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더 이상 굴욕 외교는 없다!”

[코리아프레스 = 박귀성 기자] 역대 대통령 가운데 방미 효과가 굴욕적이지 않았다는 문재인 대통령 방미 성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즉,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성과가 관심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이번 미국 방문은 예방 차원으로, 사실상 문재인 대통령이 커다란 거래 관계나 중요 현안 관련해서 미국을 방문한 것은 아니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일 백악관의 귀빈숙소인 ‘블레어 하우스 Blair House’에서 퇴실 방명록에 서명을 하면서 방미 일정과의 아쉬운 작별을 고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일 오전(현지 시각)에도 같은 장소인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블레어하우스에서 워싱턴 D.C. 주재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일정은 이제 귀국길만 남은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일 백악관의 귀빈숙소인 ‘블레어 하우스 Blair House’에서 퇴실 방명록에 서명을 하면서 방미 일정과의 아쉬운 작별을 고하고 있다. 사진 =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일 백악관의 귀빈숙소인 ‘블레어 하우스 Blair House’에서 퇴실 방명록에 서명을 하면서 방미 일정과의 아쉬운 작별을 고하고 있다. 사진 =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3박 5일의 방미 마지막 날인 1일(현지시간) 특파원·동포 간담회를 각각 갖고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이뤄낸 성과를 부각하고 그간 소회를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특히 미국 정부로부터 한국의 대북정책에 대해 적극적인 지지를 끌어냈다고 자평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방미 기간 머물렀던 백악관 영빈관인 ‘블레어 하우스’에서 워싱턴 특파원단 간담회를 열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우의가 더욱 돈독해졌다고 밝혔다. 한미간 소통이 좋아졌고, 대북관계나 한미FTA, 주한미군 주둔비 부담 등 한-미간 그간 우려했던 내용들에 대해 만족할만한 성과가 있었다는 거다. 그간 우리나라 지도자가 미국을 방문하면서 보여왔던 ‘굴욕 외교’와는 사뭇 다른 대목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언론 앞에서 ‘그레이트 케미스트리’(Great Chemistry·매우 호흡이 잘 맞는 관계)라는 표현과 ‘베리 베리 베리 굿’(very very very good)이라는 말도 했다”며 “대단히 환대와 대접을 받았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또한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오랜 기간 임기를 같이하게 되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뜻이 잘 맞았다”고 강조했다. 이는 방미 전 사드 배치 지연 등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불협화음을 낼 것이란 우려에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사드 배치에 있어서 대한민국의 민주적 절차를 강조하고 환경영향평가를 거쳐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은 확실한 성과였다.

단지 사드 배치 시간만을 끌겠다는 게 아니라 우리나라 법률에 따라 사드 배치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입장을 미국이 받아들인 것은 향후 하루 하루 급변하는 외교관계에서 시간을 충분히 갖고 판단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안보와 국방 현실에 맞춰 조절할 수 있는 기회를 획득했다는 의미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기자들이 한미 양국이 FTA 재협상에 들어갔거나 준비 중이라는 일각의 관측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을 땐 “합의 외 이야기”라며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즉,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FTA 재협상 의지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평소 판단하던 한미FTA에 대한 우리 입장을 충분히 주지시켰기 때문에 한미FTA에서 불필요한 마찰이나 재협상 논란에 휘말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지시간으로 지난 30일 “한국과 무역협정(한미FTA)을 재협상중”이라고 밝힌 것과 관련 청와대도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 모두발언을 통해 “(한미FTA는) 미국에게 힘든 협정이었는데 많이 달라질 것이고 양 국가에게 좋은 협정일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에 대해 청와대 장하성 정책실장은 브리핑을 통해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한미FTA 재협상에 합의했거나 재협상을 공식화했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장하성 실장은 이어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은 큰 규모의 무역적자와 특히 자동차, 철강 분야에서의 무역 불균형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하면서 일정한 조치를 취하거나 새로운 협상을 할 필요성을 제기했다”고 사실 관계를 전제하고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 FTA의 상호 호혜성을 강조하면서 양측 실무진이 한미 FTA 시행 이후에 효과를 공동으로 분석, 조사 평가할 것을 제의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정상회담 과정에서 ‘한미FTA 재협상’ 발언은 없었다”면서 “한미 공동성명에도 한미FTA에 대한 언급은 담기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결국 문재인 대통령이 판단하고 있는 한미FTA는 한미 동맹이나 우의를 훼손하지 않는 최상의 상생 협정이었음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충분히 인식시켰다는 거다.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악명높은 악수’와 관련한 얘기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문재인 대통령은 악수하기 전 “한국에서 (악수에) 관심이 많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말을 건넸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이 “악수를 이렇게 하면 이렇게 한다고 저렇게 하면 저렇게 한다고 말이 나와서 오히려 악수가 더 조심스럽다”고 했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방미 성과를 ‘굴욕 외교’에서 벗어난 성과를 보였지만, 부인 김정숙 여사도 지난 1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캐피탈 힐튼 호텔에서 열린 동포 간담회에서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 등 참석자들과 건배하는 등 외교 행보를 이어갔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 이어 이날 오후 D.C 캐피탈 힐튼 호텔에서 진행된 동포 오찬 및 간담회에선 미국 정부와 북핵·미사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욱 긴밀히 협력하기로 한 점을 특히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한반도 평화통일 환경 조성에서 대한민국의 주도적 역할과 남북대화 재개에 대한 지지를 확보한 것은 매우 중요한 성과”라고 자평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어 “미국 정부가 북핵 문제 해결에 최우선 순위를 두기로 한 것은 미국 외교정책의 커다란 변화”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저 사이에 형성된 신뢰를 바탕으로 북핵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고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대북 정책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적극적인 지지를 이끌어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도 공동언론발표에서 “한반도 평화 통일 환경을 조성하는 데 한국의 주도적 역할을 지지하고 남북 간 대화를 재개하려는 문재인 대통령의 열망을 지지했다”고 밝힌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1903년 1월 하와이 호놀룰루에 첫발을 내디딘 102명의 사탕수수 한인 노동자들과 한국전쟁 이후 미국에서 청소부와 세탁소에 일한 한인 등 동포들의 노고를 치하하며 “동포들의 불편을 덜어 드리겠다”고 공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재외국민보호법을 만들고 지원조직을 확대할 것”이라며 “재외공관을 재외공관답게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밖에 미국 정부로부터 이번에 돌려받기로 한 문정왕후어보와 현종어보를 언급하며 “안민석 의원과 시민단체, 재미 동포사회의 노력이 거둔 결실”이라고 치켜세웠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3박 5일간의 방미 일정을 모두 마치고,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정상 외교를 복원하고 대북 정책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확보하는 등의 성과를 거두고 오늘 저녁 늦게 서울에 도착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코리아프레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