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떠났다"…푸미폰 국왕 떠난 태국 '정국불안' 우려

[코리아프레스 = 김지윤 기자] 세계에서 가장 오래 재위(70년)한 푸미폰 아둔야뎃(88·사진) 태국 국왕이 13일 서거했다. 세계 최장 재위 기록으로 잘 알려진 푸미폰 아둔야뎃 태국 국왕이 13일(현지시간) 서거했다고 왕실 사무국이 밝혔다. 향년으로 88세이다. 그는 입헌군주로 실권을 쥔 통치자는 아니었지만 수차례 정치적 격변 속에서 중재자로 나서 나라를 안정시키고 가난한 이들을 위해 헌신한 태국 국민의 아버지였다. 그의 서거 소식에 태국 전체가 통곡의 바다로 바뀌었다.

푸미폰 국왕은 1946년 6월 9일부터 이날까지 70년 126일간 왕위를 유지하면서 세계 최장 재위를 기록했다.
 
푸미폰 태국 국왕은 생전 검소하고 근면한 모습으로 국민들의 존경과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인물이다. 특히 쿠데타 등으로 불안한 현지 정세 속에서도 사회의 중심 역할을 톡톡히 해 낸 인물로 알려져 있다.
 
한국과의 인연도 깊다. 푸미폰 태국 국왕은 한국전쟁 당시 두 번째로 파병을 결심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왕실 사무국은 이날 성명을 통해 “폐하께서 오늘 오후 3시 52분 시리라즈 병원에서 영면했다”고 밝혔다.
70년 왕좌 ‘세계 최장 재위’ 푸미폰 태국 국왕 서거, 세계 최장 재위 기록을 가진 푸미폰 아둔야뎃 태국 국왕이 13일(현지시간) 서거했다고 왕실 사무국이 밝혔다. 향년 88세이다.
70년 왕좌 ‘세계 최장 재위’ 푸미폰 태국 국왕 서거, 세계 최장 재위 기록을 가진 푸미폰 아둔야뎃 태국 국왕이 13일(현지시간) 서거했다고 왕실 사무국이 밝혔다. 향년 88세이다.

푸미폰 국왕은 1946년 6월 9일부터 이날까지 70년 126일간 왕위를 유지해오며,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지난 2009년부터 고열과 저혈압, 심장 박동수 증가 등 증세로 여러 차례 병원 신세를 지면서 건강 이상설을 낳았다.

푸미폰 국왕은 지난 1월 병원에서 치료 도중 휠체어를 탄 채 왕궁을 둘러보는 모습이 포착된 이후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왕실 사무국은 지난 9일 혈액투석 및 과도하게 분비되는 척수액을 빼내기 위한 삽관 교체 후 국왕의 건강상태가 ‘불안정’(unstable)하다고 밝혀 우려를 낳았다. AP통신에 따르면 태국 왕실 사무국은 국왕이 이날 오후 3시52분 수도 방콕의 시리라즈 병원에서 평화롭게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푸미폰 국왕은 2009년부터 건강이 나빠져 자주 병원 치료를 받았고 공개석상에 나오는 일도 급격히 줄었다. 지난해 담낭 제거 수술을 받았고 지난달에는 폐에 물이 차고 신장 기능이 약해졌다. 지난 8일에는 인공호흡기를 부착했고 왕실 사무국이 국왕의 상태가 불안정하다고 밝혔다.

쁘라윳 찬 오차 태국 총리는 1년간 애도 기간을 가질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 왕위 승계와 관련해 “국왕이 1972년 후계자를 지명했음을 국가입법회의에 통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푸미폰 국왕은 장남 와치라롱껀(64)을 왕세자이자 후계자로 지명했다. 
많은 시민들이 시리라즈 병원으로 몰려가 눈물을 흘리며 국왕의 죽음을 애도했다. 장례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 같은 소식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미국 국민을 대표해 왕실에 대도의 뜻을 전한다"라고 조의를 표했고,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는 "평생 나라를 위해 헌신하셨다"라고 밝혔다.

전 세계인의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실권은 없어도 국가에 큰 영향을 미쳤던 그에 반해 차기 왕실은 위상부터 흔들릴 위기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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