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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복지공단, 독신 여성 노동자 “길거리로 내몰아”근로복지공단 재개발 사업 “아무런 이주 대책도 없다”
박귀성 기자  |  skanskdl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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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9.03  11: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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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프레스 = 박귀성 기자] 근로복지공단이 독신 여성들이 거주하는 근로자아파트 재개발 사업을 강행하면서 수천명의 독신 여성 노동자들을 아무런 이주 대책이 없이 길거리로 내몰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인천광역시 부평구 원적산 밑 산곡동 소재 약 30년된 5층 아파트 6개동은 근로복지공단이 인천지역 독신 여성근로자들을 위한 주거공간으로 운영하고 있는 ‘인천직장여성아파트’였지만, 근로복지공단의 일방적인 명도소송으로 입주 여성 모두가 강제로 쫓겨날 판이다.

해당 여성근로자아파트는 지난 1988년에 지어졌고 1989년 7월 29일 첫 입주자가 들어온 이래 28년간 미혼 독신 여성 근로자들의 아늑한 보금자리였다. 이 독신미혼 여성근로자들의 전용 주거공간인 ‘인천직장여성아파트’는 우리나라 산업화 시대의 산물로 전국에 6개 지역에서 운영되고 있다.

   
▲ 인천광역시 산곡동 소재 취약 노동 계층인 근로복지공단 보유 인천독신여성근로아파트 입주자들이 모두 강제로 길거리로 내몰릴 위기에 처해있다.

본지 기자가 지난달 말부터 9월초까지 만난 다수의 쫓겨날 위기의 미혼 독신 여성 노동자들은 해당 아파트가 아직은 멀쩡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은 그러면서 “멀쩡한 아파트를 재건축하겠다는데, 우리가 알기로는 아파트에 대해 구조안전진단초차 실시하지 않았으며, 재건축 사업이 근로복지공단의 치적 쌓기가 될지는 모르지만, 우리 입주자들은 아무 소리도 못하고 보금자리를 잃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근로복지공단이 운영하는 ‘인천여성직장아파트’는 의지할 곳도 사람도 없는 독신 여성 노동자들에게 이들 여성 노동자들의 노동 수입에 비해 턱없이 비싼 도시의 주택임대료를 해결해 주는 아늑한 보금자리였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에서 이들을 쫓아내면서 당연히 거쳐야할 입주민 공청회나 설명회 등 민주적인 절차나 이주대책은 전혀 없었다는 게 이들 독신 여성 노동자들의 주장이다.

2일 오후 본지 기자가 만난 인천직장여성아파트 입주자 A모씨에 따르면 인천직장여성아파트는 200세대 규모로, 13평형의 아파트에는 2명씩 살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한집에 화장실과 주방을 함께 사용하는 두집 살림을 하다보니 값비싼 월세를 해결할 능력이 없이 마지못해 입주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는 319여명의 여성입주자들이 살고 있다. 아파트는 큰방, 작은방, 거실겸 부엌, 화장실로 꾸며져 있다. 이곳 아파트의 보증금과 월세는 주변시세의 절반 이하다. 아파트 입주 기간은 최초 2년이고 한 번에 한해 2년 더 연장이 가능하다. 현재 이곳에 거주하고 있는 독신 여성 노동자들의 직업은 다양해서, 식당이나 상점 시간제 점원이나 보육교사, 간호조무사, 일반사무직, 생산직 등 다양한 독신 여성들이 살고 있다.

이들 미혼 독신 여성들 입주자에게 날벼락이 떨어졌다. 미혼독신 여성근로자들의 주거공간인 인천여성직장아파트도 재개발의 바람을 타면서 2018년 9월 이후 재개발에 들어가게 됐다. 근로복지공단은 해당 사업을 진행하기 앞서서 입주 여성들을 상대로 법원에 건물명도소송을 진행했는데, 이는 곧 법으로 입주자들을 한꺼번에 몰아내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물론 이렇다할 이주대책이나 재건축 이후 재입주 기회 부여 등 향후 계획은 없다.

이 독신 여성근로자아파트는 재개발을 맡은 한국토지주택공사가 행복주택으로 건립하게 된다. 아파트 입주자 L모씨는 지난달 24일 부평구 산곡동 소재 모처에서 본지 기자와 만나 ‘쫓겨나는 입주자 신세’를 한탄하며 “근로복지공단이 아무런 이주 대책도 세워주지 않고, 무조건 아파트에서 나가야 한다고 했다”면서 “입주자 대부분이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풍족하지도 못하고, 심지어 월세방도 구하지 못할 사정인데 어디로 가라는 것인지, 막막하기만 하다”고 근로복지공단의 재개발 사업에 대해 개탄했다.

2일 본지 기자와 만난 아파트 입주자 A모씨는 “근로복지공단의 위탁을 받아 아파트를 관리하고 있는 관리사무소가 입주자들에게 ‘나가라’면서 입주자들을 겁박했다”면서 “입주자 중에는 자동차 뺑소니 사고를 당해 몸이 반신불수가 되고 인지능력도 현저히 떨어진 입주자가 있는데 그에게서 전출 확약서를 반강제적으로 받아냈다. 그리고 전기와 수도를 일방적으로 끊었다”고 근로복지공단에 의해 쫓겨나는 입주자의 비참한 실상을 폭로했다.

