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마지막에서 꽃피운 삶의 깨달음

[코리아프레스 = 조희선 기자]30-40대 젊은 암환자 엄마들의 간절한 기도가 시청자들을 울렸다.

“조금만 더, 아이가 좀 더 클 때까지만 시간을 주세요”
 
아이들을 위해 조금만 더 시간을 허락해 달라는 간절한 기도, 아이들이 있어 다행이고 감사하다는 생각,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 마음. 이들이 생의 마지막에서 꽃피운 삶의 깨달음은 감동과 여운을 더했다.
 
3부작의 ‘앎’은 22일 방송한 1부 ‘엄마의 자리’ 편에서 암 투병 중인 젊은 엄마들과 자녀들 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제작진은 암 환우 커뮤니티 ‘아름다운 동행’ 엄마들의 투병 일기를 바탕으로 이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특히 별도 나레이션 없이 출연자들의 멘트만으로 이어진 솔직한 고백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잔잔하게 울렸다.
 
모유수유 중 유방암을 발견한 김현정 씨에게는 어린 두 딸이 있다. 아직은 엄마의 돌봄이 필요한 딸들. 김현정 씨는 “딱 15년만 시간을 주세요”라고 간절하게 기도한다. 두 딸을 보며, 주어진 시간이 얼마인지는 모르겠지만 속으로는 ‘나을 수 있다’는 생각, ‘나는 아이들과 헤어지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면서 오늘도 아이들의 엄마로서 살아가고 있다.
 
언어치료사로 일하던 배남주 씨는 자궁경부암 4기를 진단 받고, 세상을 보는 눈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했다. 예전엔 나중을 바라보며 살았지만, 돌아오지 않는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나니, 아이들이나 남편보다 차라리 자신이 암에 걸린 게 낫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녀는 오늘도 소망한다. 딸들이 성장하는 걸 보게 해달라고, 그때까지만 조금만 더 살게 해달라고.
 
최은선 씨는 대장암 4기를 들었을 때, 아이들이 가장 먼저 생각났다고 한다. 친정어머니를 일찍 떠나 보냈기에, 자신이 떠나면 남겨질 딸이 가장 눈에 밟힌다는 그녀. 최은선 씨는 딸에게 든든한 쉼터가 되고 싶고, 조금 더 친정 엄마로 남아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엄마가 이겨내는 모습을 기억하고, 아이도 세상을 살아가며 있을 힘든 일을 이겨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임신 중 암을 발견한 안선미 씨는 배 속에 있는 아기를 위해 마음 놓고 울지도 못했다. 그렇게 태어난 아기를 보며 아픔도 잊은 채, 감사하고 또 감사했다. 그들을 지켜보는 사람들은 안타까워하지만, 안선미 씨는 아이들이 어려 엄마가 아픈 것을 모를 테니, 오히려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날 방송 말미에는 오은주 씨가 항암치료를 종료하며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모습과, 배남주 씨의 장례식 모습이 비춰졌다. 제작진은 항암제를 바꿔가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엄마 배남주 씨의 마지막을 전했다. 특히 이날 방송은 TV 앞 엄마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만들었고,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방송의 여운과 응원의 글들이 게재되며 뜨거운 감동을 전파했다.
 
23일 2부는 ‘서진아 엄마는’ 편, 3부는 국내 최초의 호스피스 병원에서 임종자의 마지막 시간을 동행한 4년간의 여정 ‘에디냐와 함께 한 4년’ 편을 각각 방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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