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 검찰 소환에 시민들 ‘맹비난!’

[코리아프레스 = 박귀성 기자] 조양호 회장이 검찰에 출석했다. 조양호 회장이 28일 오전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모습을 나타내자 군중들 사이에선 조양호 일가를 맹렬히 비난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고, 아울러 대한항공 전현직 직원들의 구호도 함께 섞여 나왔다.

조양호 회장이 남부지검에 도착하자 1인용 현수막을 들고 시위에 나선 한 시민은 “무자격 조종사 고용, 조양호를 수속하라!”라 현수막에 글귀와 동일한 구호를 외쳤고, “살인마 조양호를 구속하라!”라며 조양호 회장을 향해 손가락질을 해댔다.

조양호 회장이 포토라인에 서자, 기자들이 “딸과 아내분에 이어서 이렇게 (검찰 포토라인에) 서게 됐다. 국민 여러분들께 한 말씀부탁드린다”고 하자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했고 “상속세는 왜 안냈느냐?”고 묻자 “검찰에 모든 것을 말씀드리겠다”고 답변했다. 조양호 회장은 특히 “횡령과 배임 혐의는 인정하느냐?”는 질문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고 “조현아 변호사비 의혹도 나왔다. 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조양호 회장은 기자에게 허리를 숙이더니 “죄송하다”고 말하고 검찰로 들어가려고 했다.

대한항공으로 대표되는 힌진그룹 조양호 회장이 29일 오전 서울 양천구 소재 남부지방검찰청에 출석해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대한항공으로 대표되는 힌진그룹 조양호 회장이 29일 오전 서울 양천구 소재 남부지방검찰청에 출석해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조양호 회장이 이처럼 움직이려는 모습을 보이자 또 다른 기자가 달려들어 “직원들이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데 회장직 물러날 생각이 없느냐?”고 질문하면서 “퇴진에 대해 한 말씀해주시라”고 다그쳤지만 조양호 회장은 검찰청사 안으로 바삐 걸음을 옮겼다. 이때까지도 한 시민은 계속해서 “살인마 조양호를 구속하라!”라는 고함을 반복해서 질러댔다.

먼저 조양호 회장은 부인 이명희나 큰딸 조현아, 작은딸 조현민과는 혐의를 달리 받고 있다. 수백억대 상속세 탈루와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 있으면서 총수 일가가 갑질 논란 이후 줄줄이 검찰에 소환됐지만 모두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세간에선 ‘유전무죄’ 내지 ‘봐주기 수사가 아니냐’는 등 각종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조양호 회장이 수사기관에 모습을 드러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조양호 회장은 우선 크게 보면 세 가지로 혐의가 요약된다. 지난 2002년도에 상속을 받게 되었는데 재산 자체가 프랑스에 있었고 스위스 계좌에 있었다. 그 당시에 어떠한 연유였는지 상속세 확정이 안 됐고 그래서 상속세를 탈루했다고 해서 서울지방국세청에서 최근 고발이 이루어졌다. 현재 약 500억 원에 대한 상속세 탈루 혐의가 하나 있는 거다.

조양호 회장 관련 두 번째 혐의는 ‘통행세를 챙겼다’는 것인데, 대한항공의 기내품에 관한 납품과 관련돼 대한항공 일가의 일정 회사를 만들어놓고 여기에서 통행세를 3%, 5%까지 수년간 챙겨왔다는 것으로, 이는 회사에 손해를 끼쳤기 때문에 배임의 혐의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조양호 회장은 세 번째는 혐의는 횡령이다. 조양호 회장이 받고 있는 혐의 가운데 가장 무거운 것으로 부동산과 관련된 여러 가지 일을 물어줬다는 혐의와 더불어 회삿돈으로 조현아 부사장의 소송에서 변호사비를 내줬다는 거다. 그래서 회삿돈을 빼서 한 것이기 때문에 횡령 혐의가 적용될 것이라는 거다.

조양호 회장이 조사를 받기 위해서 남부지검에 도착을 했을 때는 이날 9시반경이었다. 조양호 회장은 지난해 9월에도 경찰청에 나와서 조사를 받은 바가 있다. 조양호 회장은 이날 검찰 조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받게 된다.

이렇듯 조양호 회장을 둘러싼 범죄 사실이 여러 가지 있지만, 조양호 회장은 오늘 조사 받으면서 전체적으로 범행을 부인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조양호 회장은 3년 전에도 항공기 구입하는 과정에서 리베이트를 받은 것으로 인해서 그때 1심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이 선고됐지만, 항소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으로 석방이 됐다.

조양호 회장은 이후에도 지난 2017년 회삿돈으로 자택의 리모델링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몇 십억 정도의 횡령을 했다고 해서 구속영장까지 청구됐지만 석연치 않게 기각이 됐다. 이렇듯 국내 굴지의 재벌임에도 불구하고 각종 비리와 갑질로 일가가 모두 수사당국의 포토라인에 서게되는 매우 이례적인 재벌 오너 일가라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조양호 회장 재벌 오너 일가에 대한 국민의 비난은 극도에 달하고 있다. 일단 조양호 회장의 딸 조현민 전 전무의 물컵 투척 갑질로 불거진 오너일가의 갑질이 일파만파 확산되면서 국민의 감정이 매우 좋지 않은 상황에서 대한항공 전현직 직원들의 폭로가 이어지면서 밀수 의혹과 저가항공 불법 등기이사 논란, 배임 횡령 및 통행세까지 이어지는 재벌가의 전횡은 이제 ‘퇴진’이라는 압박에 직면해 있다.

조양호 회장에 대해 일단 이날 검찰이 조사를 해 봐야 알 것 같지만, 검찰 입장에서는 이미 조사를 거의 완료가 된 상태에서 증거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처벌하는 데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조양호 회장이 이날 조사를 받은 다음에는 구속영장의 순서를 밟을 것으로 보이지만 검찰은 바로 청구하지는 않을 것 같다. 일단 조양호 회장 본인의 진술을 들어본 다음에 보강수사를 거쳐 범죄 사실에 대한 혐의가 중대하다고 판단이 되면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법조계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저작권자 © 코리아프레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