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프레스 = 조희선 기자] 92년 전 지어진 미국 시카고 남부의 역사적 건축물이 화재로 훼손돼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7 일(현지시간) 시카고 트리뷴과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시카고 도심 남쪽 우드론 지구에 위치한 '크라이스트 더 킹 성당'(Christ the King Church)에 이날 오전 5시45분께 화재가 발생, 건물 내부가 불에 타고 지붕 일부가 무너져 내렸다.

소방당국은 "150여 명의 대원이 3시간 이상 진화 작업을 벌인 끝에 오전 9시께 불길을 잡았다"고 밝혔다.

화재 경보가 울리면서 사제관에 있던 8명의 성직자와 성당 옆 건물 쉼터에 사는 40여 명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지만,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다.

래리 랭포드 시카고 소방국 대변인은 이번 화재가 건물 북서쪽 성가대석 부근에서 촉발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밤 자원봉사자들이 작업을 마치고 귀가하면서 물 양동이에 넣어둬야할 기름기 있는 걸레를 화학용품이 든 플래스틱 통에 그대로 두었다'면서 "이 걸레 더미에서 자연 발화에 의해 화재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이어 "건물 내부에서 발생한 불이 천장으로 치솟으면서 지붕까지 태웠으나, 건축물의 상징인 첨탑을 보존하고 건물안에 있던 300년 된 아기예수상 등 유물을 수거하기 위해 대원들이 특별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1923년 이탈리아 건축 양식으로 지어진 이 성당은 시카고 남부의 '가톨릭 순례지' 역할을 했으며 2004년 시카고 시의 '공식 명소'(landmark)로 지정됐다.

이 성당은 1976년 화재로 내부가 불에 타면서 폐쇄·철거될 위기에 놓였다가 이에 반대하는 주민들의 뜻을 교구 측이 받아들여 보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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