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칠곡 보도에 청와대 국방부 엇박자, 지역 주민들은 ‘발칵!’

[코리아프레스 = 박귀성 기자] 사드가 칠곡에 배치될 가능성을 언론이 보도하자 대구 시민들이 “사드를 칠곡에? 신공항 백지화 하고 대신 사드를 준다고?”라며 펄쩍 뛰었다. 아울러 사드 칠곡 배치 소식에 대해 청와대와 국방부가 엇박자를 내고 있다.

5일 오전 한 언론매체는 보도를 통해 “한미 공동실무단이 주한미군의 경북 칠곡 일대를 THAAD(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위한 최적지로 결론 내렸다”는 내용의 기사를 내보냈다.

하지만,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사드 칠곡’ 관련 질문에 대해 “국방부에서 설명이 있을 것”"이라고만 밝히며, ‘미국의 사드 등 미사일방어(MD) 정책 담당자인 프랭크 로즈 국무부 군축담당 차관보가 2일부터 한국에 머물며 청와대 외교안보라인 관계자 등을 만나고 있다’는 해당 매체의 보도에 대해서도 “만나진 않은 것으로 안다. 만날 계획도 없다고 한다”고 잘라 말했다.

사드가 칠곡에 배칠될 가능성이 있다고 알려진 가운데, 5일 대구 칠곡 주민들이 강력하게 반발했다.
사드가 칠곡에 배칠될 가능성이 있다고 알려진 가운데, 5일 대구 칠곡 주민들이 강력하게 반발했다.

해당 매체가 전하는 바에 따르면, 사드 배치 문제를 논의 중인 한미 공동실무단이 군사적 효용성과 배치 지역 인구, 용지 조성비용, 주한미군 접근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칠곡을 사드 배치 최적지로 결론 냈다. 군사분계선(MDL)과 상대적으로 가까운 경기 평택과 충북 음성, 강원 원주 등은 북한이 다량으로 보유한 스커드 미사일이나 장사정포의 사정거리 내에 위치해 있어 유사시 무용지물이 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국방부의 대답 역시 문제가 있다. ‘한미 공동실무단이 주한미군의 경북 칠곡 일대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위한 최적지로 결론 내렸다’는 보도에 대해 “결정된 바 없다”고 부인한 것이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을 통해 “(사드 칠곡 배치와 관련) 공동실무단의 (협의) 결과를 토대로 한·미 동맹 차원에서 결정하게 될 것”이라면서 “배치 시기, 지역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보도내용을 부인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한 야당 위원은 “현재 여러 경로를 통해 ‘사드 칠곡’ 문제에 대해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면서 “아직 이렇다 할 결과는 없다. 이렇게 중대한 사안이 있는데, 국회에는 알리지도 않고 ‘깜깜이’로 사드를 칠곡에 배치하는 논의가 진행 중이라는 게 사실이라면 정부가 국가 안보 분야에 있어 국회를 완전히 무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사드가 칠고에 배치될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이 보도되자 대구 칠곡의 민심은 곧바로 달아올랐다. 대구경북 지역의 시민단체들은 지난 2월에도 ‘사드 칠곡 배치’ 가능성에 대해 “사드 배치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는 당시 언론보도가 나가자 즉각 반발하고 “경상북도는 칠곡군 사드배치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히라”고 반발했다.

당시 대구민중과함께, 615대경본부,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대구경북진보연대, 대구평통사, 대구참여연대는 지난 2월18일 경북 칠곡군청 앞에서 사드 배치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사드 칠곡 배치는 절대 안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이들 단체의 한 인사는 5일 오후 본지 기자와의 통화에서 “대구 칠곡 지역의 안보 위협과 경제적 타격, 아울러 주민 건강과 환경 피해 등을 고려했는지 의문이 든다”면서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사드 배치 반대 입장을 밝히지 않아 사드 칠곡 배치에 대한 가능성에 대해 지역주민들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주한미군의 협상으로 사드를 칠곡에 배치하겠다면, 우선 안보적 측면에서 보면 남한 방어용이 아니라 중국 견제용이 될 것”이라면서 “주한-주일 미군을 포함한 미국과 일본을 위해 우리 한국의 평화와 안보를 희생해야 한다는 점에서 사드 칠곡 배치는 우리 안보와 국익에 반한다”고 격분했다.

그는 끝으로 “박근혜 대통령은 대구 지역 출신이면서도 경북 주민들이 해달라는 신공항 건설은 백지화하고, 대신 사드를 주겠다고 하는 것”이라면서 “이는 지역 정서를 전혀 모르고 진행하는 일로, 말린 사드 칠곡 배치가 사실이라면 영남인들의 거센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저작권자 © 코리아프레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