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남북정상회담 놓고 국회 여야 ‘각기 다른 목소리’

[코리아프레스 = 박귀성 기자] 오는 18일 평양에서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 예정된 가운데 16일엔 선발대 단장인 서호 청와대 통일정책비서관을 비롯해 권혁기 청와대 춘추관장과 보도·의전·경호·생중계 기술 관계자들, 취재진 등 93명이 차량 19대에 나눠 타고 육로를 통해 군사분계선을 넘어 방북길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평양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한반도 평화의 진일보를 이룩할 제3차 남북정상회담. 역사는 함께한 이들을 기억할 것이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역사적인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한반도 평화를 여는 길을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응원하고 있다”면서 “이런 와중 일부 야당은 이번 회담이 깜깜이 정상회담이라며 국민정서와 정반대되는 비난에만 몰두하고 있다. 역사의 현장에 함께하자는 제안을 외면한 정당이 할 말은 아니다”라고 자유한국당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이 16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논평을 내고 평양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기대감을 표명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이 16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논평을 내고 평양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기대감을 표명하고 있다.

이재정 대변인은 이어 “국민의 염원이 함께하는 이번 정상회담이야 말로, 남북분단의 아픔을 떨쳐내고 평화와 번영의 힘찬 새 역사를 열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더불어민주당은 국민과 손잡고 분단의 아픔을 넘어 새로운 평화정착을 통한 민생안정, 경제 번영을 위해 쉬지 않고 노력할 것이다. 역사는 오늘의 노력을, 평화의 기적을 반드시 기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의 입장을 달랐다. 자유한국당 송희경 원내대변인도 이날 “제3차 남북정상회담 드라마 연출보다 중요한 것은 실질적 북한 비핵화조치다”라는 제목으로 논평을 내고 “모레부터 열릴 남북정상회담의 준비를 위해 우리 측 선발대가 오늘(16일) 새벽 평양으로 출발했고, 문재인 대통령과 평양을 찾을 방북명단이 발표되었다”고 사실관계를 전제했다.

송희경 대변인은 이어 “선발대의 임무가 현장답사와 동선 점검, 통신선 구축, 상황실과 프레스센터 설치 등으로 알려졌지만, 연출의 달인 탁현민 행정관 등이 포함되고 사상최초로 남북정상회담 생방송을 위한 방송장비가 함께 동반한 것을 보면 선발대의 숨겨진 진짜 임무는 평양에서의 감동의 드라마 연출에 주력하는 게 아닐까 국민들은 의심할 수밖에 없다”면서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오전 서면 브리핑을 통해 ‘평양에서 또 어떤 드라마가 연출될지 기대가 크다’고 강조하며 이러한 의도를 확인해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송희경 대변인은 이에 더 나아가 “또한 오늘 발표된 평양 방북 명단에는 우려했던 대로 4대 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포함되어있다”면서 “지금 국제적으로 강력한 대북제재가 지속되고 있고, 미국은 북한과 거래하는 기업들에 대해 국제시장에서 퇴출시키는 등 강력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희경 대변인은 또한 “기업에서 북한시장의 불확실성이 크고, 국제적으로는 제재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정치논리에 이용되어 대북 투자를 강요받는다면 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면서 “국내경제가 IMF이후 최악의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렇게 많은 각료와 경제수행단 동행이 과연 적합한지, 또 억지강요에 의한 것은 아닌지 국민들은 의아해하고 있다”고 따끔한 일침을 가했다.

송희경 대변인은 다시 “부동산 폭등, 청년실업 급증, 중소기업 줄도산 등 문재인 정부 들어 우리 경제의 현실은 암울하기 그지없다. 이를 잠시나마 가리기 위해 이틀 뒤 평양에서 펼쳐질 깜깜이 남북정상회담을 한편의 드라마로 각색하고 감동있게 연출해 국민들의 눈과 귀를 호도하려 한다면 문재인 정부는 역사의 준엄한 심판과 함께 냉혹한 국민의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면서 “자유한국당은 이번 제3차 남북정상회담의 진짜 임무가 첫째도 둘째도 북한 비핵화의 실천을 확답 받는 정상회담이 되어야 하고 그 어떤 드라마 연출은 국민을 더 슬프게 하는 것임을 거듭 밝힌다”라고 날선 지적을 가했다.

바른미래당 김수민 원내대변인도 이날 “‘비핵화’, ‘종전’의 실무 협상의 그림이 보이질 않는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유엔 대북제재 국면하, ‘비핵화’ 주도 실질적 성과 중요”와 “한반도 평화정착의 중요한 전환점, 성공적 개최 희망”이라는 소제목으로 논평을 내고 평양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따끔한 충고를 가했다.

김수민 대변인은 이어 “평양에서 열릴 제3차 남북정상회담은 ‘비핵화 논의’가 진척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그 어느 때보다 정상간의 실무협상이 중요한 시기다. 오늘 청와대가 발표한 방문단 명단에는 이재용, 최태원, 구광모 등 주요 대기업 인사들을 비롯해 체육계, 문화계 인사까지 포함됐다”면서 “‘종전 협정부터 먼저’를 주장하는 북한의 입장이나,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비핵화 논의와 실천 먼저’를 주장하는 미국의 입장을 고려해 볼 때, 적절치 않다. 이번 방북단은 남북 간 경제, 문화교류 협상단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김수민 대변인은 그러면서 “유엔과 미국은 대북 제재 국면에 있다. 분명 우리 기업들이 당장 대북사업을 할 수 있는 여건도 아니다. 국제사회가 아직도 경계의 빗장을 풀지 않았는데, 청와대의 요청으로 우리 기업이 부담을 안게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면서 “우리 기업이 국제사회의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점과 방북을 계기로 뭔가 남북경협의 선물 보따리를 풀어야 한다는 의무감을 지울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김수민 대변인은 이날 논평 말미엔 “정부의 신중치 못한 선택이다. 잔칫상을 예쁘게 꾸미는 것보다 북한과의 구체적인 비핵화 논의와 한반도 평화정착의 로드맵을 만들어 가는 실질적인 협상과 성과가 더 중요하다”면서 “바른미래당은 정부가 북한 비핵화를 확실히 하고, 이를 앞당기는 성공적인 평양 남북정상회담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해, 평양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결과를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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