책임지는 정의용 실장은 국회에 남아 있었다. 여당은 정 실장을 청와대로 복귀시키자고 거듭 주장했으나, 자유한국당 등 야당 의원들은 “한 번씩 질의를 할 때까지만 국회에 남아 달라”고 요청했다. 이때부터 트위터를 비롯한 SNS에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의 안전에는 전혀 관심도 없는 나경원과 자유한국당”이라는 비난이 ‘봇물’처럼 쏟아지기 시작했다.

심지어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 자유한국당 정양석 의원은 질의 시간에 정의용 실장과 한껏 목소리를 높여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여야 의원들 간 언쟁이 오가면서 수십 분의 시간이 허비됐다. 이때는 이미 고성을 넘은 화마가 속초시를 삼키려고 ‘불의 혀’를 날름 거릴 때였다.

참다못한 국회 운영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오후 10시가 넘어서자 “지금 고성 산불이 굉장히 심각한데, 정의용 실장이 위기대응의 총 책임자”라며 야당 위원들을 향해 양해를 구했지만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위원장에게 심심한 유감을 표시한다. 우리도 정 실장을 빨리 보내고 싶다”면서 “마치 우리가 뭔가 방해하는 것인 양 말하면 안 된다. 어쩌다 청와대 사람들을 보기 쉬운가. (올해) 처음 하는 업무보고이니 그렇게 얘기하지 말라”고 했다.

이후 정의용 실장은 나경원의 질의를 받고 답변을 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다시 “정의용 실장에게 아직도 질의할 의원이 있나?”라고 물었고, 역시 자유한국당의 강효상 의원이 “네”라고 답했다. 강효상 의원의 질의가 끝난 다음에는 같은 당의 송석준 의원이 손을 들었다. 송석준 의원은 “시간을 얼마나 드릴까요”라는 홍영표 원내대표의 말에 “다다익선이다”라며 웃었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무자비한 화마에 타들어가는 순간에 나올 수 있는 말이 아니었다는 지적이 따르는 대목이다. 자유한국당 송석준 의원은 10분 남짓 질의를 끌다가 (시간 제한을 넘긴 이유로) 마이크가 꺼졌는데도 정의용 실장을 향한 질의는 계속했다.

결국 이만희 자유한국당 의원은 “보내주시라”라고 했고, 정의용 실장은 그제사야 자리에서 일어섰는데 그 때가 오후 10시38분이었다. 정 실장이 보고한 화재시간(오후 7시30분)에서 3시간이 더 지난 시점이었고 다수의 언론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17분께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한 주유소 인근 전봇대에서 자동차단설비에서 발생한 불꽃으로 인해 발생된 산불은 초속 이날 오후 9시 현재 초속 26.1m에 달하는 강풍을 타고 삽시간에 속초시까지 도달했다. 이 시간에도 국회 운영위원회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정의용 실장을 국회에 잡아두고 있었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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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난 4일 오후 국회 운영위원회 개회 도중 강원도 고성군 산불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는 언론보도에도 불구하고 국가 중대 재난을 책임지고 있는 청와대 정의용 안보실장을 국회에 붙잡아 뒀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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