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 체류객들 언제쯤 집으로?

제주공항에서 하룻밤을 지새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제주공항 대합실에는 수많은 체류객들도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고 한다. 제주공항 사태의 심각성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커지고 있다. 제주공항 항공편은 언제쯤 정상 운항될까? 제주공항 소식, 연일 사람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만 커지고 있다.

11일 제주공항 항공편은 3차례나 활주로를 잠정적으로 폐쇄했다. 제주공항의 비정상적 운항은 계속 진행되고 있따. 제주공항은 한때 운항을 재개했음에도 불구하고, 대구에서 출발한 티웨이항공 1편이 제주공항에 제 시간에 착륙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제주공항에 안전하게 상륙해야 할 티웨이항공은 상공을 돌면서 여러 차례 착륙을 시도한 뒤에야 간신히 상공에서 내려왔다.

제주공항에 쌓인 눈은 누가 치울까? 위의 사진은 기사의 내용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제주공항에 쌓인 눈은 누가 치울까? 위의 사진은 기사의 내용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대한항공은 제주공항 사태의 심각을 인지하고, 11일 오후 7시 30분 이후 자정까지 김해행 KE1040편을 시작으로 대한항공기 14편의 운항 계획을 취소하거나 결항시켰다. 아시아나항공도 마찬가지였다. 11일 오후 7시 30분 이후부터 자정까지 12편을 결항했다.

제주공항의 기상악화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따라서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는 제주공항의 기상 악화에 대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11일 대설경보가 내려진 제주공항에 눈이 쌓이면서 도로가 얼어붙자 오후 10시 55분부터 제설 작업을 시작했다. 12일 0시 30분 정도까지 활주로를 폐쇄하고 계속해서 제주공항 제설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공항에 현재 잔류하고 있는 2천명도 훨씬 넘는 체류객들은 갈 곳 없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제주공항 2∼3층 여객터미널 구석 같은 곳에서 자리를 깔고 누워 새우잠만 간신히 청하거나 대합실에서 쪽잠을 청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제주공항 항공편 결항으로 고향에 가지 못한 사람들은 제주도에서 나눠 준 모포와 매트리스를 받고 불편한 잠을 청하고 있다. 제주공항의 체류객들은 너무나 긴 시간 동안 기다림에 지쳐 안색이 좋지 않았다. 제주공항에 취재 온 기자들에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체류객들도 눈에 띄었다.

또한 제주공항 안에서 모포와 매트리스가 생각보다 빨리 없어지면서 이에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사람들이 많다 보니 어디에서 받아야 하는지 모르고 길을 헤매는 사람들도 종종 보였다.

이에 제주도 당국은 “2세트 이상 받은 체류객에 대해 반납해 달라”고 안내방송을 하면서 미처 지급품을 받지 못한 체류객들이 없는지 확인했다. 제주공항에서 지칠대로 지친 체류객들은 한시라도 빨리 지급품을 받고 쉬고 싶은 마음에 순식간에 긴 행렬이 이어지기도 했다.

제주도와 한국공항공사 제주본부 등은 2016년 1월 23∼25일 한파와 폭설로 제주공항이 마비됐던 아픈 경험을 반면교사 삼아 제주공항에 비상상황이 생기면 체류객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지원을 하게 되어 있다. 제주공항만의 통합적인 매뉴얼을 가지고, ‘관심, 주의, 경계, 심각의 4단계로 상황을 구분 짓고 경보를 발령한다. 그리고 경보에 따라 좋은 대책을 강구한다.

제주도 당국은 처음에는 ‘경계’ 단계로 설정했으나 제주공항에 체류자들이 점점 더 많아지면서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심각’ 단계로 변경 설정했다. 경계단계는 제주공항 청사 내 심야 체류객이 500명 이상 발생하는 경우에 발령이 된다고 한다. 현재 단계는 심각 단계로 1천명 이상의 체류객이 발생된 상태다.

제주공항에서 폭설에 따른 항공기 운항 중단으로 공항에서 강제 쪽잠을 자고 있는 승객들은 약 3000여 명에 달한다고 알려졌다. 그중에서도 제주공항에서 자정을 바로 앞에 두고 결항 소식을 통보받은 아시아나 항공기 탑승 승객들의 불만은 극에 달했다.

대한항공 같은 경우에는 제주공항에서 활주로 2차 폐쇄가 이뤄졌다가 다시 재개된 오후 7시30분부터 잔여 18편 중 14편에 대한 운항 중단을 결정했으나 아시아나는 상황이 달랐다. 제주공항 활주로 3차 폐쇄가 이뤄진 오후 11시를 넘긴 뒤에야 잔여 12편에 대한 운항 중단을 선언한 것이다.

김모씨는 “천재지변 때문이긴 하지만 너무 하는 거 아니냐?”며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결항 소식을 조금만 더 일찍 알았으면 더 좋았을 텐데...”라고 말하며 크게 한 숨을 쉬었다.

제주공항에서 체류객들에게 전달한 매트리스와 모포는 2천700세트, 생수 7천500병 등이라고 한다. 그리고 택시들이 제주공항에서 시내로 체류객들을 수송하도록 협조를 요청했고 무료 셔틀버스를 투입하여 숙소로 향하는 결항편 승객들을 태웠다고 한다. 제주공항에서 특히 아픈 아이들이 발생하고 있어 그에 대한 조치도 시급히 이루어져 하겠다.

[코리아프레스 = 이수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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