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구의회 상임위원 구성 두고 ‘민주당 아전인수’ 갈등

[코리아프레스 = 박귀성 기자] 양천구의회가 ‘난타전 동물의회’로 구민들에게 원성을 사고 있는 가운데, 양천구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과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간 ‘소송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양천구의회는 그동안 파행의 불씨가 됐던 ‘근로자복지센터 설치 운영 조례안, 사회적경제 활성화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동물의회 후유증’으로 자유한국당이 불참한 가운데 지난달 21일 본회의를 통해 단독 처리했다.

이로써 양천구는 여야가 치열한 몸싸움 끝에 반쪽짜리 의회로 전락하여, 또 다른 파국의 단초를 초래했다. 이날 양천구의회 본회의에서 민주당은 그동안 파행의 불씨가 됐던 ‘근로자복지센터 설치 운영 조례안, 사회적경제 활성화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자유한국당이 불참한 가운데 9월 21일 본회의를 통해 단독 처리했다.

이얍! 퍽! 양천구의회 본회의장에서 지난 7월 27일 본회의 난투극 장면이 담긴 공식 CCTV 동영상을 본지가 단독 입수했다. 더불어민주당 신상균 의장이 자유한국당 나상희 의원을 가격하는 장면이 2분 56초쯤 등장한 화면을 갈무리했다.
이얍! 퍽! 양천구의회 본회의장에서 지난 7월 27일 본회의 난투극 장면이 담긴 공식 CCTV 동영상을 본지가 단독 입수했다. 더불어민주당 신상균 의장이 자유한국당 나상희 의원을 가격하는 장면이 2분 56초쯤 등장한 화면을 갈무리했다.

지난 6.13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을 거두며 전국의 모든 기초의회에서 다수의 의석수를 차지, 제1당으로서 입지를 다졌다. 양천구의회도 예외는 아니어서 더불어민주당이 10석을 자유한국당이 8석을 차지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 의정 동력을 확보하게 됐지만, 결국 제8대 구의회 시작부터 ‘동물 의회’가 되고 말았다.

양천구의회 ‘동물 의회’ 피해자를 자처한 자유한국당 소속 오진환 부의장과 나상희 의원은 지난 2일 본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신상균 양천구의회 의장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에 대해 “다수당으로써, 또한 국회의장으로써 ‘협치’라는 민주주의 대명제는 찾아볼 수 없는 리더십”이라면서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제7기 의회때부터 밀린 안건들을 모두 모아서 한꺼번에 밀어붙이다 보니 이런 사달이 벌어졌다”고 개탄했다.

6.13지방선거로 출범한 제8기 양천구의회는 원 구성부터 난항을 겪었다. 일반적으로 벌어지는 구의회 다툼과는 달리 의장과 상임위원장 자리를 다투는 갈등이 아닌 행정재경위원회 배속 위원수로 여야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던 거다. 더불어민주당은 행정재경위 배속위원 수 (민)5: (자)3이 관철되면 자유한국당에게 복지건설위원장을 맡기겠다고 주장했고, 자유한국당은 이 구도는 구 예산과 주요 사업을 결정짓는 행정재경위를 포기하라는 뜻으로 절대 용납 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맞섰다. 이 과정에서 신상균 의장이 김수영 양천구청장 입김을 받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양천구의회 여야는 이러한 지리멸렬한 숫자 싸움으로 15일을 허비했다. 우여곡절 끝에 7월 16일 행정재경위 배속위원을 민주당 4명의 위원과 자유한국당 4명 위원으로 극적인 합의를 이룬 후 의장단을 선출하면서 갈등은 어느 정도 봉합되는 듯 했지만, 다음날인 17일 민주당은 행정재경위 배속위원을 민주당 5명, 자유한국당 4명으로 정비하는 것을 골자로 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순희 의원 대표발의 및 6명 의원들을 찬성자로 ‘서울특별시 양천구의회 위원회 조례 일부 개정조례안’을 입법예고하면서 사태는 험악하게 돌변했다.

