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하네스버그 발레단의 '신데렐라' 주연 맡아아름답고 우아한 연기에 관객 박수·환호"똑똑한 발레리나가 되는 게 꿈"

남아공서 신데렐라 열연한 발레리나 원진호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민철 특파원 =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발레극 '신데렐라' 주역을 맡아 아름답고 우아한 연기를 선보인 발레리나 원진호(21). 사진은 지난 27일 밤 요하네스버그 발레단과 함께 한 신데델라 공연 후 요하네스버그 극장 분장실에서 포즈를 취한 모습. 2013.9.29    minchol@yna.co.kr
남아공서 신데렐라 열연한 발레리나 원진호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민철 특파원 =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발레극 '신데렐라' 주역을 맡아 아름답고 우아한 연기를 선보인 발레리나 원진호(21). 사진은 지난 27일 밤 요하네스버그 발레단과 함께 한 신데델라 공연 후 요하네스버그 극장 분장실에서 포즈를 취한 모습. 2013.9.29 minchol@yna.co.kr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민철 특파원 = 한국의 젊은 발레리나 원진호(21)씨가 남아프리카공화국 발레계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지난 27일 밤(현지시간) 요하네스버그 극장을 가득 메운 관객은 신데렐라 역을 맡아 열연한 원진호에게 아낌없는 박수갈채와 환호를 보냈다.

원진호는 남아공의 최고 발레극단인 요하네스버그 발레단이 봄시즌을 맞아 9월에 새롭게 올린 '신데렐라' 중 주연인 신데렐라를 맡았다. 지난해 케이프타운에서 열린 국제 발레 콩쿠르에서 2관왕을 차지한 것이 인연이 돼 요하네스버그 발레단의 초청을 받은 것.

그녀는 이날 공연을 비롯해 세 차례 요하네스버그 무대에 올라 아름답고 우아한 연기를 선보여 여러 차례의 커튼콜을 받는 등 현지 관객의 눈과 마음을 빼앗았다.

요하네스버그 발레단의 더크 바덴호스트 최고경영자는 "무척 우아하고 아름다운 연기였다"며 "남아공의 젊은이들이 그녀의 연기를 보고 배우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 발레계 차세대 주역 중 한명으로 손꼽히는 그녀를 지난 19일과 27일 만나 대화를 나눴다.

그녀는 먼저 이번 공연에 대한 소감을 묻자 "타지에서 하는 첫 주연이니만큼 다른 무용수보다 더 신경이 쓰였다"며 특히 27일 공연에서는 2인무 상대역으로 왕자를 맡은 무용수가 갑자기 바뀌었지만 "다들 훌륭한 무용수여서 잘 마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주역은 전체 공연을 이끌어가는 힘이 있는 만큼 자신의 기량을 아낌없이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관객들이 공연을 보고 '이 친구는 참 깔끔하고 선이 아름다운 무용수구나'라는 생각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특히 낯선 남아공에서 자신의 이름이 걸린 발레극에 과연 관객이 많이 몰릴지 걱정했지만 객석이 가득차고 박수도 많이 받아 뿌듯했다며 활짝 웃었다.

평소 한국 발레계를 이끌 차세대 주역이라는 평판이 따라붙는 데 대해 "아직은 그런 타이틀이 너무 부담스럽다"면서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답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실기과 4학년으로 내년 초 졸업할 예정인 그녀는 향후 계획에 대해 국내 또는 해외 극단에 입단하고 싶다면서 "열심히 실기를 파고드는 사람이기보다는 생각도 많이 하는 똑똑한 발레리나가 되는 게 꿈"이라고 했다.

그녀는 발레리나가 공연에 앞서 자신이 맡은 역의 내면적인 세계를 많이 연구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예컨대 이번 신데렐라 공연에서도 계모와 심술궂은 두 언니의 괴롭힘 속에서 '무서워하고 공포감에 떠는' 신데렐라이지만 희망을 잃지 않는 어린 소녀의 순수함을 간직하는 한편 나중에 왕자와 만나 춤을 추는 장면에서는 아름다움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연 후 가진 팬사인회에서 한 관객이 "너는 태생이 신데렐라였던 것 같다. 너무 예뻤다"라는 말을 해 매우 감동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한편 그녀는 공연을 위해 지난 8월 초순부터 요하네스버그에 머무는 동안 남아공 사람들이 친근하고 친절하게 대해줬다며 기회가 있으면 공연이 아니라도 다시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녀는 극단의 주선으로 요하네스버그 로즈뱅크 지역에서 홈스테이를 하는데 집 앞에 푸른 들판이 있어 이를 바라보며 많은 생각을 하면서 '힐링'이 됐던 것 같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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