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배선이 원인…일가족 3명 사망

[코리아프레스 = 김지윤 기자] 쌍문동 아파트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24일 새벽 일가족 3명 등 총 20명의 사상자를 낸 서울 도봉구 쌍문동 아파트 화재 원인이 배선에서 일어난 전기적 요인으로 파악됐다.  

이날 오전 서울 도봉경찰서는 서울경찰청 화재감시팀, 도봉소방서 등과 함께 1차 현장 감식을 벌인 결과 배선에서 일어난 전기적 요인으로 불이 시작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거실의 텔레비전 장식장 뒤편 배선에 열이 나서 전선이 끊어진 단락흔 현상이 발견됐다. 불도 거실에서 방으로 번진 것으로 추정된다"며 "방화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서울 서교동 화재현장에서 이웃들의 목숨을 구한 '초인종 의인' 고 안치범씨의 희생정신이 화제가 된 데 이어 24일 쌍문동 아파트 화재 때도 대피하면서 문을 두드려 이웃을 깨운 '의인'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과 아파트 주민들에 따르면 이날 화재가 발생한 쌍문동 아파트 13층 집의 바로 아랫집에 거주하는 김경태씨는 새벽 4시가 조금 넘은 시간 윗집에서 쿵쾅거리는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깼다.

'부부싸움을 하는 건가' 생각했던 김씨는 순간 매캐한 냄새를 맡으며 '이상하다' 생각했고, 그 순간 "사람 살려!"라는 다급한 외침을 듣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계단을 통해 윗층으로 올라간 김씨는 아연실색했다. 윗집 큰아들 이모(21·입원)씨가 12층에서 소방 호스를 끌어다가 현관문 안쪽으로 물을 쏴대고 있었다.

김씨는 "현관문 안쪽을 들여다보니 이미 환했어요. 불이 다 번진 거예요"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김씨는 이씨에게 "빨리 피신하자. 목숨이 위험하다. 나가야 한다"고 설득했으나 이씨는 부친 이모(45·사망)씨와 어린 두 여동생 이모(16·사망)양, 이모(14·사망)양이 아직 갇혀 있는 집 안쪽으로 계속 물을 쏘기만 했다고 한다.

문득 아랫층에 있는 자신의 가족과 다른 이웃들이 생각난 김씨는 우선 가족들에게 불이 났음을 알린 다음 침착하게 수건에 물을 적셔 건네주고 아내와 자녀를 1층으로 대피시켰다.

그리고 김씨는 12층 맞은편 집부터 한층 한층 내려가면서 1층까지 모든 현관문을 세게 두들기며 "불이야, 불! 불!"이라고 소리를 질러 불이 났음을 알렸다.
쌍문동 아파트 화재는 약 1시간9분만에 진화됐으나 일가족 5명 중 부친과 딸 2명 등 3명이 숨졌다. 큰아들과 어머니 등 2명은 부상을 당했다. 이밖에 15명의 이웃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거나 이미 퇴원한 상태다. 
 

저작권자 © 코리아프레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