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프레스 = 조희선 기자] 팔레스타인 시위대가 서안지구 유대교 성지에 불을 지르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둘러싼 폭력사태가 악화되고 있다고 AFP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앞서 이날 새벽 서안 나블루스시에 위치한 유대교 성지 요셉 무덤에 팔레스타인인 100여명이 몰려와 불을 질렀다.

보도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시위대는 이날을 '혁명의 금요일(Friday of revolution)'로 칭하고 이스라엘에 반대하는 시위를 전개했다.

이들은 가자지구 북부 이스라엘과 접경지역 방향으로 행진하며 이스라엘 경찰을 겨냥해 돌을 던지는 등 시위를 벌였다.

이스라엘군이 시위대 해산을 위해 최루가스 등을 살포하면서 팔레스타인 시위대 2명이 사망하고 98명이 부상했다.

이 외에 나블루스 인근의 바잇 푸릭에서도 시위대와 충돌한 팔레스타인인 1명이 사망했다.

AFP통신은 이날 베들레헴, 헤브론 지역에서도 항위 시위가 전개됐다고 밝혔다.

또 서안지구 유대인 정착촌 외부에서 사진기자로 추정되는 팔레스타인 남성이 이스라엘 군인을 칼로 찌른 후 사살됐다.

지난 2주동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무력충돌이 격화되면서 팔레스타인인 37명이 사망하고 100명 이상이 부상했다. 이스라엘 측에서도 7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됐다.

이스라엘 당국는 알아크사 사원 폭력사태에서 촉발한 이번 갈등과 관련해 예루살렘에 병력을 파견했다.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요셉 무덤 방화에 우려를 나타냈고 이스라엘군은 "성지를 모독한 '비열한 행위'"라고 규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방화 사건이 이번 갈등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니콜라이 믈라데노프 유엔 중동 특사는 "요셉 무덤 방화는 이미 긴장이 조성된 환경을 악화시킬 수 있는 위험한 시도"라고 밝혔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개막식에서 폭력행위를 규탄하면서 범인이 법에 따라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역시 "무고한 사람들에 대한 폭력을 규탄한다"며 "이스라엘은 자기 시민을 보호하고 거리 폭력을 예방할 권한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압바스 자치정부 수반 등 모든 당사자들은 선동적인 언어나 분노 등에 대해 목소리를 낮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다음주 베를린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회담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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