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 제주 4.3사건 추도 현장서 “나도 제주에서...”

이효리의 담담한 어조... 이효리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고요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3일 열린 70주년 4·3희생자추념식에는 유족 합창단과 이효리 등 연예인들도 많이 참석했다. 추모공연과 함께 이효리는 시 낭송도 했다.

가수 이효리는 행사 중간중간 작곡가 김형석의 피아노 연주와 함께 `나무 한 그루 심고 싶다`(김수열), `바람의 집`(이종형), `생은 아물지 않는다`(이산하) 등의 추모 시를 낭독했다. 이효리의 차분한 음성으로 울려 퍼지는 추모 시 `나무 한 그루 심고 싶다`... 이효리가 시 낭송을 한 주변에는 울창한 숲과 벚꽃들이 어우러졌다.

“일흔에 나무 한 그루 심고 싶다
천둥 번개에 놀라 이리 휘어지고
눈보라 비바람에 쓸려 저리 휘어진
나무 한 그루 싶고 싶다...”

이효리 사진출처 : KTV
이효리 사진출처 : KTV

이효리의 시 낭독 후에 행사 말미에는 4·3 유족 50명으로 구성된 4·3평화합창단이 제주도립·시립합창단과 함께 4·3의 아픔을 그린 노래 `잠들지 않는 남도`를 합창했다. 이런 모습은 이번에 처음이라고 한다. 이번 추념식 행사는 예년보다 더욱 풍성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주 4.3 사건은 어떤 사건?”

1948년 4월 3일 남한의 단독정부 수립에 반대한 남조선 노동당(남로당) 제주도당의 무장봉기와 미 군정의 강압을 계기로 제주도에서 일어난 민중항쟁의 법정기념일이다.

3일 열린 70주년 4·3희생자추념식에는 2006년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12년 만에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하여 유족과 도민을 위로했다. 가수 이효리도 추념식에 참석하여 유족들을 위로했다.

유족들은 그동안의 과거 정권에 대한 실감감이 컸다. 매년 4월 3일 희망을 안고 추념식장을 찾았으나 실망감을 안고 돌아갔던 유족들이었다. 그러나 2018년 올해는 유족들도 감동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4·3의 완전한 해결을 약속하자 유족들은 박수를 보냈고, 일부 사람들은 눈시울을 불거졌다.

추념식이 시작된 오전 10시부터 1분간 제주 전역에서는 묵념 사이렌이 울려 퍼지기도 했다. 사정상 추념식장을 찾지 못한 제주도민도 4·3 영령에 대한 추념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이와 같이 4·3 추모를 위해 사이렌을 울린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이효리가 3일 오전 제주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0주년 제주 4·3 사건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하려고 했을 때 일각에서는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자신을 제주 4·3 희생자 유가족이라고 소개한 한 누리꾼은 지난달 이효리 공식 팬카페에 글을 올려 “4·3은 ‘제주 도민의 아픔’이라고 감히 입으로 말을 하기도 가슴 아픈 사건이다. 경건히 조용히 치르기를 원하는 자리”라며 “연예인은 오지 말아 달라”고 이효리의 추념식 참석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하지만 이효리는 예정대로 추념식에 참석했다.

이효리는 3월 25일 제주도에서 열린 ‘김제동의 토크 콘서트 노브레이크 시즌8’에 관객으로 참석했다. 토크 중간에 김제동과 대화를 나눈 이효리는 “4·3 추념식 내레이션 부탁이 와서 하기로 했다. 내가 제주도에 살며 민박도 하고 제주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나도 뭔가 제주에서 할 수 있는 게 있지 않을까 싶어 (4·3 추념식 나레이션을)하게 됐다”고 말했다.

“언젠가 이 비에 제주4·3의 이름을 새기고 일으켜 세우리라”

추념식에서 제주 4.3 사건에 대해 본인들의 생각을 전한 영상이 공개됐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 제주 4.3 사건이란?”

“저는 시간이 지날수록 선명해져야 하는 기억이라고 새기겠습니다”
“우리 세대의 화해와 다음 세대의 상생이라고 적고 싶습니다”
“저는 용서와 화합이라는 내용을 담고 싶습니다”

[코리아프레스 = 이수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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