이에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7월 23일 오전 성명서를 발표하고 더불어민주당의 의회장악 행태를 강도 높게 비판하고, 강력한 투쟁을 통해 시정 조치를 촉구하면서 결기를 다졌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여야 간 긴 진통 끝에 원 구성을 마무리한 지 채 하루가 지나지 않았다. 인간적 배신을 넘어 50만 구민을 우롱하는 처사”라면서 “더불어민주당의 이번 행태는 의회의 존재 이유인 집행부 견제와 감시 기능을 포기하고 (김수영 구청장의) 거수기 역할만 하겠다는 의미”라며 “스스로 의원 자격을 포기하고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태도는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분기탱천했다.

7월 24일 민주당은 또 다시 행정재경위 여야 4명씩 8명→11명 이내, 복지건설위 9명→11명 이내를 골자로 한 ‘서울특별시 양천구의회 위원회 조례 일부 개정조례안’을 발의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이 조례를 막기 위해 의회 1층 로비에서 수 일째 천막농성에 돌입했고 이 과정에서 구의회 행정 사무를 맡고 있는 담당자들의 ‘기울어진 운동장 행정’이 발생하기도 했다. 밀어붙이기식 다수당 횡포에 소수당으로선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인 거다.

사건은 7월 27일 오전 10시 개최 된 양천구의회 제264회 임시회 2차 본회의 때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더불어민주당 단독 조례안 통과를 막기 위해 의장석을 점거 하는 등 물리적 행동을 강행했다. 이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은 몸싸움을 벌였고 의회는 아수라장이 됐다. 신상균 의장은 출입 기자들의 취재를 불허했고 몇몇 의원들의 본회의장 진입도 막았다. 방청석엔 언론 기자도 방청구민도 전혀 없이 깜깜이로 진행이 됐다는 거다. 심한 몸싸움 과정에서 양당 의원들 가운데 자유한국당 나상희 의원은 신상균 의장에게 왼손으로 가격을 당해 부상을 입었고, 오진환 부의장은 늑골에 금이 가는 부상을 입어 구급차에 실려 가는 참극이 벌어졌다.

나상희 의원과 오진환 부의장은 “신상균 의장이 ‘본회의장 CCTV를 내주지 말라’고 해서, CCTV를 어렵게 구했다. 법적 행정적 절차를 밟아 보름만에 관련 동영상이 담긴 CCTV 파일을 구할 수 있었다”면서 본지 기자에게 CCTV 동영상 2개의 파일을 제공했다. 해당 양천구의회 본회의장에서 벌어진 당시 상황이 CCTV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신상균 의장의 리더십을 성토하면서 지역구 내에서 있었던 과거 개인적 처신도 문제를 삼았다. 양천구의회 의장으로써 부적절한 ‘함량 미달’의 의장이라는 거다. 특히 이들 의원들은 “지금까지 벌어진 사태에 대해 가장 책임이 큰 의장이 진정성 있는 사과 한마디가 없다. 지금이라도 공식석상이나 언론에 진정정 있는 사과를 한다면 다시 ‘협치’ 정신을 되살려 볼 수 있겠지만 현재의 상황으로 봐서는 정상적인 의회가 진행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동영상 속에는 여야가 치열한 물리적 몸싸움을 벌이는 가운데 신상균 의장이 나상희 의원의 오른쪽 뺨을 가격하거나 테이블에 올라서면서까지 의사봉이 아닌 손바닥을 내리치며 결국 이 행정재경위 8명에서 11명으로 조정하고, 복지건설위 9명에서 11명으로 조정하는 조례안을 통과시키는 장면이 담겼다.

이와 관련 양천구의회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폭행, 상해, 공무집행방해 등으로 남부지방검찰청에 쌍방을 고소하면서 진흙탕 싸움의 수위를 높여갔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상해 진단서 발급과 고소는 우리가 먼저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번 사태를 진흙탕 싸움으로 몰고가기 위해 뒤늦게 맞고소 한 것인데, 진단서 발급 날짜가 우리가 빠른데, 이런 사실을 증명할 결정적인 증거”라고 주장했다.

