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시장 개설 '제2 전성기' 맞아 상인들 망연자실

[코리아프레스 = 조희선 기자]대구에서 가장 규모가 큰 전통시장인 서문시장에서 큰불이 났다.

30일 오전 2시 8분께 대구시 중구에 있는 서문시장에서 불이 나 소방당국이 진압하고 있다.
 
이 불로 4지구(연 면적 1만5386㎡) 지하 1층, 지상 4층짜리 건물 내 점포 839개 대부분을 태우고 슬래브로 된 건물도 일부 붕괴해 화재를 진화 중이던 소방관 2명이 다쳐 병원으로 후송됐다. 
 
서문시장은 5지구(3만4944㎡)에 모두 4087개의 점포가 밀집해 있다. 4지구는 1976년 3월 문을 열었으며 액세서리와 원단, 침구류, 한복 점포 등이 들어서 있다. 상가연합회 관계자는 “4지구 1층 부근에서 불이 벌겋게 올라오고 가스가 폭발해 ‘펑’하는 소리와 함께 인근에 있는 연합회 유리창이 깨졌다”고 말했다.
 
불이 나자 소방당국은 비상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헬기와 소방차 97대를 비롯, 인력 8700여 명을 동원해 진화작업에 나섰다. 그러나 건물이 노후화하고 가연성 원단 등의 열기로 내부 진입이 어려워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문시장은 최근 야시장 개설로 국내외 관광객이 몰려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이곳의 별칭은 영남권 '현장정치 1번지'다.
 
대선, 총선, 지방선거 등 각종 선거 때마다 정치인들이 몰려 영남권 민심을 잡기 위한 '구애전'을 벌인다.
 
시민이 운집하는 재래시장 특성상 민심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서문시장에선 그동안 크고 작은 화재가 빈번했다. 상인들은 이날 불이 나자 '11년 전 악몽'을 떠올렸다.
 
2005년 12월 29일 6개 지구 가운데 가장 큰 2지구에서 불이 나 건물이 전소했다. 이 불로 상인 1천여명이 삶의 터전을 잃었다. 600억여원의 재산피해도 났다.
 
당시 상가가 침구, 의류 등 가연성이 높은 품목을 취급하는 상점들로 구성돼 진화작업이 이틀째 이어지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2지구 건물 80∼90%가 소실돼 상가 건물은 철거됐다. 건물 신축을 거쳐 상인들은 6년 9개월 만에야 새 보금자리로 돌아올 수 있었다.
 
서문시장에서 화재가 가장 잦았던 것은 1960년대다.
 
1960년과 1961년, 1967년 잇따라 큰불이 났다. 1960년 6월 불로 1천800여개 상점이 잿더미로 변했다. 이듬해는 200여개 점포가 화마에 휩싸였다.
 
한국전쟁 때인 1952년 12월에도 큰불이 났다는 기록이 있다. 이 불로 시장 주변 지역까지 피해를 봤다.
 
한편, 서문시장은 78억원의 단체보험에 가입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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