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프레스 = 조희선 기자] 미국이 내년 회계연도에 최소 1만 명의 시리아 난민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10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참모진에게 시리아 난민 수용 확대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미 정부가 2016년 회계연도(올해 10월1일∼내년 9월30일)에 받아들일 시리아 난민은 1만여 명으로, 올해 수용한 1천293명보다 6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는 애초 계획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미국이 시리아 난민 사태에 소극적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는 국제 사회의 비판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국은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1천494명의 난민을 받아들였고, 내년에는 8천 명을 추가로 수용하겠다는 입장이었다.

미국이 지난해 받아들인 난민은 105명에 불과했고, 올해 회계연도에도 1천500명에서 1천800명을 수용하는 데 그칠 것으로 국무부는 전망했다.

이와 같은 미국의 난민 수용 규모는 독일이 80만 명의 난민을 받아들이기로 하고, 심지어 베네수엘라조차 2만 명의 난민 수용을 약속한 것에 비해 턱없이 적어 국제 사회로부터 거센 비판과 압박을 받아왔다.

미국 내 정치권에서도 공화당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와 존 매케인(공화·애리조나) 상원의원 등이 난민 수용을 확대하는 등의 대책 마련을 촉구해왔다.

이날 백악관 발표에 앞서 존 케리 국무장관은 미 의회에서 비공개회의를 통해 미국이 현재까지 세계 각국에서 매년 받아들이고 있는 난민 수는 7만 명이며 수용 규모를 앞으로 10만 명까지 늘리겠다는 구상을 밝혔다고 NYT는 전했다.

추가로 수용할 3만명 중 상당수는 시리아 출신 난민이 될 것이라고 국무부 관계자가 전했다.

그러나 난민 인정에 앞서 범죄 경력과 테러단체와의 연계 여부를 철저히 사전 조사하는 절차는 그대로 유지될 전망이다. 미국에서는 시리아 출신 난민 수용이 알카에다와 이슬람국가(IS) 등 테러리스트 유입의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염려가 팽배해 있다.

따라서 미국 정부는 과거 베트남과 이라크 전쟁으로 인한 난민을 위해 신속한 정착 프로그램을 제공한 것과 달리 이번 시리아 난민에 대해선 현재 18∼24개월이 걸리는 사전 조회 절차를 고수할 것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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