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검사 승진 소식에 “일제히 환호”

[코리아프레스 = 박귀성 기자]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서 검찰이 권력의 눈치를 볼 때마다 검찰 내부에 쓴소리를 쏟아냈던 임은정 검사가 마침내 승진했다. 임은정 검사 승진 소식에 네티즌들은 환영의 뜻을 표하며 임은정 검사에게 축하의 메시지가 줄을 잇고 있다. 지난 정권에서 못된 검찰의 횡포와 잘못된 관행, 검찰개혁에 대한 소신발언으로 ‘미운털’이 깊게 박혔던 임은정(43·사법연수원 30기) 검사가 승진했다. 임은정 검사 승진 소식에 한 네티즌은 뜬금없이 “임은정 검사 승진시킨 문재인 대통령님 감사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임은정 검사 승진과 문재인 대통령이 무슨 관계일까?

의정부지검 소속 임은정 검사는 10일 단행된 인사에서 서울 북부지검 부부장검사에 보임됐다. 임은정 검사는 오는 17일 부임한다. 임은정 검사는 승진이 단행되기 전날인 9일에도 “박형규 목사님의 과거사 재심 사건때, 무죄를 구형하며 솔직히는 무릎을 꿇고 사죄하고 싶은 심정이었다”면서 “검찰의, 국가의 잘못을 사과드리며, 그 긴 세월 꾹꾹 눌려 다져진 응어리를 조금이라도 풀 수 있다면, 못 할 게 없다.. 싶었으니까”라고 적었다. 과거 정권같으면 또 ‘미운털’이 늘어났을 거다.

임은정 검사(사진)가 승진했다. 의정부지검 소속 임은정 검사는 10일 단행된 인사에서 서울 북부지검 부부장검사에 보임됐다. 임은정 검사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을 갈무리했다.
임은정 검사(사진)가 승진했다. 의정부지검 소속 임은정 검사는 10일 단행된 인사에서 서울 북부지검 부부장검사에 보임됐다. 임은정 검사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을 갈무리했다.

임은정 검사는 이날 글에서도 “화해와 용서는 잘못을 인정하는데부터 시작되고, 개혁은 잘못을 직시하는데서부터 시작된다”면서 “이제 검찰도 사법정의의 아름다운 합창에 동참할 준비가 되었다. 만시지탄이나, 더 늦지 않았음을 검사로, 국민의 한 사람으로 안도한다”고 검찰 개혁 작업에 대해 긍정적인 속내를 내비쳤다.

임은정 검사 승진 소식에 임은정 검사 페이스북 계정엔 축하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임은정 검사는 지난 4월에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국정농단의 조력자인 우리 검찰의 자성을 촉구하며’라는 제목의 글에서 당시 김수남(58) 검찰총장 등 수뇌부에 직격탄을 날린 바 있다. 지난 정권에선 이렇듯 미운짓만 골라하던 임은정 검사는 그야말로 눈엣가시였다.

우병우(50) 전 민정수석이 김수남 전 총장 등 검찰 수뇌부와 수시로 전화통화하며 수사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검찰이 제대로 수사하지 않은 점을 비판한 것이다. 임은정 검사는 서울중앙지검 공판2부 소속이던 지난 2012년 당시 故 윤길중 진보당 간사 재심 사건을 맡아 무죄 구형을 주장하자 검찰 지휘부에서 공판장에 나가지 못하도록 보직변경을 강행했지만, 임은정 검사는 법정으로 나가기 위해 새 공판검사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문을 걸어 잠그고 피고인에게 무죄를 구형했다. 임은정 검사가 해한 이 사건으로 당시 검찰 내부가 발칵 뒤집혔다.

당시 임은정 검사 직속상관은 재판부 판단에 맡기는 ‘백지구형’을 지시했지만 이에 반기를 든 것이다. 이에 법무부는 직무상 의무 위반과 품위 손상을 들며 임은정 검사에게 부당하게 징계를 내렸고, 임은정 검사 역시 징계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다. 해당 사건은 3년이 다 되도록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임은정 검사는 새 정부의 검찰 개혁을 앞둔 지난 5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을 포기하지 말아달라”고 검찰 내부에 호소하기도 했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임은정 검사는 연거푸 승진에서 고배를 마시야 했다. 임은정 검사의 인사고과가 그다지 좋지 않을 것은 자명한 것이고, 특히 검찰을 정권유지의 도구로 사용했던 전 정권에선 미운털이 단단히 박힌 임은정 검사를 규정에 따라 승진시킬 이유가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임은정 검사의 일갈 중 “우병우만 도려낸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검찰 고위직도 수사 대상이다”라는 쓴소리는 아직도 네티즌들 사이에 회자된다. 이처럼 검찰의 잘못된 관행에 대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으며 소신 발언을 했던 의정부지방검찰청 임은정 검사(43·사법연수원 30기)가 승진을 했다는 것은 아직 이땅에 정의가 살아있다는 반증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법무부에 따르면 10일 임은정 검사는 서울북부지검 부부장으로 승진했다. 임은정 검사는 지난 인사에서 2~3차례에 걸쳐 승진이 배제된 바 있다. 임은정 검사는 이렇게 검찰 내부에서 검찰의 잘못된 관행을 비판하며 쓴소리를 쏟아내다 “항명”이라는 지적까지 받았다.

임은정 검사는 올해 4월에 있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이 서울중앙지방법원 영장실질심사에서 기각되자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국정농단의 조력자인 우리 검찰의 자성을 촉구하며’라는 제목의 장문의 글을 남겼다.

임은정 검사는 이 글에서 임 검사는 “우병우 구속영장이 또 기각됐다는 뉴스를 자정 무렵 접했다. 우병우의 공범인 우리가 우리의 치부를 가린 채 우병우만을 도려낼 수 있을까”라며 “부실 수사를 초래한 검찰의 직무유기,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의혹, 수사 대상은 전·현직 법무부 장차관, 검찰총장 등 검사장급 이상의 고위직이다”라고 검찰과 법무부 수뇌부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임은정 검사가 네티즌들 사이에 이름을 알린 것은 지난 2007년 광주 인화학교 사건(일명 도가니 사건)의 공판검사를 맡으면서다. 임은정 검사는 해당 사건을 맡으며 성폭력 피해자들의 인권을 옹호하는 글을 올려 주목받으면서 ‘도가니 검사’로 알려졌다. 올해 1월 개봉한 영화 ‘더 킹’에서 안희연 검사 역의 실제 모델이 바로 임은정 검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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