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여야 원 구성 한다더니 기싸움만 ‘팽팽’

[코리아프레스 = 박귀성 기자] 오랫동안 국회가 공전하고 있고, 국회의장 선출 및 상임위원장 선임이 안돼 식물국회가 된 일하지 않는 국회를 극복하자며 교섭단체 여야 4당 원내대표들이 27일 오후 국회에서 원구성 협상을 위한 회동을 갖었지만, 결국 아무런 결과도 내지 못했다. 28일에도 홍영표 원내대표는 오늘 아침 회의에서 ‘원 구성이 늦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국회 공전 사태는 쉽게 풀리지 않는 모양새다.

여야 원내대표단이 27일 오후 20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협상을 위해 만났지만, 서로 눈치싸움만 벌이다 헤어진 형국이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자유한국당 김성태·바른미래당 김관영·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 장병완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귀빈식당에서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지난달 21일 정세균 전 국회의장 주재 원내대표단 회동 이후 약 한 달 만에 만났지만, 아무런 성과 없이 45분 만에 끝났다.

국회 여야 4당 원내대표들이 27일 오후 국회에서 원 구성 협상을 위한 회동을 갖기 전에 포즈를 취하고 있다. 좌측부터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 장병완,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자유한국당 김성태,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 순이다.
국회 여야 4당 원내대표들이 27일 오후 국회에서 원 구성 협상을 위한 회동을 갖기 전에 포즈를 취하고 있다. 좌측부터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 장병완,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자유한국당 김성태,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 순이다.

회동 직후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많은 국민들이 조속한 국회 정상화를 바라기 때문에 여야가 신뢰를 갖고 빠른 시일 내에 원 구성 협상을 마무리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내일부터라도 원내수석부대표들이 협상을 시작하기로 했다”며 “일단 수석부대표 간 실무협상을 최대한 가동시키고 진도를 보면서 원내대표가 다시 만나는 것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세부적 협상 내용까지는 전혀 진전이 없었다”고 이날 ‘무정란 회동’ 소식을 전했다.

국회는 국회 의장단은 물론 상임위원회 배분을 놓고 각 당의 셈법이 제각각이어서 협상타결까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일찌감치 문희상 의원을 국회의장 후보로 정한 민주당은 상임위원장의 경우 외교통일위를 비롯해 의석수 기준 8개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한국당은 정부여당을 견제한다는 명분으로 운영위와 법제사법위 등 최소 7개 상임위를 갖겠다는 거다. 결국 상임위원장 개수를 놓고 여야가 줄다리기에 돌입한 모양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국가권력에 이어 지방권력까지도 사실상 민주당이 독차지했다”며 “마지막 남은 국회 권력마저도, 입법부 기능마저도, 민주당이 사실상 독식해버린다면 제대로 된 비판과 견제 기능이 이뤄질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과 평화와정의도 ‘관행에 따라 원 구성을 한다’는 더불어민주당의 주장을 일축하며 양보를 요구하는 중이다. 바른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회동 전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무엇보다 여당인 민주당이 책임감을 갖고 한발 양보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한국당 역시 당 내부 사정과 달리 적극적으로 성의를 갖고 나서길 촉구한다”고 했다. 평화와정의 장병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를 통해 “협상은 달라진 다당제 체제를 바탕으로 국회법 원칙과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평화와정의) 등 4개 교섭단체가 20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 협상에 이날 착수했지만 험로가 예상된다. 지난달 30일 이후 약 한 달 만에 열린 회동에서 여야 원내대표들은 ‘이른 시일 내 원구성 협상을 마무리한다’는 데 공감을 했지만, 이른바 알짜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여야가 기싸움을 팽팽하게 벌이고 있는 거다.

하지만 20대 국회 하반기 국회의장단 선출, 국회 상임위원장 배분 등 각당의 이익이 달린 민감한 과제들이 산적해 있어 협상 과정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 홍영표, 한국당 김성태, 바른미래당 김관영, 평화와정의 장병완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 모여 약 50분간 회동했다. 이날 여야 원내대표 회동은 여야 탐색전 성격이 짙었다. 원구성 협상 자체가 방대한 내용이어서다.

여야 원내대표들은 ‘이른 시일 내에 원구성 협상을 마무리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으며, 28일부터 4개 교섭단체 원내수석부대표들 간의 원구성 협상을 시작하기로 했지만 쉽게 협상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데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여야의 입장차가 크기 때문이다.

민주당 홍 원내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원내)수석들끼리 내일부터라도 (협상)할 것”이라며 “(원구성이) 이번 달까지는 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당 김 원내대표는 “상대 패를 읽으려고 다들 눈치작전만 많았다. 완전한 탐색전이었다”고 말했다. 회동에서 민주당, 바른미래당, 평화당은 원구성 협상 ‘마지노선은 정하자’는 데 공감을 이뤘지만 김성태 원내대표가 “너무 늦추진 않겠지만 날짜는 박지 말자”며 원 구성을 위한 협상 일자를 정하는데는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이같은 상황을 종합해보면 더불어민주당이 당초 목표로 한 ‘6월 말 원구성’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의장단과 상임위원장 선출, 상임위 배분 등 원구성 협상에서 여야 간 입장차가 큰 탓이다. 국회의장단은 민주당 국회의장 1석, 한국당 국회부의장 1석은 확정적이지만 나머지 야당 몫 국회부의장 1석을 두고 바른미래당과 평화와정의가 경쟁 중이다.

이날 회동 공개 발언에서 기싸움도 벌어졌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민심을 받들고 국회의 정해진 원칙과 관례에 따라서 하면 시간이 많이 소요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일방통행식 국정운영, 독단, 전횡을 막기 위해서라도 후반기 원구성은 집권당인 민주당이 통 크게 양보하고 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정부·여당도 책임감을 갖고 임해주시길 바라고, 한국당도 잘해 주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고, 장병완 원내대표는 “과거에 (원구성 협상에서) 바람직하지 못한 방향이 있었다면 관행을 뛰어넘자”고 했다.

한편, 자유한국당이 7월 임시국회를 단독 소집하지 않기로 했다고 홍영표 원내대표가 전했다. 한국당의 임시국회 단독 소집은 권성동 의원에 대한 ‘방탄국회’ 논란을 낳은 바 있다. 권성동 의원이 이날 입장문을 내고 “불체포특권에 기대지 않겠다”면서 7월 첫째주 임시국회 소집에 대해 반대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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