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대역 논란, 국민들이 검찰 등 정부를 신뢰 못하는 결과

[코리아프레스 = 박귀성 기자] 박근혜 대통령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구속영장이 발부되기 전에 서울구치소에서 검찰청으로 수사를 받으러 나오는 장면을 두고 이른바 ‘최순실 대역’ 의혹이 온라인 상에 확산되기 시작했다.

최순실 대역 루머라고 소개한 한 언론사는 최순실 대역 의혹이라고 하지 않고, ‘루머’라고 치부했다. 하지만, 최순실 대역 논란을 주장하는 네티즌들은 관련 사진을 비교 분석하는 등 박근혜 정부의 ‘조작 논란’을 적지 않게 제기하고 있다.

박근혜 정권의 ‘비선 실세’로 국정에 개입하고 국가 기밀급 문서를 검토하며, 대기업에게 수십억원의 재단 출연금을 걷었다는 의혹의 중심에 선 최순실 씨에 대한 ‘대역 음모론’이 인터넷과 SNS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최순실 대역 음모론이 온라인 상에서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네티즌들이 의혹을 제기하며 첨부한 최순실 모습이 담긴 사진을 비교하고 있다.
최순실 대역 음모론이 온라인 상에서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네티즌들이 의혹을 제기하며 첨부한 최순실 모습이 담긴 사진을 비교하고 있다.

최순실 대역 논란은 지난 1일부터 이미 구속돼 구치소에 있다는 최순실씨가 검찰 수사를 받기 위해 구치소에서 검찰청에 나오는 모습과 지난 30일 영국에서 급거 귀국한 후 검찰의 묵인 하에 서울 시내 한 특급호텔에서 31시간동안 머물며 변호사를 별도로 만나는 등의 시간을 갖은 최순실씨가 이튿날 검찰에 출두하는 모습을 네티즌들이 비교분석한 끝에 최순실 대역 음모론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박근혜 정부에서 ‘조작론’이나 ‘대역론’은 비단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4년 세월호침몰 참사 당시에도 박근혜 대통령이 경기도 안산시 소재 추모식장을 찾았을 때에서 ‘유가족’이라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유가족을 위로하는 장면을 청와대 기자단이 배포한 사진에 있는 ‘유가족 대역?’을 한 60대 정도의 여성이 사실은 관제집회에 자주 등장하는 여성이라면서 ‘대역’ 논란에 불을 지폈다.

국정원에 의해 간첩으로 몰려 이른바 ‘간첩 조작’ 사건의 주인공 유오성씨의 경우는 박근혜 정부가 저지른 ‘조작’ 사건 가운데 하나로, 국정원의 대선 불법 개입 댓글사건에 이어 국정원이 유오성씨를 간첩으로 몰기 위해 문서 등을 조작하다 들통나는 바람에 국정원 명예와 신뢰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기도 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 확산되고 있는 최순실 대역 의혹은 “검찰 조사를 받고 나온 최순실씨는 진짜 본인이 아니라 대역”이라는 내용이다. 실제로 이와 같은 주장을 펴는 네티즌들은 최순실씨의 인상착의와 머리카락, 손등의 주름살 등을 정교하게 비교하면서 자신의 ‘최순실 대역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다.

즉, 최순실 대역 음모론은 최순실씨가 귀국해 지난 30일 처음으로 검찰 조사를 받던 때와, 이튿날 검찰 조사를 마치고 구치소를 향할 때 얼굴이 너무 다르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2일 오후 5시46분께 인터넷 게시판 ‘네이트판’엔 ‘최순실X 대역씀’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글은 “최순실이 대역까지 쓴 건 다들 모르는 것 같아서 써봤다”고 이날 글을 쓰게 된 취지를 설명하면서 최순실의 사진 몇 장을 비교하며 대역을 썼다고 주장했다.

글쓴이는 이날 글을 통해 “대역이 아닐 가능성이 1%”라며 “뻬박(빼도 박도 못함) 대역”이라고 주장했다.

글쓴이는 2가지 측면에서 최순실 대역 음모론을 펼치면서 최순실이 검찰 소환 조사를 받으러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한 지난달 31일 오후 3시에 찍힌 사진과 2일 새벽 검찰 조사를 마치고 다시 구치소를 향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을 비교하는데, 지난 31일 찍은 사진에 대해 “오른쪽 머리에 탈모가 심하고 쌍꺼풀이 쭈글쭈글하고 주름도 많다”고 설명했다. 반면 2일 찍힌 사진은 “탈모인 것처럼 보이려고 여경이 머리를 누르고 있고 실핀을 많이 꽂고 머리도 묶었다”며 “쌍꺼풀 라인도 한 개로 뚜렷해졌고 처진 주름살도 올라갔다”고 조목조목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는 이어 “이미 얼굴이 다 팔렸는데 굳이 안경과 마스크를 끼는 이유는 뭐냐”며 자신의 최순실 대역 음모론에 부연했다. 한 네티즌은 최순실 대역 음모론에 동조하면서 세계일보가 독일에서 최순실을 인터뷰할 당시 찍은 사진을 근거로 당시엔 눈썹이 짙었지만, 2일 사진엔 눈썹이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최순실 대역 음모론은 “국밥 한 그릇을 다 비웠다는 것은 최순실이 ‘국밥’을 암호처럼 사용해 명령을 내린 것”이라는 내용의 ‘국밥 암호설’에 이어 또 다른 음모론이 회자되고 있는 것인데, 이런 최순실 대역 음모론을 네티즌들은 자신의 페이스북과 인터넷, SNS 등에 마구 퍼나르며 확산시킴으로써, 최순실 음모론은 어느덧 삼인성호 (三人成虎: 세 사람이 호랑이를 이야기하면 실제로 호랑이가 만들어진다)가 되어버린 모양새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최순실 음모론에 동조하지 않고 다소 논리적으로 반박 하는 모습도 보여, 최순실 음모론은 어느새 인터넷 상에선 갑론을박의 화제가 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최순실 대역 음모의 핵심은 진짜 대역이냐 아니냐, 라기보다는 모두들 ‘최순실과 이 정권의 검찰이라면 정말 바꿔치기 했을 수도 있겠다..’라고 왠지 수긍하게 되는 근본적인 불신인 것 같다. 먼 훗날 대역이 맞았다고 밝혀져도 놀라지 않을 것 같다”는 쓴소리를 내놓기도 했는데, 이는 이미 국민들 마음속에 깊이 뿌리를 내린 검찰에 대한 불신에 기인한 쓴소리로 해석된다.

실제로, 일부 네티즌들은 “‘최순실 31시간 은행창구서 돈 빼갔다’라는 언론보도를 링크하고, 31시간을 준 이유가 있군요. 돈찾고 서류폐기하고 진술 맞추고. 대역 의혹까지 있으니 아마도 대역알선하고 도피처를 알아봤을 듯. 독일검찰의 추적을 피할 겸 증거인멸도 할 겸 온(입국) 듯”이라고 사실에 빗댄 논리로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같은 글을 보고 분개한 또다른 네티즌은 “최순실 대역 의혹, 이것도 최순실 대역 괴담이라고 치부할테냐?”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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