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자유한국당 지도부에 “형님” SOS 긴급 타전

[코리아프레스 = 박귀성 기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열리자 여야가 ‘막말’과 ‘고성’으로 험악하고 흉포한 상황을 지난 5일부터 6일까지 이틀째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에 네티즌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5일에는 여야 의원들 간의 막말 말싸움으로 시작돼서 고함과 험악한 고성이 오갔던 적도 있었다. 6일에는 이보다 전선이 확대되어 패싸움 양상이 됐다.

일단, 단순하게 험악한 고성과 막말만 들어보면 국회선진화법 이후에 사라졌던 동물국회가 다시 재등장하면서 국회 주먹다짐이 또 다시 불거지는 게 아니냐는 일촉즉발의 상황까지 불거질 뻔 했다. 동물국회가 아닌 동물의회로 범국민적 공분을 샀던 양천구의회가 ‘난타전’은 미리 선점한 바 있는데, 지난 6.13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을 거두며 전국의 모든 기초의회에서 다수의 의석수를 차지하고, 양천구의회도 더불어민주당이 제1당으로서 입지를 다졌다.

양천구의회도 예외는 아니어서 더불어민주당이 10석을 자유한국당이 8석을 차지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 의정 동력을 확보하게 됐지만, 결국 제8대 구의회 시작부터 여야 구의원들이 난타전을 주고받으면서 민선7기 지자체의회는 ‘동물 의회’가 되고 말았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리고 있는 지난 5일부터 6일까지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6일엔 장제원 의원이 '형님'이라면서 당 지도부에 SOS를 타전하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돼 네티즌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같은 내용을 보도한 TV 화면을 갈무리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리고 있는 지난 5일부터 6일까지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6일엔 장제원 의원이 '형님'이라면서 당 지도부에 SOS를 타전하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돼 네티즌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같은 내용을 보도한 TV 화면을 갈무리했다.

하지만 국회 여야의 흉포한 고성 막말은 지난 5일에 이어 6일에도 이어지면서 동물국회를 재현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중에도, 문재인 대통령 주도로 이루어진 청와대 여야정오찬간담회는 여야가 대화와 협치를 약속한 날이었다. 이날 여야정회의 분위기는 국회의 그것과는 사뭇 달라서 대조적으로 화기애애한 장면을 적지 않게 연출했다.

먼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선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의 질의가 끝나자마자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이 작심한듯 발언에 나섰다. 박영선 의원이 한국당 송언석 의원을 정면으로 지목하고 ‘경제위기를 조장한다’는 식으로 돌직구를 날리면서 자유한국당이 크게 반발했다.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이에 대해 “이거는 심각한 명예훼손이다. 속기록 봐라! 속기록을 봐!”라고 고함을 질렀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 목소리에 독기를 가득 넣어서 “잘못 들은 이야기 가지고 그렇게 하지 마시라. (속기록 보라) 야당이 그렇다고 이야길 했지”라고 맞받았다.

일순간 국회 본회의장은 아수라장이 됐고, 상황을 인식한 여당이 곧바로 해명에 나섰지만 언쟁은 계속됐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 두 콧구멍에 힘을 잔뜩 넣어서 양미간에 기러기를 여럿 그려넣고 “우리 야당 간사님께서는 좀 그렇게 이해를 해주시라”라고 고성과 막말을 막아섰다.

장제원 의원 ‘목소리가 크면 지는 것’이라는 조언을 염두에 둔 듯 목소리를 애써 침착하게 깔고 “참 말씀 교묘하게 하신다. 아주 교묘하게...”라고 활화산 정수리에서 뿜는 것 같은 분노의 화염을 공을 들여 조절했다.

이에 당 대변인까지 거치면서 정갈한 언어를 구사해왔던 ‘천안의 신사’ 박완주 의원이 장제원 의원을 몰아세우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장제원 의원에게 ‘속기록 확인해보자’, ‘독해능력이 없다’며 패를 지어 집중 공격에 나섰다. 국회 본회의장 한쪽에서는 “대체 뭐하는 짓이냐!”라는 고함도 나오면서 결국 이날 예결위 회의장에서는 ‘나와라!’, ‘쳐봐라!’ ‘한 주먹도 안되는 게’ 등 막말이 오가며 파행으로 치달았다.

이렇듯 장제원 의원이 “한주먹도 안되는 게...”라고 말한 것이 알려지면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용광로 같이 끓는 감정의 골은 깊어졌다. 그러나 장제원 의원은 ‘한주먹 발언’은 박완주 의원을 앞에 두고 한 말은 아니었으며 자신의 보좌진과 이야기 나누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었다고 해명했다.

