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프레스 = 조희선 기자] 미국에서 14년째 영화 주인공 '배트맨' 복장으로 어린이 병동을 돌아다니며 선물을 주고 격려하는 일을 해 왔던 한 사업가가 교통사고로 숨졌다.

그는 배트맨 복장을 한 뒤 람보르기니를 개조한 배트맨 차량인 ‘배트모빌(Batmobile)’을 타고 지역 병원 등을 찾아다니며 선행을 실천한 인물.
 
청소 관련 사업으로 돈을 번 로빈슨 씨는 당초 배트맨 영화에 열광하는 아들 브랜던 때문에 배트맨 흉내를 내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배트맨에 열광하는 것을 보면서 아픈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이같은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사고를 당한 날에도 배트모빌을 타고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은 뒤 70번 고속도로로 나갔다가 엔진에 문제가 생겨 갓길에 차를 세우고 점검을 했다. 그런데 도요타 캠리 자동차가 뒤에서 차를 들이받아 그는 현장에서 사망했다.
 
유족들은 현지 언론을 통해 “로빈슨은 아픈 아이들을 만나러 가기 전 분장하는 데만 평균 45분을 썼다”면서 “그동안 차와 복장, 어린이 환자들에게 준 선물 비용 등으로 수십만 달러를 사용했다”고 전했다.
 
청소회사 운영 등을 통해 번 돈으로 남몰래 불치병 어린이들을 도와온 로빈슨 씨는 2012년 29번 도로에서 번호판에 배트맨 로고를 부착했다는 이유로 적발되는 과정에서 그동안 행적이 알려지게 돼 '29번 도로의 배트맨'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당시 배트맨 복장을 한 로빈슨이 차에서 내려 경찰에게 인사하는 장면이 녹화된 경찰차 블랙박스가 공개되면서 ‘29번 도로의 배트맨’으로 유명해졌다.
 
메릴랜드주 경찰은 “로빈슨은 블랙박스 동영상이 공개된 이후에도 유명 인사처럼 행동하지 않고 낮은 자세로 봉사활동을 계속해온 어린이들의 진짜 영웅이었다”며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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