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끝장토론 안철수 성토만 남아

[코리아프레스 = 박귀성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끝장토론, 국민의당 5시간 넘긴 토론, 국민의당에선 “국민의당 쪼개고 통합한 들 이익이 뭐냐”는 성토만 무성했다. 결국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통합론’은 결론을 못낸 거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통합론을 내세우면서 당론을 모아보자는 취지로 21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바른정당과의 통합론에 대해 아무런 실익이 없는 ‘무정란 토론’이 되고 말았다.

국민의당이 21일 바른정당과의 통합론을 둘러싼 당내 분열과 갈등, 대립을 해소하기 위해 ‘끝장토론’ 방식의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었으나 결국 접점 찾기에 결국 실패했다. 애초부터 국민의당 일각에서는 “이런 소모적인 토론을 왜 하느냐”는 볼멘 소리가 무성했다.

국민의당 '뿔난' 호남? 국민의당이 21일 오후 국회 본청에서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고 5시간 30분 동안 치열한 논쟁을 벌였지만 안철수 통합론에 대해 거센 호남 의원들의 반발을 면할 수 없었다. 박주선 의원의 표정이 마치 호남 민심을 대변해주듯 하다.
국민의당 '뿔난' 호남? 국민의당이 21일 오후 국회 본청에서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고 5시간 30분 동안 치열한 논쟁을 벌였지만 안철수 통합론에 대해 거센 호남 의원들의 반발을 면할 수 없었다. 박주선 의원의 표정이 마치 호남 민심을 대변해주듯 하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오히려 ‘자강론’과 ‘극중’이라는 아리송한 당의 기조를 내세웠다. 특히 국민의당이 호남출신 인물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국회 인준을 저격하면서 쾌재를 불렀던 사람이 안철수 대표 일인이었다. 당시 안철수 대표는 ‘문재인 호남 홀대론’을 주장하며 호남 민심 투어를 하고 있을 때였다. 국민의당 내부의 한 인사는 “대체 호남 민심으로 당을 창당했다던 안철수 대표가 아무런 흠 없이 소수와 인권을 가치로 여겨온 호남 법조인(김이수 헌재 소장 후보)을 부결시키면서 왜 저렇게 좋아할까를 생각해보면, 안철수 대표가 정무적인 판단이 많이 부족한 것 같다”고 안철수 대표를 직격했다.

아니나 다를까? 이날 국민의당 끝장토론에서 통합에 반대하는 호남계는 안철수 대표의 리더십 문제까지 거론하며 결사 항전에 나섰다. 하지만 안철수 대표는 “속도 조절을 하겠다”는 말로 반대세력을 다독이면서도 통합론을 공식 철회하지는 않았다. 보수 정당인 바른정당과의 통합 명분도 없다. 국민의당 지도부의 한 인사는 이날 토론에 대해 “바른정당이 이미 반토막나고도 앞으로도 (자유한국당으로) 얼마나 더 빠져나갈지 모르는 상황에서,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 통합해봐야 몇 명이나 국민의당으로 흡수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고, 진보와 호남 민주화의 가치를 버리고 백기투항하라는 바른정당과 통합에서 무슨 이익이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통합론에 대해 회의적인 판단을 내놨다.

안철수 대표와 국민의당 의원 35명은 이날 오후 국회 본청에서 비공개 의총을 열어 통합론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자필로 원고를 써 온 안철수 대표는 “바른정당과의 통합이 국민의당을 2당으로 이끄는 길이며 최선의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다만 안철수 대표는 “(당장의 통합은) 현실적 가능성이 낮다는 점은 인정한다”면서 “일단 통합에 속도 조절을 하고 정책ㆍ선거연대까지 추진하면서 여러 의견을 더 청취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전날 국민의당 내부에서 전ㆍ현직 당 지도부와 오찬 회동에서 밝혔던 입장을 다시 꺼내든 것이다. “또 철수냐”는 비판을 감수하더라도 당의 분열은 막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이지만, 끝까지 통합 의지를 꺾지 않았다는 점에서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라는 해석도 나왔다. 하지만 국민의당 내부에서 안철수 대표의 리더십에는 이미 스스로 자해에 의한 치명상을 입었다는 지적이 팽배하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안철수 대표의 1보 후퇴 입장에도 호남계는 맹공을 쏟아부었다. 정동영 의원은 안철수 대표를 향해 “어제는 이 말 하고 오늘은 이 말하는 거짓말을 인정하고 사과하라”고 직격한 뒤 “통합론을 밀어 붙이면서 ‘나가려면 나가라’고 하는 것은 지도자의 말이 아니니 다시는 꺼내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동영 의원은 다시 “통합이 사는 길 같지만 죽는 길이다. 안철수 대표가 다시 새정치로 복귀해야 국민의 지지를 얻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철수 대표는 “통합에 대한 발언에 오해가 생긴 것은 상황 변화 때문”이라고 해명하면서도 일부 국민의당 호남 의원들이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김영삼 전 대통령의 3당 합당에 비유하는 것에 대해선 “내 인격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배숙ㆍ유성엽ㆍ황주홍 등 호남파 의원들은 이후에도 “통합 갈등을 야기한 대표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으며, 일부 의원들은 대표직 사퇴를 주장하기도 했다. 국민의당 내부에선 이번 안철수 대표가 들고 나온 ‘통합론’이 곧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 자해’라고 판단하는 기류다.

