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프레스 = 조희선 기자] 여자프로농구의 전설 이미선(전 삼성생명)이 정든 코트를 떠났다.

이미선은 29일 용인체육관에서 2016-2017 삼성생명 여자프로농구 삼성생명과 우리은행과의 개막전을 앞두고 은퇴식 및 영구 결번식(5번)을 가졌다. 이미선은 19년간 삼성생명만 유니폼을 입었던 원클럽 우먼이었다.
 
정규시즌 총 502경기를 뛰며 평균 10.8득점 5.1리바운드 4.5어시스트 2.2스틸을 기록한 이미선은 여자프로농구를 대표하는 가드였다. 광주 중앙초등학교에서 농구를 시작한 이미선은 광주 수피아여자중학교, 수피아여자고등학교를 거쳐 1997년 삼성생명에 입단했다.
 
이미선은 통산 2264 어시스트(평균 4.51개)로 김지윤(2733개, 평균 5.81)에 이어 역대 2위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아울러 스틸에서 이미선은 통산 1107개(평균 2.21개)로 유일하게 1000개를 돌파하며 독보적 1위에 올라있다. 기록으로만 봐도 이미선이 왜 최고의 가드인지 확인할 수 있는 대목.
 
국가대표팀에서도 돋보였다. 이미선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서 금메달을 따내 소원풀이를 했다. 당장 이미선의 은퇴로 한국농구는 계보를 이을 포인트가드가 없다는 평가다. 
 
유니폼을 벗은 이미선은 깔끔한 검은색 정장차림으로 코트에 섰다. 구두는 신지 않은 맨발 차림이었다. 이미선은 “은퇴식이니까 예쁘게 보이고 싶어 화장도 하고 힐도 신었다. 그래도 코트 위에서는 운동화를 신는 게 예의라고 생각했다”고 밝혀 감동을 자아냈다.  
 
후배 강계리는 이미선에게 농구화를 선물했다. 이미선에게는 그 어느 트로피보다 의미가 깊은 선물이었다. 이미선의 눈에도 눈물이 그렁그렁 고였다. 삼성생명 구단에서도 기념 트로피, 이미선이 마지막 경기서 플레이 한 농구공, 영구결번 기념 액자 등을 증정했다. 
 
이미선은 “은퇴했지만 너무 오랫동안 팀에 있었다. 체육관에 자주 갔다. 감독님도 자주 뵙고 숙소 밥도 먹었다. 염치가 없지만 그게 편했다”며 농담을 했다. 이어 이미선은 “코트에 있을 때 더 신나고 힘이 났다. 그래서 힘든 운동을 참을 수 있었다”며 끝내 눈물을 보였다. 
 
이미선의 모친은 “미선아 너무 고생 많았다. 그 동안 너무 고생시켜서 미안하다. 사랑한다”며 그녀를 품에 안았다. 이미선의 시어머니 등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미선은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이미선은 “그 동안의 사랑에 감사드린다. 빨리 코트로 돌아오고 싶다”며 지도자로서 돌아올 것을 약속했다. 한국프로농구가 낳은 최고의 가드는 그렇게 코트와 이별을 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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