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리스트 줄줄이 소환 ‘영장’

[코리아프레스 = 박귀성 기자] 박근혜 정부에서 이른바 정부 옹호 단체와 인물에 대한 수혜 관련 화이트 리스트 실체가 드러나면서 화이트 리스트 피해자와 가해자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화이트 리스트 논란이 불거지자 검찰이 화이트 관련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화이트 리스트는 블랙리스트의 반대 개념으로 결국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가 되고 말았다.

화이트 리스트 사건은 박근혜 정권 청와대가 국정원과 함께 어버이 연합, 엄마부대 등 우익단체에 금전을 지원하고 이른바 ‘관제 데모’를 사주했다는 게 골자였다. 이 과정에서 우익단체 지원에는 전경련의 돈이 쓰였다는 의혹도 제기됐고, 정권에 비판적인 문화예술인들은 정부 지원 대상에서 배제해 경제적으로 ‘아사(餓死)’시키겠다는 블랙리스트와는 상반된 개념이다. 하지만, 최근 화이트 리스트에도 지원 연예인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세간에는 특정 연예인들을 지목하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어 향후 파장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지난 정부의 화이트 리스트 관련 연예인 최수종이 21일 화이트 리스트 의혹과 관련한 입장을 털어놨다. 최수종 출연 드라마 한 장면을 갈무리했다.
이른바 지난 정부의 화이트 리스트 관련 연예인 최수종이 21일 화이트 리스트 의혹과 관련한 입장을 털어놨다. 최수종 출연 드라마 한 장면을 갈무리했다.

화이트 리스트에 오른 연예인 최수종은 “MB 화이트 리스트? 억울하다”는 해명을 내놓았고, 블랙리스트에 오른 문성근과 김여진 두 배우는 이른바 ‘합성사진’으로 곤혹을 치렀다. 검찰은 이런 화이트 리스트와 블랙리스트 관련 국정원 직원을 소환조사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22일 이들 화이트 리스트와 블랙리스트로 사회 여론을 조작했던 이들은 이날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게 됐다.

배우 문성근·김여진씨 등 전 정부에 비판적인 연예인의 합성 나체 사진을 제작·배포한 혐의를 받고 있는 국가정보원 직원 2명이 22일 오전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소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출석했다.

강부영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판사는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정보통신망 이욕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등 혐의를 적용해 검찰이 청구한 국정원 직원 Y모씨와 S모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심사한다.

Y씨는 과거 국정원 심리전단 팀장으로 일했고 S씨는 그 직원으로 있었다. 이들은 문성근·김여진씨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기 위해 합성 나체 사진을 만들어 배포해 마치 이들이 부적절한 관계인 것처럼 보이도록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국정원 적폐청산 TF(태스크포스)는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 이른바 ‘좌파 연예인’ 82명의 블랙리스트가 만들어졌고 실제 이들에 대해 불이익을 가하는 등 행위가 있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와는 반대로 화이트 리스트에는 공익광호 홍보 영상 제작 등 출연과 지원을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블랙리스트로 장기간 출연을 거부당하고 기존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는 등 문성근 김여진, 김규리, 김미화 등 연예인들이 분기탱천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반면 배우 최수종의 경우 MB정권 ‘화이트리스트’로 지목된 데 대해 억울한 심경을 밝혔다. 21일 오후 최수종은 한 언론매체와 인터뷰를 갖고 이와 같이 말했다.

지난 20일 한 매체는 이명박 정부 때 국정원이 문화연예계내 정부 비판세력을 퇴출시키기 위한 '연예인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데 이어, ‘화이트리스트’도 만들어 우파 연예인을 육성하려 했다고 보도했다. 화이트 리스트 관련 특혜를 받았다는 것인데, 화이트 리스트의 대표적인 수혜는 그간 어버이연합 등 우익 관제 시위를 주도했던 인물들이 지목됐고, 추선희 어버이연합 사무총장이 지난 21일 화이트 리스트 관련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화이트 리스트에 오른 연기자 L씨와 C씨는 이 시기에 문화예술인들로 구성된 봉사단체의 간부로 선발됐다. 이에 따라 2010년 창립한 ‘좋은 사회를 위한 100인 이사회’에서 상임이사를 맡았던 최수종이 즉각 세간의 설왕설래의 대상이 됐다.

최수종은 이날 인터뷰에서 화이트리스트로 지목된 데 대해 억울함을 강조하면서 “나는 정치적으로 오른쪽, 왼쪽이 없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4년간 나눔 활동을 해 왔고, ‘선한 일’에 동참하고자 했다”고 화이트 리스트 수혜 의혹과 관련해서 강한 항변을 내놓았다.

최수종은 이어 “내가 화이트 리스트에 올랐다면, 그 이후 어떤 혜택을 보았단 말이냐”라면서 “오히려 큰 욕심을 버리고 ‘주연 보다는 조연’에 만족하며 라디오 방송에 애착을 가지고 진행중”이라고 화이트 리스트 관련 극구 부인했다.

최수종은 화이트 리스트 관련해서 “현재 경찰청 홍보대사 직을 맡고 있지만, 정권이 몇번 바뀌어도 정치적 이념과 관계없이 이어오고 있다”면서 “(이번 화이트 리스트 의혹으로) 억울하고 속상한 마음뿐”이라고 화이트 리스트 관련 심경을 토로했다.

저작권자 © 코리아프레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