반면, 본지 기자가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3일 오후 신상균 의장과 통화한 결과 신상균 의장은 펄펄 뛰면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앞 뒤 모두 자른 동영상을 제공한 것 같다. 양천구의회 CCTV 동영상은 전체 길이가 110분가량으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본인들 유리한 부분을 악의적으로 편집했을 것”이라면서 본지 기자에게 CCTV 원본이라고 주장하는 동영상을 제공했다. 신상균 의장이 제공한 CCTV역시 본회의장 ‘난투 장면’ 당시 상황에 대해선 별반 차이가 없고, 단지 상임위 상황이 담긴 동영상이 추가돼 있다.

이에 대해 나상희 의원은 “주먹으로 얼굴을 맞아 퉁퉁 붓고 멍이 들어서 10여일간은 지역 행사나 민생 시찰을 하지 못했다. 여성의원에게 이렇게까지 할 수 있는 신상균 의장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당시 상황에 대해 분개한 마음을 토로했다.

오진환 부의장 또한 “그날 물리적으로 서로 당기고 끌어대는 과정에서 부상을 입고 119구급대에 실려 갔다. 하지만, 신상균 의장과 더불어민주당은 자기들이 묵혀놓은 각종 안건들을 일괄처리하기에 급급했지, 내가 구급대에 실려간 것은 안중에도 없었다”고 성토했다.

나상희 의원은 이어 “심지어, 지역 주민들 사이에 신상균 의장이 ‘UDT 특전사 출신인 내가 때리고자 마음먹고 때렸다면 (나상희 의원) 얼굴이 부서졌을 것’이라고 말하고 다닌다는 소리가 있다. 정상적인 사고가 아닌 ‘함량 미달’의 의장이 아닐 수 없다”고 신상균 의장의 행위를 개탄했다.

이들 자유한국당 소속 피해 의원들은 또한 신상균에게 폭행을 당한 이후 육체뿐만 아니라 정신적 충격도 적지 않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신상균 의장과 더불어민주당은 이에 대해 양천구민들에게 백배 사죄하고 피해 본인들에게 사과하고 반성해도 모자랄 판에 오히려 본인들이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적반하장 식으로 맞고소로 대응하고 나온데 대해 더욱 분노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소속 신상균 의장은 자신과 관련된 의혹 제기에 대해선 “의정활동과 관계 없는 개인적 사생활을 들춰내는데 이것은 매우 유감”이라는 입장이다. 신상균 의장은 이에 더 나아가 “고소 취하 등 조건부 사과”를 묻는 본지 기자의 질문에는 “먼저 양천구의회 의장으로서 이러한 사태가 발생한 점에 대해 깊이 사죄드린다”면서 “조건부 사과에 대해선 진정어린 사과를 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여야 상호 협치를 위해 무엇보다 의장이 먼저 나서야 한다는 부연 설명도 곁들였다.

신상균 의장은 또한 “나상희 의원과 오진환 부의장의 부상에 대해선 유감이지만, 우리 더불어민주당즉도 손가락이 꺾이는 등 부상자가 있었다. 그리고 상임위에서 자유한국당이 보인 행태를 보면 결코 이번 사태가 더불어민주당 책임만이라고 볼 수 없다. 때문에 이를 법적으로 판단 받기 위해 맞고소한 것이고, 박용진 의원 발언에 대해선 지방의원들 10여명이 서울시당에 강력하게 항의한 적 있다”라고 항변했다.

한편, 민주당의 박용진 국회의원은 지난 8월 29일 한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서 더불어민주당 양천구의원들의 행태에 대해 강하게 비판을 했다. 박용진 의원은 이에 대해 “다수당이라고 해서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라고 의회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의원 숫자가 근소하게 차이가 나기 때문에 당연히 협의하고 합의하고 가야 된다. 어떻게 두석이 더 많다고 일방적으로 끌고 가느냐? 의회 시작한지 두 달도 안 되었는데 무슨 충분한 논의가 있었겠느냐? 더불어민주당 욕 먹이는 것이다. 정말 힘들다”고 날선 지적을 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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