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학섭 “민족 자주평화통일 가로막는 미국 제국주의”

[코리아프레스 = 박귀성 기자] 제5회 평화협정 기원제 및 반제자주통일열사 추모제가 시민사회단체 ‘평화협정운동본부’ 주최로 30여명의 관련 인사들이 함께한 가운데 지난 26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답곡리 소재 인민군 제1묘역에서 열렸다. 이날 기원제를 준비한 주최측은 제네바 협정 준수를 위해 우리 정부가 지난 1996년 7월 2일 6,25전쟁 이후 전국에 흩어져 있던 인민군 유해를 북한 땅과 가까운 이곳으로 옮겨 놓은 이곳 인민군 제1묘역을 찾아 6.25당시부터 지금까지 고귀한 생명을 희생한 인민군들의 영혼을 달래고 민족의 자주평화통일을 기원했다.

이날 추모제에 참석한 43년간 옥살이를 했던 미전향장기수 민족자주평화통일운동가 안학섭 선생은 인민군 묘역에 만들어진 비석을 하나 하나 읽어보면서 본지 기자를 향해 안학섭 선생이 직접 참전했던 어렴풋해지고 있는 65년전 기억을 더듬는 듯 굳어진 표정으로 “기자 선생, 이 무명인이라고 쓰여있는 비석은 아마 정찰부대 소속 병사였을 거요”라면서 “6.25 전쟁 당시 정찰대원들은 본인의 신분을 알아 볼 수 없도록 계급장이나 신분증 등 몸에 지닌 모든 인식 가능한 자료를 부대에 반납하고 정찰 임무를 했기에 이렇게 ‘무명인’이라고 비석을 썼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5회 평화협정 기원제 및 반제자주통일열사 추모제가 26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답곡리 소재 인민군 제1묘역에서 열렸다. 이날 추모행사가 시작되기 전 행사장에 도착한 자주평화통일운동가 안학섭 선생이 인민군 묘비석을 하나하나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다.
제5회 평화협정 기원제 및 반제자주통일열사 추모제가 26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답곡리 소재 인민군 제1묘역에서 열렸다. 이날 추모행사가 시작되기 전 행사장에 도착한 자주평화통일운동가 안학섭 선생이 인민군 묘비석을 하나하나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다.

안학섭 선생은 이날 추모사에서도 “과거에도 이곳에 합법적으로 올 수 없었기 때문에 몰래 이곳에 왔다 갔지만 이제는 합법적으로 올 수 있는 세상이 됐다”고 했다. 안학섭 선생은 그러면서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우리 반제 자유통일을 위해 몸을 바친 선열들에게 이런 자리를 마련해주신 동지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추모사를 시작했다.

안학섭 선생은 이어 작금의 요동치는 대북 관계, 북미 관계 등을 염두에 두고 “정세는 잠깐 멈출 수는 있지만, 후퇴는 하지 않는 것, 앞으로도 계속 발전해갈 것이다. 우리나라를 갈라놓고 동족상잔으로 죽음을 부른 미제도 이제 얼마 않있으면 어쩔 수 없이 물러가게 될 것”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도 전쟁의 먹구름이 걷히고 우리민족끼리 편안하게 평화롭게 살 수 있을 날도 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머지않아 조국은 통일될 것”고 말했다.

안학섭 선생은 ‘지금 이곳 인민군 묘지에 누워 있는 영령들이 선생님과 피를 나눈 동지들이 아닌가? 오늘 추모제를 지내고 어떤 소감이신가?’라는 본지 기자의 질문을 받고 “그렇다. 마음이 몹시 착찹하고, 아직 미제가 그대로 점령하고 있다. 남북이 정상은 만났지만, 아직 속시원한 현실적으로 나타난 것은 없다. 오히려 미제는 공화국(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게 비핵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안학섭 선생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은 위원장께서 많은 것을 양보했다. 비핵화를 위해 우선 핵실험장을 파괴했고, 미사일 발사대를 파괴했다. 이렇게 양보하고 있는데, 미국놈들은 이걸 약점으로 보는지, 약해서 응해오는 것으로 보는지 모르겠는데, 아직도 점령군 행세를 하면서 하나도... (공화국에 해주는 것이 없다), 가는 게 있으면 오는 게 있어야 협상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안학섭 선생은 이에 더 나아가 “김정은 위원장이 그토록 양보했으면 미제도 어느 정도 주는 게 있어야 하는데, 현시적으로 미제가 나타나게 한 게 하나도 없다”면서 “다만, (한미합동훈련 등) 훈련안한 거.. 그건 자기들 기름 아끼느라(비용 아끼느라)고 안한 것이지 공화국에 양보한 게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안학섭 선생은 이에 더 나아가 “지금 주장하고 있는 (6.25전쟁이)이 남한과 북한의 전쟁이었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묻자 “말씀도중에 죄송하지만 말이 모순된다. 미제들이 일으킨 전쟁이었고 자기들(미국)이 소위 이곳 (민통선)이 ‘수복지구’라고 하는 것은 지금 (대한민국은) 행정권은 있어도 국토 소유권이 없다. 그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미국X들이 북한에서 빼앗었기 때문에 자기땅이라고 하는 거다. 이건 뭘 말하는가? 자기들이 점령군이라는 거 아닌가? 이땅의 전쟁을 할 수 있는 권한은 미국에게 있었고, 당시 전쟁은 남북전쟁이 아니라 조미전쟁이라고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안학섭 선생은 나아가 “즉, 우리 민족과 미국과의 전쟁이었다. 때문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선 ‘조미 민족해방전쟁’이라고 주장하는 거다. 이게 맞는 거다. 다만, 아직 미제와의 전쟁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조미회담이 필요한 것”이라면서 “하지만 그게 벽이 너무 두터우니까 우선적으로 우리민족끼리라도 우리 문제를 해결하자 우리민족이 단결하면 미국X들이 아무리 XX해도 물러가지 않을 수 없다”고 격앙된 목소리로 대화했다.

안학섭 선생은 이에 대해 “이게 그렇다면 연역법이냐 귀납법이냐의 차이는 있겠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남북 정상회담을 진행하고 있는 현실은) 민족이 단결해서 미국X들을 쫓아내자는 한 방법이다. 저는 그렇게 본다”라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평양 정상회담과, 문재인 대통령 미국 방문에 대해서’라는 질문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에 좀 당당해야 한다”라고 대답했다.

안학섭 선생은 다시 “(평양 정상회담은) 문재인 대통령이 참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민족적 양심을 가지고 배짱을 내야 한다. 자기가 촛불대통령이라고 자타가 공인하듯이 (김정은 위원장이 약속한 것) 그것을 믿고 미국X에게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라고 평가했다.

안학섭 선생은 이어 “미국X에게 보고할 필요가 뭐가 있나? 우리나라 우리형제간의 문제인데, 왜 미국X에게 보고하느냐?”고 반문하면서 “우리 민족 문제는 우리 당사자들이 풀어가면 된다. 그 다음 단계로 조미정상회담으로 가면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화국 인민들의 힘을 믿고 당당하게 미국X에게 ‘너희들 간섭하지마라!’라고 해야 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안학섭 선생은 이에 덧붙여 “남북 철도 연결 관련 조사를 진행하려고 할 때 미국이 반대를 했지 않는가? 이것도 당당했어야 한다. ‘이것도 우리땅이다! 너희 나가라’라고 했어야 했다”면서 “평양선언까지는 문재인 대통령이 잘하고 있었지만, 그 후속조치에 대해서 지금까지는 배짱있게 나가야 한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아쉬운 마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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