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현 검사 “결코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에 서지현 검사를 응원하는 네티즌들의 글이 쇄도하고 있다. 서지현 검사는 JTBC 뉴스룸에 출연하여 자신이 과거에 있었던 일을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서지현 검사는 중간에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는 모습도 방송에 그대로 비추어져 당시 사건이 얼마나 충격적이었고, 복잡한 심경이었는지 보여주었다. 또한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결코 여러분들의 잘못이 아니라고 말하며 용기의 메시지를 전했다.

손석희 아나운서 옆에는 서지현 검사가 나와 있었다. 서지현 검사는 현재 통영지청에 근무하고 있었다. 서지현 검사가 발령 받은 것은 2015년 8월이고, 1년 육아 휴직을 하고 2016년 8월부터 근무하고 있었다. 서지현 검사에게 문제의 일이 발생했던 시점은 서울북부 지검에 근무하고 있었던 2010년도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지현 검사의 심경 고백에 많은 사람들이 검찰 내 성폭행 가해자의 파면을 요청하고 있다. 사진출처 : JTBC 뉴스룸 화면 캡처
서지현 검사의 심경 고백에 많은 사람들이 검찰 내 성폭행 가해자의 파면을 요청하고 있다. 사진출처 : JTBC 뉴스룸 화면 캡처

손석희 아나운서는 뉴스룸에서 “현직 검사가 자신이 당한 성추행 문제를 공개리에 문제 제기하고 나선 것은 처음 있는 일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며 말문을 열었다. 또 법무부와 검찰 고위 간부에게 성추행과 인사 불이익을 당했다고 폭로하는 글을 검찰 내부 통신망에 올려서 크게 파장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손석희 아나운서는 먼저 검찰 내부 통신망에 글을 올리고 난 후에 반응에 대해 서지현 검사에게 물어봤다. 이에 서지현 검사는 “건강상의 문제로 출근하지 못해서 직접적으로 확인한 바는 없었으나 힘내라는 연락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서지현 검사는 뉴스룸에서 “언론에 보도된 것은 검사 게시판에 올린 본문만 보도가 되었는데 첨부 문서라고 해서 제가 인사 불이익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부분, 그리고 부당한 경고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부분에 대한 근거 문서를 다 첨부를 했다”고 말했다. 서지현 검사는 이어 “제 생각은 그런 것을 본 검사들이 공감했기 때문에 저에게 연락을 해 주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서지현 검사는 사실 굉장히 많은 고민을 했다. 검사 게시판에 (자신의 글을) 올리는 것도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다. 또한 서지현 검사는 인터뷰를 하는 것도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부분이다. 그렇다면 서지현 검사는 어떻게 용기를 내어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고, 인터뷰까지 하게 된 것일까?

서지현 검사는 뉴스룸에서 “주위에서 피해자가 직접 나가서 이야기해야만 너의 진실성에 무게를 줄 수 있다고 이야기해서 그 이야기에 용기를 얻어 나오게 됐다”고 전하며 “사실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 나왔다. 사실 제가 범죄 피해를 입었고 성폭력의 피해를 입었음에도 거의 8년 이라는 시간 동안 내가 무엇을 잘못했기 때문에 이런 일을 당한 것은 아닌가. 굉장히 불명예스러운 일을 당했다는 자책감에 굉장한 괴로움이 컸다”고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이어 서지현 검사는 이 자리에 나와서 범죄 피해자 분들께, 성폭력 피해자분들께 “결코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라는 것을 얘기해 주고 싶어 나왔다고 말했다. 제가 그것을 깨닫는데 8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서지현 검사는 처음부터 말을 잘 잇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손석희 아나운서는 이런 서지현 검사의 모습을 보며 다음 질문은 정말 드리기 싫은 질문이라며 2010년에 일어난 일에 대해 질문했다.

서지현 검사는 2010년 10월경에 어느 장례식장에 참석했는데 거기에 모 검찰 간부가 동석을 했다고 말했다. 바로 옆자리에 앉았는데 사실 시간이 오래 지났지만 여전히 떠올리기는 힘든 기억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지현 검사는 (모 검찰 간부가) 옆 자리에 앉아서 허리를 감싸 앉고 엉덩이를 쓰다듬는 행위를 상당 시간 동안 하였다는 충격 고백을 했다.

서지현 검사는 또한 사실 바로 옆자리에 당시 법무부 장관이 앉아 있었고 바로 그 옆자리에 안 모 검사가 앉아 있었으며 그 옆에 서지현 검사가 있었다고 했다. 서지현 검사의 말에 따르면 당시 주위에 검사들도 많았고 바로 옆에 법무부 장관까지 있어서 몸을 피하면서 그 손을 피하려고 노력을 하였으나 그 자리에서 대놓고 항의를 하지는 못했다고 한다.

“그 자리에서 그 행동이 지속됐는가?”라는 손석희 아나운서의 질문에 서지현 검사는 “결코 현실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고 생각이 들지 않았다. 내가 환각을 느끼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며 정신이 없었던 상황을 설명했다. 서지현 검사는 이어 “왜냐면 장례식장에 너무나 많은 사람이 있었고 옆에 법무부 장관까지 앉아 있어서 현실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따라서 당시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명확히 기억할 수는 없다. 상당 시간 지속 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서지현 검사는 당시 안 모 검사는 술이 상당히 취해 있었고, 장관을 수행하고 왔다고 말했다. 서지현 검사는 또한 당시 법무부 장관이 한 말도 이야기 했다. “내가 이 놈을 수행하고 다니는 건지 이놈이 나를 수행하고 다니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서지현 검사는 이어 “그 말씀이 그것(나에게 성추행한 일)을 보고 하는 건지 못 보고 하는 건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서지현 검사는 주변에서 아무런 반응이 없어서 지금 자신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이 ‘환각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서지현 검사는 2010년도 당시는 지금하고 또 분위기가 달라서 이런 성추행 이야기를 꺼내기 굉장히 어려운 분위기였다는 사회적 분위기에 대해 설명했다. 서지현 검사는 “‘개인적으로는 그런 이야기를 공론화하는 것이 제가 몸담고 있는 검찰 조직에 누를 끼치는 것 아니가’라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서지현 검사 “사회에서 이런 문제가 대두되었을 때 오히려 피해자에게 2차, 3차 피해가 가해진다. 그런 것을 걱정하였다”고 말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던 사건 당시의 심경 고백을 했다.

서지현 검사에게 피해를 준 안태근 전 검사 현재까지 사과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많은 네티즌들은 이 사건에 대해 분노하며 글을 남기고 있다. 2018년 1월 29일 작성한 “검찰 내 성폭력 조사와 성폭력 가해자의 파면을 요청합니다”라고 적은 글은 현재 청원인원이 2,111명을 기룩하고 있다.

청원개요에는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딘 20대 여성의 글이 올라와 있었다. 이 여성은 서지현 검사 사건에 대해 “하루를 뜨겁게 달군 검찰 내 성폭력 폭로가 있었다. 얼마 전에는 한샘에서 직장 내 성폭력 사건이 있었다”며 말문을 열며 “검찰 내 성폭행 가해자의 파면을 요청한다. 직장 내 성폭력 공공기관장, 부서장의 책임을 묻는 것에서 그치지 않아야 한다. 사회의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피해자가 법으로 보호되고 법이 가해자에게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코리아프레스 = 이수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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