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느닷없는 박근혜 양자회담 제의한 이유가?

[코리아프레스 = 박귀성 기자] 더민주 추미애 대표가 종일토록 온 나라를 흔들어 놨다. 추미애 대표의 이런 돌발행동은 두 번째다. 추미애 대표는 지난 14일 대통령과의 양자회담을 제안했다. 추미애 대표 자신이 직접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를 하겠다는 이유에서다. 추미애 대표의 이같은 망동은 국민의 신뢰와 야권 공조 약속에 대해 심각한 손상을 가져왔다.

추미애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을 독대하겠다고 나서자 심지어 일각에서는 추미애 대표가 문재인 전 대표 지지자들의 도움으로 당대표에 올랐기에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해 모종의 ‘보은’을 하려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의 눈초리마저 나오게 됐다.

추미애 대표의 양자회담 제안에 국민의당과 정의당은 “야권 공조에 크게 균열을 냈다”는 입장으로 논평을 내며 “100만 민중들의 촛불을 재로 만들어버린 꼴”이라고 비판했고, 민중총궐기를 이끌어낸 민주노총과 시민사회단체는 긴급 기자회견과 성명 등을 통해 추미애 대표를 맹렬히 비판하고 나섰다. 시민사회단체는 “추미애 대표가 양자회담을 하겠다고 나섰는데, 실컷 죽을 쑤어놨더니(100만 민중으로 대통령 하야 촉구), 죽 쑤어서 개 준 꼴이 됐다”고 분기탱천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오른쪽)이 지난 14일 안철수 전 대표와 나란히 앉아 비대위-의원 연석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도, 또 그것을 덜컥 받은 청와대도 똑같다”며 맹렬히 비판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오른쪽)이 지난 14일 안철수 전 대표와 나란히 앉아 비대위-의원 연석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도, 또 그것을 덜컥 받은 청와대도 똑같다”며 맹렬히 비판했다.

추미애 대표의 이런 망동에 대해 아직까지 명확한 이유가 나오지는 않았다. 여의도 정가에서는 “추미애 대표가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를 총리로 앉히기 위한 행보이고, 김종인 전 대표도 출국하려다 긴급히 외국행을 취소했다”는 등의 이런 저런 설들이 나오고 있지만 근거 없는 ‘찌라시 정보’에 불과할 뿐 신뢰할만한 근거는 없다.

추미애 대표의 양자 회담 제안에 의지 할 곳 하나 없게 된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그야말로 구세주를 만난셈이 됐을 것이다. 누구도 도와줄 이 하나 없는 현 정국에서 그야말로 천군만마를 얻는 게 아니고 무엇이랴. 추미애 대표의 제안에 청와대가 즉각 화답한 것만 봐도 청와대 입장으로서는 추미애 대표의 제안은 그야말로 모종의 돌파구를 모색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아닐 수 없었다. 결국 추미애 대표가 양자 회담 제안을 철회하면서 12시간의 해프닝으로 끝났고 청와대는 “언제든지 회담이 열리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뒷맛은 개운치 않아 보인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추미애 대표와 박근혜 대통령의 양자 회담이 성사됐을 당시 “우리와 전혀 상의 안 했다”면서 “제안한 추미애 대표나 박근혜 대통령이나 똑 같다”고 비판했다.

추미애 대표의 이날 갈팡질팡 행보는 추미애 대표의 리더십에 큰 상처를 남겼다. 추미애 대표의 소통도 문제가 됐다. 이날 오전 여의도 본청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가 열리기 전까지 추미애 대표가 영수회담을 제안했다는 소식을 알고 있던 당내 인사는 거의 없었다. 우상호 원내대표조차도 추미애 대표의 제안을 황당해하며 “13일 늦은 저녁에 전화로 연락을 받았다”고 할 정도였다. 시민사회단체는 “다음 민중총궐기 촛불집회부터는 더불어민주당 해체 운동도 병행할 것”이라는 맹렬한 비난까지 받았다. 이에 더 나아가 추미애 대표가 범한 가장 큰 과오는 국민의당과 정의당 등을 배제하면서 그간 주요 현안마다 함께 힘을 모았던 ‘야권 공조’에 대한 신뢰를 크게 손상하고, 야권 공조를 약화시켰다는 지적이다.

추미애 대표의 이런 돌발행동은 지난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선출된 후 곧바로 징후를 드러냈는데, 갑자기 전두환 전 대통령을 만나겠다고 나서면서 당을 발칵 뒤집어놨다. 당시 당내 일각에서는 “제 정신이냐?”는 반응까지 쏟아졌다.

당시 대표 경선에 출마했던 송영길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계정을 통해 “추미애 대표 전두환 예방 기사 설마... 사실 무근이기를”이라며 “대한민국 대법원이 판결한 헌정찬탈, 내란목적 살인범을 전직 대통령으로 인정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강력한 반대 의사를 전달했고, 특히 호남을 지역구도 둔 의원들은 광주학살의 원흉이었던 내란범인 전두환 전 대통령을 더민주 대표가 예방한다는 사실을 수용하기 어렵다며 발칵 뒤집혔다.

광주 서구을을 지역으로 하는 양향자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전두환 전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파렴치한 놈을 왜 만나느냐”며 추미애 대표의 행동을 강력히 비판하면서 “이런 상황에서 공식적으로 못 만나는 것 아니냐”라고 따끔히 일갈했다.

이처럼 논란이 일자 추미애 대표는 전두환 전 대통령과의 만남을 취소했다. 이번 박근혜 대통령과의 양자 회담을 취소한 것과 판박이인 셈이다. 추미애 대표는 이번에도 당시에도 “더민주 대표로서”라고 면담 제안의 이유를 설명했다. 과연 당내 의견과 민심을 전혀 읽지 못하는 이런 추미애 대표의 돌발행동이 수권야당의 대표로서 해야할 행보인지 국민들의 재고가 필요한 대목으로 보인다. 아무런 결과를 낳지 못하고 두 번씩이나 대표로서의 자질 검증까지 받는 웃지 못할 돌발행동이 추미애 대표에게는 커다란 상처로 남고 국민들에게는 ‘불신’의 싹만 키운 꼴이 됐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오른쪽)이 지난 14일 안철수 전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도, 또 그것을 덜컥 받은 청와대도 똑같다”며 맹렬히 비판했다.

저작권자 © 코리아프레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