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DMZ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 개막

 

류시현, 권율의 사회로 열린 제9회 DMZ다큐멘터리영화제 개막식
류시현, 권율의 사회로 열린 제9회 DMZ다큐멘터리영화제 개막식
홍보대사 조진웅, 지아의 인사!
홍보대사 조진웅, 지아의 인사!

 

평화, 소통, 생명을 주제로 한 아시아의 대표 다큐영화제로의 도약을 꿈꾸는 제9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가 21일 오후 7시, 파주 민간인통제선 내에 있는 미군반환부지인 캠프 그리브스에서 방송인 류시현과 배우 권율의 사회로 열렸다.

개막식은 대성마을 어린이가 만든 단편 애니메이션 영화를 상영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다큐멘터리 영화감독들이 결성한 밴드 ‘깜장고무신‘의 개막 축하공연,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이재율부조직위원장과 조재현 집행위원장, 대성마을 주민 등 영화인과 영화제 참여 구성원들이 함께하는 개막선언으로 28일까지 진행되는 영화제의 닻을 올렸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에 위치한 DMZ와 다큐멘터리가 만나는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는 21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오는 28일까지 42개국에서 출품된 114편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고양시 메가박스 백석 5개관, 파주시 메가박스 파주출판도시 4개관, 김포시 김포아트홀, 연천군 연천 수레울 아트홀등에서 상영되며, 고양시 아람누리 음악당과 연천군 연강 갤러리 및 상영관 일대에서 부대행사가 열린다.

 

국제경쟁부문 심사위원장 안나 하르의 인사
국제경쟁부문 심사위원장 안나 하르의 인사

 

국제경쟁부문 심사위원으로는 안나 하르 말레이시아 국제인권영화제(FreedomFilmFest)의 집행위원장, 파리제3대학교 영화, 방송 연구소(IRCAV) 멤버인 마르탱 거트, <소풍> <꽃섬>의 송일곤 감독이 참여하며, 아시아 경쟁부문 심사위원으로는 알렉산드라 민키에비치 양곤영화학교 지역 디렉터(Country Director), 독립영화 감독이며 제작자, 작가이자 음악가인 존 토레스, 영화평론가 권은선이 참여하고, 한국영화부문 심사위원으로는 허문영 영화의전당 프로그램 디렉터, 다큐멘터리 감독 이 영, 북미권의 가장 큰 다큐멘터리 영화제인 Hot Docs의 프로그래머 쉐인 스미스가 참여한다.

 

개막작 <올드 마린보이> 포스터
개막작 <올드 마린보이> 포스터


심사위원 소개에 이어 개막작 <올드 마린보이>가 소개되었는데, <올드 마린보이>는 2014년 관객 480여만명을 모은 최고의 다큐멘터리 흥행작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진모영 감독이 3년 만에 놓은 신작이다. 

<올드 마린보이>는 2006년 가족과 함께 국경을 넘어 북한을 탈출해 지금은 남한과 북한의 국경 마을 강원도 고성군 저도 어장에서 재래식 머구리 잠수부로 살고 있는 박명호의 삶을 '탈북민’이 아닌 ‘아버지'의 시선에 초점을 맞추어 광활한 바다와 함께 담담하게 담아 낸 작품이다.

 

 

개막작 <올드 마린보이>의 한 장면
개막작 <올드 마린보이>의 한 장면

 

탈북한 박명호는 60kg이 넘는 잠수복을 입고 한 가닥 공기줄에 숨줄을 맡긴 채 물속 30m 아래서 해산물을 잡는다. 공기줄이 잘못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환경에서 박명호는 가족을 위해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해 살아간다.

매일 새벽이면 어김없이 배를 타고 바다 한가운데로 나아가는 그의 삶은 10여 년 전 북한을 넘어오던 그 날과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다. 바다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는 잠수 일은 여전히 두렵고 무서운 일이지만, 아내의 남편이자, 두 아들의 아버지인 그는 겉도는 남한 사회에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매일 매일을 사투한다.

<올드 마린보이>는 고향을 두고 떠나온 이방인이자, 가족을 지켜내야 하는 한 가장의 고독하고도 외로운 사투를 담담하면서도 묵직하게 그려내는데, 결코 건널 수 없는 남북한의 간극과, 가깝지만 닿을 수 없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잠수부인 주인공을 통해 시각화하고 있다.

 

개막작 <올드 마린보이>를 감독한 진모영 감독
개막작 <올드 마린보이>를 감독한 진모영 감독

 

진모영 감독은 “우리는 ‘인생 참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말을 자주 한다. 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도 없지만 하고 싶지 않은 것까지도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이 우리의 삶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분명히 박명호의 삶이 그렇고 우리의 삶이 그렇다. 이제는 그를 탈북자 이방인으로만 보는 시각을 넘어서서 수많은 고난과 고통 속에서도 가족을 위해 묵묵히 그 속으로 전진하는 모든 현대인들의 상징으로서 그를 볼 수도 있다”고 그에 대한 연민을 밝혔다.

<올드 마린보이>는 가족을 위해 삶을 걸고 싸워나가는 한 남자의 용감한 초상에 감동하며 나의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데, 바닷속 멍게와 해삼이 살고 있는 깊은 바닷 속 풍경, 광활한 바닷속에서 거대한 문어를 잡아 올리는 광경 등은 덧붙여주는 즐거움이다.

 

[코리아프레스 = 임순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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