이에 맞서 안철수계는 통합론의 당위성을 거듭 강조했고, 전 당원에게 의견을 묻자고 역제안을 했다. 김관영 의원은 “국민의당의 스펙트럼이 다양해 바른정당을 충분히 포용할 수 있다”며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정강ㆍ정책에 거의 차이가 없다”고 주장했다.

김관영 의원은 또한 “객관적 데이터에 근거한 당 자체 여론조사에선 호남이 통합을 오히려 더 바라는 것으로 나왔다”며 “결정은 당원이 하는 것이니 전당대회를 열어 통합론의 가부를 결정하자”고 제안했다. 강경 통합론자인 최명길 의원 등도 “국민의당의 외연 확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안철수 대표에게 빠른 결단을 촉구했다. 하지만 “당을 쪼개고 몇 명 안되는 바른정당과 통합해봐야 무슨 이익이 있으냐”는 반론을 뒤집지는 못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통합에 있어 찬반 양론이 팽팽했던 의총은 5시간 30분을 넘겨서야 겨우 끝났다. 국민의당은 의총 후 “통합론으로 당이 분열되면 안 된다. 우선 바른정당과 정책연대를 통해 신뢰를 구축하자”는 취지의 합의문을 채택했다. 김경진 원내대변인은 의총 결과 브리핑을 통해 “선거연대에 대해선 일부 의원들이 반대해 명확한 결론은 나지 않았다”며 “전 당원 투표 등 주장에도 의견 일치가 되지 않아 (통합 및 선거연대가 현실화되기 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당이 장시간 의총에도 통합론이 처음 제기된 이후 합의했던 ‘정책연대 우선 추진’이라는 결론으로 되돌아 온 셈이다. 결국 안철수 대표가 국민의당 1인자로서 야심차게 추진해보려던 국민의당 세불리기 ‘통합론’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한풀이 정치를 하려는 것”이라는 잠재적 비난 여론만 굳히는 결과를 낳고 아무런 실익이 없이 끝났다.

안철수 대표는 이날 의원들의 반발 여론을 수용했지만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논의의 끈 역시 놓지 않는 모습이다. 실제로 그는 23일 국민의당 원외 지역위원장들과 통합론 관련 간담회를 추진하는 등 여론전을 이어갈 방침이다.

국민의당 당 핵심 관계자는 “명쾌하게 결론이 나지 않아 통합 논의 동력은 다소 떨어질 것”이라면서도 “한 차례 속에 있는 말들을 풀어냈기 때문에 연말까지는 표면적으로 갈등이 수면 아래로 가라 앉겠지만, 안철수 대표 행보에 따라 언제든 내홍이 다시 폭발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안철수 대표 입장에선 애초 예상과 달리 자신의 복심들 이외에는 대부분 통합론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입장이라는 것을 충분히 인식했고, 특히 호남 중진 의원들과 호남 당원들이 안철수 대표의 리더십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드러낸만큼 향후에도 안철수 대표 독단적 정무판단에 대해 당내 호남세력들이 동조하기는 어렵다는 인식을 분명히 한 토론이었다는 게 국민의당 다수의 의견이다.

국민의당을 포함한 중도ㆍ보수 통합 기치를 든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이날 당 청년정치학교에서 국민의당 내홍과 관련해 기자들과 만나 “미래를 위한 진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승민 대표는 또 “국민의당이 이 진통을 잘 극복해서 바람직한 길을 찾으면 좋겠다. 국민의당이 새로운 길을 찾았을 때 공간이 있으면 협조하겠다”며 거듭 통합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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