결국 논란은 또 발생했다. 장제원 의원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내용이 언론에 포착되면서 막후 논란이 계속됐다. 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날 오전에 언론 매체에 찍혔던 사진은 수신자는 ‘윤재옥 뉴 폰’으로 되어 있다. 이 카톡 내용을 확대해서 봤더니 뜻밖에도 “형님, 민주당은 부대표들이 이렇게 도와줘서 일방적으로 내가 ‘나쁨 놈’ 되고 있어요”라는 절박한 호소가 담겨 있었다.

이 문장에서 ‘나쁨 놈’은 ‘나쁜놈’의 오타로 보이는데 “나쁜놈이 되고 있어요”라는 절박한 호소에 수신자인 윤재옥 뉴 폰이 “대응할게요”라고 응답을 보내왔다. 이런 상황으로 보면 분명 길거리 패싸움을 연상할 수 있다는 게 네티즌들의 비판이다. 이런 상황으로 봐서는 윤재옥 자유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에게 자유한국당의 장제원 의원이 다급하게 도와달라고 요청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게 네티즌들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지난 5일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의원과 몸싸움 직전까지 간 내용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이 6일 오전부터 여러 의원들이 나서서 장제원 의원을 비판하며 ‘뭇매’를 가했다.

신동근 원내부대표는 “장제원 의원이 막말을 하는데 조폭인지 시정잡배인지 개탄스럽다”고 맹공했고, 이어 강병원 의원도 한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최순실 국정농단 때 활약했던 장제원 의원이 왜 싸움닭으로 변했는지 실망할 것”이라고 비꼬았다.

이렇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떼로 나서서 박완주 의원 쪽을 보호하고 장제원을 비판하는 모양새를 보이는 반면, 자유한국당 쪽에서는 장제원 의원을 위한 대한 적절한 보호조치를 하지 않는 상황이어서 장제원 의원이 급거 자유한국당 지도부에게 ‘엄호사격’ 요청을 한 것이다.

이날 인터넷과 SNS를 뜨겁게 달군 키워드는 장제원 의원의 “형님” 발언이다. 사회 각 부류 집단 가운데 대놓고 “형님” 호칭을 사용하는 부류는 한정돼 있다는 거다. 장제원 의원과 윤재옥 수석이 평소 어떻게 호칭하는지는 확인한 바 없지만, 국회 본회의장에서 형님이라고 부르고 “지원해 달라”고 요청한 것은 결국 조폭영화의 한 장면 같다는 네티즌들의 촌평이다.

이런 장제원 의원의 SOS “형님”은 지원을 받았을까? 아니나 다를까? 일단 윤재옥 수석이 대응하겠다고는 했는데 그 대응의 결과는 이날 오전까지 아무런 입장이 없던 자유한국당에서 오후 2시 넘어서 속계된 본회의에서 송희경 원내대변인이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청와대와 지도부에게 잘 보이기 위해 정치적 방패를 자처하고 나섰냐?”라면서 장제원 의원을 비판한 신동근 의원을 향해 맹타를 날렸다.

지난 5일은 장제원 의원과 박완주 의원의 ‘1대 1 공방’이었는데, 6일엔 양당이 패거리 모습을 보이면서 여야 똑같이 얽히고설킨 싸움판으로 확산된 모양새다. 네티즌들은 이런 국회 여야의 모양새를 보고 “형님”이라는 호칭을 들고나와 여야 동네 패싸움이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물론 이날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무려 470조 원이 넘는 2019년 국가 수퍼예산의 마지막 관문이기에 여야간 대격돌은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고 이해할 수 있겠지만, 정부의 470조 예산안에 맞서야 하는 입장이 바로 야당의 역할이고, 그 중에서도 야당 간사의 역할이 큰 법인데, 장제원 의원이 바로 자유한국당 간사다.

네티즌들은 이같은 입지적 문제 때문에 장제원 의원이 존재감을 드러내 보이고 싶어하자 이를 저지해야 하는 더불어민주당이 적극적으로 과민하게 맞대응하면서 국회 여야의 기싸움이 확산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트위터 아이디 ‘북미 민주포럼 @SallyMi*****’는 이에 대해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너 나와” “쳐 봐라”라는 본회의장 토막 동영상을 올려놓고 “국회의원인지? 쌈닭인지? 국민 위해 일하라고 뽑았더니 막말에 고성에...”라면서 “이명박근혜 9년 동안 경제 파탄 낸 장본인들이 작금의 경제위기 책임을 문재인 정부 탓으로 돌리나?”라면서 “국회에서 쌈박질하는 인간들 배지 수 늘리지 말고, 국개의원 품위유지비 삭감부터 해라”라고 날선 지적을 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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