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슬픈 북극곰이라 불리는 ‘피자’ 위해 전세계 100만명이 서명에 동참했다.

연합뉴스 TV 속 북극곰 '피자'의 모습 캡처본
연합뉴스 TV 속 북극곰 '피자'의 모습 캡처본
[코리아프레스 = 김소민 기자]  지난 7월, 중국 한 쇼핑몰 내 아쿠아리움에 전시된 북극곰 ‘피자’가 바닥에 힘없이 누워 눈을 깜박이고 입을 달싹이는 것 이외의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돼 전세계 누리꾼들 안타깝게 만들었다. 빛도 공기도 부족한 곳에서 수천 명의 관람객들이 두드리는 소리와 사진 촬영에 시달리며 힘없이 지내는 모습에 사람들은 '세상에서 가장 슬픈 북극곰'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아쿠아리움에는 북극곰 2마리와 흰 돌고래 6마리, 바다코끼리 5마리, 북극 늑대 2마리, 여우 등이 유리 벽이 설치된 우리에 전시돼 있다.

논란이 일자 피자는 영국의 한 야생 공원에 옮겨질 계획이었지만 쇼핑몰 측과 합의가 깨지면서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게 됐다.

25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동물 보호 단체인 애니멀스 아시아(Animals Asia)가 제기한 온라인 청원에 1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서명을 했다. 해당 청원엔 '피자'를 포함해 500여 종의 동물을 가둔 중국 광저우(廣州) 그랜드뷰 쇼핑센터를 폐쇄하자는 내용이 담겨 있다.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Humane Society International·HSI)은 "북극곰 같은 야생동물에겐 정신적, 신체적 건강 유지를 위해 넓은 자연 서식지가 필요하다"며 "피자는 현재 숨을 곳 하나 없는 곳에서 스스로 하루하루를 견뎌내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HSI의 또 다른 관계자는 "피자가 머리를 흔들거나, 반복적으로 발을 구르는 행동을 하고 있는데, 좌절과 적절치 못한 환경이 유발하는 전형적인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어떠한 조치도 취해지지 않는다면 정신건강은 점점 더 쇠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극곰의 처우가 세계적으로 관심을 모으자 중국 언론도 관련 보도를 쏟아냈다.

중국의 50여 개 동물인권단체도 주샤오단(朱小丹) 광둥성장에 보낸 공개 서한에서 "쇼핑몰은 법과 도덕적 원칙 모두를 위반하고 있다"며 "이러한 행위는 중국의 수치"라고 주장했다.

중국 신문망은 지난달 23일 “광저우의 유일한 북극곰이 동물 복지에 대한 관심이 일으켰다”면서 북극곰의 독립적 생활공간이 필요하고 태양광에 가까운 조명이 설치돼야 한다는 애니멀스 아시아의 조언을 소개했다. 또 관람객들이 유리벽을 치거나 플래시를 이용해 터뜨리는 것도 동물 건강에 해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쇼핑몰 측은 여전히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랜드뷰 쇼핑몰은 이날 뉴욕타임스에 "피자는 매우 건강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과학 교육과 연구, 생물 다양성 보호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며 "이러한 활동들이 동물 복지와 전혀 관련 없다고 생각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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