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규 영원한 야구인 ‘기억’만 남겨

[코리아프레스 = 박귀성 기자] 프로야구 17년차 LG트윈스의 이병규 선수가 영원히 선수생활을 공식적으로 은퇴했다. 이병규 선수 영광의 눈물 뒤에는 이제 영원한 야구인으로 ‘기억’하게 됐다. 더이상 선수로서 활동을 접은 거다.

’적토마’ 이병규는 이제 ’한국 야구의 살아 있는 역사‘가 됐다. 이병규는 눈물로 야구 역사의 뒤안길로 떠났다. 이날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 앞서 열린 은퇴식에서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회한의 눈물을 흘렸다. 아울러 이날 이병규의 등번호 9번은 KBO리그 역대 13번째 영구결번이 됐다.

이병규는 지난 1997년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LG에 입단했고, 이병규는 다시 2007~2009년 일본 주니치 드래곤즈에 진출했던 시기를 제외하고 줄곧 LG 선수로 활약해왔다. 이병규 선수 생활 통산 1741경기에 출장해 타율 0.311(6571타수 2043안타), 161홈런, 992득점, 147도루의 성적을 남겼다. LG는 이날 이병규의 기록을 기념하기 위해 김용수(41번)에 이어 이병규의 등번호 9번을 영구결번했다.

이병규 은퇴식에 대해 야구팬들은 못내 아쉬운 마음이다. 특히 이병규 은퇴소식이 전해진 이날 팬들은 과거 이병규의 무용담을 이야기 하며 역사속으로 들어간 이병규를 그렸다. 이병규는 3년전 뺑소니 차량을 끝까지 쫓아가 잡은 일이 있다. 이병규는 당시 2군 구장으로 출근하는 길에 자전거 3대 치고 달아나는 차량을 800m 가량 추격해 뺑소니범을 잡았다.

피해자,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이병규에 대한 ‘감사의 글’을 남겼다. 이병규의 선행이 널리 알려진 계기다 됐다. 이병규가 음주 뺑소니범 잡은 이야기는 지난 2014년 7월 13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LG의 이병규는 당시 종아리 부상으로 2군에서 재활 중이었다. 이병규는 사건 당일 오전 8시20분께 경기 구리시 LG 2군 구장으로 출근 도중 43번 국도에서 자전거 3대를 치고 달아나던 차량을 추격해 자신의 차로 가로막고 뺑소니범을 경찰에 넘겼다. 이 사연은 피해자 중 1명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이병규에 대한 감사의 글을 올리면서 널리 알려졌다.

당시 강변북로 구리 방향 1차로를 달리던 이병규는 2차로에 있던 승용차가 3차로에 있던 동호인 자전거 2대를 치고 달아나는 모습을 목격하고, 해당 차량을 뒤쫓았다. 운전자 김모(25)씨는 차를 몰고 800여m를 달아나다가 또 다른 목격자의 프라이드 차량과 이병규의 차, 앞ㆍ뒤에 가로막혀 붙잡혔다. 이병규에게 붙잡힌 당시 뺑소니범 김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074%였다. 음주 후 졸음운전이었다.

이병규는 피해자의 부상 상태까지 확인하며 이병규가 자신의 차량에 태워 응급실로 데려다 주려고 했으나 피해자들이 극구 사양해 이병규는 사고 접수까지 해 준 뒤 구장으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피해자는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서 이병규 사건에 대해 “자전거는 완파 되고 갓길에서 겨우 정신을 차린 뒤 응급실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을 때 경찰 분들이 와서 차량을 잡고 도주를 막은 것이 ‘큰’ 이병규 선수였다고 알려줬다”면서 “LG 팬이기도 하고 가끔 야구장도 찾아가서 응원했는데 이렇게 도움을 받게 될지는 상상도 못 했다”며 이병규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병규는 부상자의 상태를 확인한 뒤, 자신의 차량에 태워 응급실에 데려다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부상이 심각하지는 않아 동호회 회원들이 직접 사고 후 처리를 하겠다고 해 이병규의 역할은 거기서 끝을 맺었다. 이병규는 곧바로 훈련장에 가 정해진 훈련 스케줄을 소화했다.

이병규로부터 뺑소니범을 넘겨받아 사고 조사를 맡은 구리경찰서 교통사고조사계 관계자는 당시 “뺑소니범이 음주를 한 후 졸음운전을 하다 사고를 냈다”면서 “일반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줘 범인을 검거할 수 있었다”고 이병규의 용감한 행동을 설명했다.

