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프레스 = 조희선 기자] 30세 이상 성인 2명 중 1명이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상지질혈증은 핏속에 총콜레스테롤, 저밀도(LDL)콜레스테롤, 중성지방이 증가된 상태거나 고밀도(HDL)콜레스테롤이 감소된 경우를 말한다. 이상지질혈증은 치명적인 심뇌혈관질환은 물론 고혈압, 당뇨, 말초혈액순환장애 등 각종 혈관질환을 유발하는 죽상동맥경화를 촉진하는 위험인자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회장 서홍석)는 11∼1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제4차 이상지질혈증 및 동맥경화증에 관한 국제회의를 열고 한국인 이상지질혈증 발생현황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2013년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국민건강 영양조사 자료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보험 진료실적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학회는 ‘2015년 제3판 한국형 이상지질혈증 치료지침’에 따라 고(高)LDL콜레스테롤혈증, 고(高)중성지방혈증 및 저(低)HDL콜레스테롤혈증 중 하나라도 가진 경우를 이상지질혈증으로 규정했다. 고LDL콜레스테롤혈증은 혈중 LDL콜레스테롤 농도가 160㎎/㎗ 이상일 때, 고중성지방혈증은 혈중 중성지방 농도가 200㎎/㎗ 이상일 때, 저HDL콜레스테롤혈증은 혈중 HDL콜레스테롤 농도가 40㎎/㎗ 미만일 때다.

조사결과 국내 30세 이상 성인의 절반(47.8%)인 약 1600만명이 이상지질혈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남자는 10명 중 6명(57.6%), 여자는 10명 중 4명(38.3%)이었다.

특히 고LDL콜레스테롤혈증은 여성이 남성보다 많았다. 60대 이상 성인의 경우 남자는 5명 중 1명, 여자는 3명 중 1명이 고LDL콜레스테롤혈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고중성지방혈증과 저HDL콜레스테롤혈증은 남성이 여성보다 2배가량 많았다. 또 30대 남성은 같은 연령대 여성에 비해 고중성지방혈증이 4배나 많아 눈길을 끌었다.

여의도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권혁상 교수는 “무엇보다 식이요법과 꾸준한 운동, 금연을 통해 혈중 지질 농도를 정상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더불어 적정 체중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물론 이상지질혈증 진단자는 반드시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지질(脂質) 청소부 역할을 하는 혈중 HDL콜레스테롤 수치를 하루빨리 40㎖/㎗ 이상으로 올리고, LDL콜레스테롤 및 중성지방 수치는 각각 160㎎/㎗, 200㎎/㎗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

약물치료에는 콜레스테롤 합성에 관여하는 ‘HMG-CoA환원효소’의 활성을 억제하는 스타틴(statin) 계열의 약제가 주로 처방된다. LDL콜레스테롤을 낮추고 중성지방 수치도 일부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장기 사용 시 근염과 당뇨 발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당뇨가 생기면 혈액 내 중성지방은 더 늘어나고 몸에 좋은 HDL콜레스테롤이 줄어 혈관 내벽 손상이 가속화될 수 있다.

일본 도쿄의대 오다와라 마사토 교수는 이를 막기 위해 이상지질혈증 때문에 스타틴계 약물을 사용하는 내당능장애(당뇨 발병 전 단계) 환자 1269명을 2007년부터 5년 동안 추적 조사했다. 그 결과 현재 사용되는 스타틴계 약제 7가지 중 피타바스타틴(리바로)의 당뇨유발위험이 가장 낮았다. 이상지질혈증 치료를 위해 피타바스타틴 약제를 쓴 내당능장애 환자들의 당뇨 발생률이 다른 약제 사용자보다 18%가량 낮게 조사된 것이다. 오다와라 교수는 “피타바스타틴 제제가 장기 사용 시 당뇨 촉진 논란이 일고 있는 로바스타틴, 프라바스타틴, 심바스타틴 등 기존 약제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뜻”이라고 학회에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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