나이가 40세 초반인 독신 여성 노동자 A씨는 이어 “뺑소니 사고 피해로 몸이 아파 노동을 못하는 약점을 이용해서 취업을 못해서 이주할 형편이 안되는 뺑소니 사고 피해자에게까지 ‘계약기간도 끝났고 더 이상 취업을 할 수 없는 조건이라 확약서대로 나가라’며 단전 단수를 일방적으로 해서 내쫓았는데, 이는 명백한 위법행위다. 지체장애인처럼 정상이 아닌 듯 보일 정도의 상해였다. 여름에도 춥다면서 이불을 덮고 자야할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A씨는 이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내용증명을 울산 근로복지공단에 보냈다. ‘어떤 근거에 의해서 같은 입주자 K모씨가 아파트에서 쫓겨나야 하는지 답변을 해달라’라고. 그녀는 나갈 형편이 안돼 친동생이나 지인들에게 자기가 쓰던 냉장고와 가전제품 등 이것저것을 팔아서 이사 비용을 삼았다. 그녀는 끝내 서울 원효로 소재 고시원에서 생활하고 있는데, 50세가 다된 여성이라 마땅한 아르바이트 자리도 없다고 호소하고 있다”고 쫓겨난 입주자 동료의 절망적인 사정을 소개했다.

A씨는 그러면서 “관리사무실에서 내게도 이주확약서를 쓰라고 했지만 나는 안 썼다. 이주대책은 인천 지역의 직장을 갖고 있는 사람만 입주할 수 있는 조건이었기에 몸이 아프거나 직장이나 소득이 불안정한 사람은 계속 거주할 꿈도 꿀 수 없었다”면서 “입주자 중에는 아는 언니(46세)가 있는데, 역시 쫓겨났다. 피아노 시간강사 일을 하며 월 60만원 정도를 받는다. 기초생활수급자다. 역시 고시원으로 갔는데, 최근에는 월세를 못내서 고시원에서도 쫓겨날 판이라고 하더라”라고 또 다른 피해자를 소개했다.

A모씨가 설명한 바에 따르면 근로복지공단 산하의 아파트가 총 6개 지역에 분포돼 있다 서울 구로구 지역에 200명, 인천 산곡동 지역이 398명, 부천에 198명, 춘천시 소재에 240명, 대구광역시에 198명, 부산광역시에 400명인데 이들 아파트가 모두 재개발 사업에 포함됐다. 이들 미혼 독신 직장 여성 아파트 전체 세대수는 1440세대가 넘는다. 산곡동만 200세대이며 1가구에 2명씩 생활하는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12-13평형으로 일반아파트 구조다. 월세는 각기 다르지만 작은 평수는 5-7만원 사이, 큰평수는 7-10만원 사이다.

A씨는 그러면서 “근로복지공단 보유의 여성근로아파트에서 쫓겨난 입주자 가운데 50세의 J씨는 지적장애가 있지만 장애인 등급을 못 받았다. 아파트 각 층도 구분을 못한다. 노동력이라고는 극히 단순한 ‘미싱 시다’ 정도의 작업만 가능하다. 사장 이름도 기억을 못해서 ‘아저씨’라고만 대답하는 인지장애까지 갖고 있는데, 그녀의 가족들조차도 모두 지적장애를 겪고 있다. 일반적인 대화나 소통이 힘들고, 아직도 시골집에 생활비를 보내주는 가장 역할까지 하고 있다. 대중교통 이용도 못하는 이런 여성을 근로복지 공단이 법적 강제 집행한 비용을 퇴거주민들에게 각각 청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모씨는 그러면서 “근로복지공단 산하 주택관리공단 구로아파트 상담사 이모(60새)씨에게 부탁을 해서 J씨에게 장애 등급을 받게 해주라고 몇 번씩 부탁했지만 노골적으로 인상까지 쓰며 귀찮아하고 싫어하는 모습으로 사회적 약자 J씨를 그대로 방치했다. 상담사 이씨 대답은 ‘알아봐주겠다’는 것뿐이었고 해결된 것은 아무것도 없고, 아무런 일도 하지 않았다”고 근로복지공단 소속의 아파트 상담사에 대해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한편, 이들 미혼 독신 여성근로아파트 입주자들은 “우리 입주자들은 ‘가진 것 없고, 못 배우고, 의지할 곳 없는 사회 취약 계층’이라면서, 노동권이 보장되고 여러 가지 복지가 실현되는 문재인 정부라고 하지만, 우리들과는 아무런 해당 사항이 없는 정치적 구호에 불과할 뿐”이라면서 “이렇게 노동자들을 무시하고 강제하는 정부 행태를 보면서, 촛불혁명으로 달라진 것이라곤 대통령 하나 바뀌었을 뿐, 우리 노동자들에게 바뀐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성토하고 있다.

박귀성 기자 / skanskdl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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