당시가 이병규는 시련의 세월이었다. 이병규는 왼쪽 종아리 통증으로 그해 5월 26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후 꾸준하게 재활을 하면서 후반기 1군 복귀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던 도중이었다. 사고를 낸 범인이 면허 정지에 해당하는 혈중 알코올 농도가 나온만큼, 자칫하면 추격 과정에서 위험할 수 있었던 이병규였지만 발생해서는 안될 사고를 목격하고 의협심을 발휘해 프로선수로서 모범이 될 수 있는 아름다운 미담 사례를 만들었다.

이병규는 당시에 대해 “큰 사고였다”면서 “일요일 오전이라 주변에 사람도 없어 순간적으로 그냥 지나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사고 순간을 떠올렸다. 이런 이병규는 은퇴하면서 “무관이지만 영광스럽다”면서 LG 이병규(43)가 선수로서 작별을 고했다. 이병규의 은퇴를 장식해주려는 LG 트윈스는 9일 잠실구장에서 이병규의 은퇴식과 영구결번식을 진행했다. 이병규 나이 43세면 체육계에선 환갑을 훨씬 넘긴 나이다. 이병규는 불굴의 의지가 지금까지 이병규를 마운드에 세웠다는 평가가 나오는 대목이다.

이병규는 이날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 팬사인회를 진행했고, 경기 전 마운드에서 시구에 나섰다. 시타는 도곡초등학교에서 야구를 하고 있는 이병규의 첫째 아들 이승민 군이 맡았다. 경기 후에는 영구결번 선언과 유니폼 반납, 이병규의 고별사와 세리머니 등 영구결번식이 열렸다. 이병규의 영구결번은 김용수에 이어 LG트윈스 야수 출신으로는 최초의 영구결번이다.

이병규에 대해 야구팬들은 ‘LG의 영원한 적토마’라는 호칭을 부여했다. 이병규 공식 은퇴식이 있는 이날 LG는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한화와의 홈 경기에서 7회초 3-2 강우콜드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 전 LG는 지난 시즌 종료 후 선수 생활을 마감한 이병규의 은퇴식을 열었고 경기가 끝난 후 영구결번식을 거행했다. 이병규는 이제 우리나라 야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됐다.

이병규가 9일 오후 은퇴식을 거행했다. 은퇴식에 앞서 이병규는 기자회견을 갖고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나눴다. 이병규는 ‘오랜만에 유니폼을 입은 소감’을 묻는 기자에게 “선수 때처럼 운동하고 팬 사인회에 나선 기분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은퇴식과 함께 영구결번식도 진행된다’는 말에 대해선 “영광스럽다. 프로야구 36년 역사에 전체를 통틀어 13번째 영구결번이다. 우승도 못했는데(웃음) 영광스럽다”면서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병규는 다시 ‘행사 전에 비가 오기도 했다’라고 말을 건네자 “걱정을 많이 했는데 비가 많이 안 와서 다행이다. 다른 날은 아니어도 오늘은 야구를 꼭 했으면 좋겠다”고 은퇴식날까지 이병규는 마운드에 서고 싶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다. 기자가 이병규에게 ‘현재 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이다’라고 묻자 “재밌다. 새로운 야구를 볼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욕 먹는 건 할 수 없는 것 같다. 처음이라 실수도 있다. 잘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해 이병규가 향후에도 야구 해설위원으로 진로를 계속할 것이라는 의지를 우회적으로 밝혔다.

이병규는 영구결번에 대해 ‘김용수 전 코치가 LG 1호 영구결번이 될 때는 선수로 뛰고 있었다’고 말하자 “개인적으로도 욕심이 있었다. 선배님의 모습을 보고 내가 LG의 영구결번 2호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런 목표가 있었다”고 말해 사실상 이병규의 영구결번이 희망사항이었음을 밝혔다.

이병규는 또한 ‘경기 전에 시구자로 마운드에 선다’고 묻자 “마운드에서 한번도 서본 적이 없다. 원래 첫째 아들(이승민 군)을 마운드에서 시구를 하게 하고 나는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타석에 서고 싶었는데 타석은 그래도 7000번 이상 들어갔으니까 오늘은 마운드에 올라가려고 한다”고 말해 이날 이병규가 피처 마운드에 오른 과정을 소개했다. 이병규는 향후 야구 지도자 공부를 하고 싶다고 했다. 이병규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저작권자 © 코리아프레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