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정책 공조와 함께 `중국 견인'에도 주력 재확인

 

한·미 외교장관  악수     (서울=연합뉴스)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27일(현지시간) 저녁 뉴욕 맨해튼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열린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양국 장관은 북한 비핵화의 진전을 위해 한미 양국이 공조를 강화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북한이 핵개발을 중단하고 국제사회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2013.9.28    >   photo@yna.co.kr
한·미 외교장관 악수 (서울=연합뉴스)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27일(현지시간) 저녁 뉴욕 맨해튼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열린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양국 장관은 북한 비핵화의 진전을 위해 한미 양국이 공조를 강화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북한이 핵개발을 중단하고 국제사회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2013.9.28 > photo@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이우탁 특파원 = 제68차 유엔총회가 진행중인 미국 뉴욕에서 27일(현지시간) 열린 한미 외교장관회담의 최대 의제는 북한의 비핵화였다.

특히 윤병세 외교장관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한목소리로 북한을 향해 "국제사회의 지원을 바라면서 동시에 핵개발을 해서는 안된다"는 메시지를 날렸다.

이는 상당한 시의성이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시리아 정권이 화학무기 사용논란 속에 결국 국제사회의 통제하에 화학무기 폐기방안을 수용하고 빠른 시일내 이를 실천하기로 했고, 북한과 함께 핵개발 의혹을 받는 이란도 서방과 핵협상을 본격 전개하기로 한 상황에서 북한도 현명한 선택을 하라는 압박이라는 것이다.

최근 미국 내에서는 이른바 '불량국가'로 불려온 시리아와 이란과 적극적인 외교를 전개하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 대해 "그렇다면 북한은 어찌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많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들은 북한이 먼저 '진정성 있는 행동'을 해야 대화를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대니얼 러셀 신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는 외교장관 회담이 열리는 비슷한 시간에 뉴욕 외신기자클럽에서 가진 회견에서 "북한의 지속적인 핵무기 개발 위협은 미국의 외교적 대응노력의 주요한 부분이며 중요한 우선순위를 갖는다"고 강조하고 "이 같은 노력의 초점은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평화적인 비핵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이제 환상에서 깨어나 국제적 의무를 준수하고 2005년 9.19 공동성명을 포함해 과거 약속한 합의를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북한이 6자회담을 무조건 재개하자는 대화공세를 강화하고 있고, 의장국인 중국이 이에 동조하는 상황에서 국면의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북한의 '행동'을 조건으로 내건 것임을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앞으로 어떤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 미국은 물론 한국의 대응 방향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입국허용이나 핵·미사일 실험 모라토리엄(유예) 실천 등 비핵화와 관련된 진전된 조치를 취하거나 북한 정권 수뇌부의 믿을 수 있는 약속 등이 나오면 미국은 보다 과감하게 6자회담의 재개를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를 보다 철저하게 이행토록 하는 압박 전술을 강화할 것임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북한이 최근 추진하는 경제개발이 어려움을 겪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북한이 그동안 강조해온 '핵보유국' 주장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게 미국 정부의 입장이다.

러셀 차관보와 함께 회견에 나온 에반 메데이로스 백악관 NSC(국가안전회의)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에 조금도 변화가 없다"며 "북한은 자신들의 안전을 보장받으려면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하는 전략적 선택을 내려야만 하는 상황에 처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미 양국은 북한의 비핵화라는 최대의 정책적 목표를 현실화하기 위해 긴밀한 공조를 강화하는 한편 중국을 견인하는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윤병세 장관이 회담 이후 "북한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을 이루기 위해 한·미간 긴밀히 공조해야 한다"면서 "중국의 역할도 지속적으로 확보해나가야 한다"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읽힌다.

lw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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