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의 존재감 ‘3차 남북 정상회담’서 유감없이 발휘

[코리아프레스 = 박귀성 기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여정이 화제다. 3차 남북 정상회담차 북한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탑승한 대한민국 공군 1호기가 평양 순안공항에 착륙하기 직전, 바삐 공항 곳곳을 둘러 본 사람이 바로 김여정 부부장이었다. 카메라에 잡힌 김여정은 가장 먼저 평양 순안공항에 환영인파 앞에서 모습을 드러냈고, 이어 남북 정상들의 사열과 열병 분열 등에 군악을 연주하기 위해 도열한 군악대에게 다가가 현장 지휘관과 이야기를 나누며 진행상황을 점검했다.

공군 1호기에서 내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리설주 여사를 만나 짧게 인사말을 주고 받은 다음 소년과 소녀 화동이 건네주는 환영의 꽃다발을 받아든 다음 곧바로 김여정과 인사를 나눴다. 김여정에게 소외감이 느껴지지 않는 장면이다. 특히 김여정 부부장은 인민군 사열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단상 위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자 재빨리 방향도 안내한다. 김여정은 올초 특사로 내려와 문재인 대통령에게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고 평창 올림픽에서 남북 단일팀 구성 무드와 남쪽의 생각을 김정은 위원장에게 전달한 가교 역할로 우리에게 친숙한 인물이다.

대한민국 문재인 대통령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8일 오전 평양 순안공항에서 만나 북측 지도부와 인사하기 위해 걷고 있다. 이때 김여정이 맞은편에서 미소를 머금고 두 정상을 맞이하고 있다. 사진 = 평양 남북정상회담 풀 기자단
대한민국 문재인 대통령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8일 오전 평양 순안공항에서 만나 북측 지도부와 인사하기 위해 걷고 있다. 이때 김여정이 맞은편에서 미소를 머금고 두 정상을 맞이하고 있다. 사진 = 평양 남북정상회담 풀 기자단

김여정은 남북 정상이 만난 18일 오전부터 오후까지 종횡무진 활약을 보였다. 두 정상이 무개차로 갈아타는 곳에선 수시로 휴대전화를 보며 일정을 체크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꽃다발을 받을 때마다 자신이 나서 챙겨준다. 문재인 대통령을 동행취재한 방북 취재진에 의하면 김여정 부부장이 문재인 대통령 동선 따라 미리 점검과 안내를 맡았다는 거다.

김여정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이다. 공식 직함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다. 김여정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의 의전을 직접 진두지휘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검정 투피스 차림의 김여정이 평양 순안공항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도착하기 30여 분 전인 이날 오전 9시 반경이다. 그때부터 이미 의장대와 경호원들에게 상세한 지시를 내리는 모습이 취재진의 카메라에 잡혔다. 정상회담 첫날 문재인 대통령 내외 영접에는 김여정 부부장뿐만 아니라 김영남 상임위원장, 군 서열 1위인 김수길 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당 부위원장 등 북한 당·정·군 수뇌부가 총출동했다.

김여정은 사열대에 오른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의 예정된 자리를 찾느라 다른 방향으로 서며 머뭇거리자 갑자기 뛰어올라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공손하게 자리를 잡아주는 모습도 보였다. 이어 김여정은 평양 여명거리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이 받은 꽃다발을 직접 건네받았고,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에도 문재인 대통령보다 앞서 도착했다. 김여정은 오후 정상회담에도 배석했다. 이 같은 김여정의 모습에 대해 “김정은의 최측근 실력자로서의 존재감을 대내외에 과시했다”는 평가를 받기에 손색이 없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은 18일 남북 정상회담 현장을 종횡무진 오가며 바쁘게 움직였다. 김정은 근접 수행을 비롯해 행사 상황 점검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의전까지 꼼꼼히 챙겼다. 가장 먼저 김여정은 이날 순안공항 환영 행사 시작 1시간 30분 전인 오전 8시 30분쯤 현장에 모습이 보였고, 문 대통령 도착 30여 분 전부터는 분주하게 행사장을 오갔다. 그는 검은색 정장 차림에 손에 핸드백과 스마트폰을 든 채 레드카펫을 성큼성큼 걸으며 군인들 도열(堵列)과 환영 인파 대기 모습부터 챙겼다. 이어 김정은·리설주 내외가 등장하자 4~5m 정도 앞서 오른쪽으로 걸으며 안내했다.

이후 평양 시내 퍼레이드, 백화원 영빈관 등 문재인 대통령의 동선에 미리 도착해 의전 상황을 점검했다. 특히 김여정은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주민들에게 받은 꽃다발을 번번이 직접 건네받기까지 했다. 이후 김여정은 노동당 본부 청사에서 열린 정상회담에도 두 정상이 각각 2인을 배석시키는 자리에도 함께 했다. 사실상 김정은 위원장의 최측근이자 1선 수행비서 역할까지 모두 하고 있는 거다.

김여정은 앞선 두 차례의 정상회담 때보다 다소 수척해진 모습이라는 게 현지 취재진의 설명이다. 임신설이 나돌던 김여정은 이달 초 방북한 대북특사단의 김정은 면담 때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당시 청와대는 김여정이 배석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전해들은 얘기는 있지만 굳이 공개할 성격의 것은 아니다”라고만 전했다.

이처럼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중계 카메라에 계속 모습이 포착될 정도로 바쁘게 움직였다. 특히 스마트폰을 들고 일정을 수시로 확인하고 공항과 백화원 영빈관 등 현장 곳곳을 직접 점검하는 모습이 계속적으로 카메라에 노출되면서 화제가 됐다.

김여정은 백화원 영빈관에도 먼저 도착해 현장 직원들과 마무리 점검도 했다. 이런 와중에도 카메라가 자신을 비추자 쑥스러운 표정을 짓기도 한다. 이처럼 두 정상 내외가 가는 현장 곳곳을 종횡무진 누비며 그림자 수행을 한 김여정 부부장의 모습은 “대체 김여정이 맡고 있는 직책과 역할이 뭐냐?”는 궁금증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또한 김정숙 여사는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김여정에게 직접 감사의 뜻을 밝혔다. 이날 탁현민 청와대 선임행정관의 모습도 행사장 인근에서 포착됐다. 그는 지난 16일 오후 선발대로 평양에 도착해 행사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 탁현민 선임 행정관은 이날 평양 대극장에서 열린 삼지연 관현악단 공연을 준비한 현송월 단장과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남북 정상회담 당시 현송월은 “(가을 회담 때) 깜짝쇼를 준비할 것”이라고 했고, 환송 만찬 등에서 탁 행정관과 다정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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