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여경의 날 선포…해경 첫 여경 조숙영 경감

 

해양경찰청 첫 여경 조숙영 경감    (인천=연합뉴스) 해양경찰청 첫 여경 조숙영(48) 경감. 조 경감은 1986년 5월 1일 해경 첫 여경으로 임용됐다. 해경청은 27일 조 경감의 임용일인 5월 1일을 '해양경찰 여경의 날'로 선포했다.     2013.9.27        inyon@yna.co.kr
해양경찰청 첫 여경 조숙영 경감 (인천=연합뉴스) 해양경찰청 첫 여경 조숙영(48) 경감. 조 경감은 1986년 5월 1일 해경 첫 여경으로 임용됐다. 해경청은 27일 조 경감의 임용일인 5월 1일을 '해양경찰 여경의 날'로 선포했다. 2013.9.27 inyon@yna.co.kr

(인천=연합뉴스) 강종구 기자 = 해양경찰청은 창설 이후 60년간 여경의 날이 없었다.

경찰청이 1946년 여자경찰과 창설일을 기념해 매년 7월 1일 여경의 날 행사를 개최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해경청은 뒤늦게나마 5월 1일을 해양경찰 여경의 날로 지정하고 내년부터 기념식을 치를 예정이다. 해경 여경의 날을 이날로 정한 것은 1986년 최초의 해양경찰 여경 2명이 임용된 날이기 때문이다.

'금녀(禁女)'의 기관이던 해양경찰청에서 성별의 장벽을 무너뜨린 첫 여경은 바로 조숙영(48·경감) 인천해양경찰서 수상레저계장이다.

조 계장이 해양경찰에 임용된 것은 사실 우연에 가깝다.

1986년 당시 야간대학 재학 중이던 조 계장은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공부할 수 있는 직업을 찾던 중 경찰공무원 시험에 응시했다.

신임 순경 135기로 뽑혀 신임 교육을 마치자 해양경찰대(지금의 해양경찰청)로 발령이 났다. 해양경찰이 어떤 업무를 다루는지 생소했지만 발령이 난 이상 다른 생각을 할 수 없었다.

조 계장은 해양경찰대 민원실에 배치된 후에야 자신이 해경 첫 여경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임용 초기에는 아무래도 해경에 여경이 없으니까 동료 사이에서는 '얼마나 버티나 보자'라는 시각도 있던 것 같아요. 여경으로서 겪는 고충을 털어놓을 만한 상대도 마땅치 않아 처음에는 좀 외로움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조 계장은 그러나 여성 특유의 세심함과 꼼꼼한 업무 처리로 금세 남성 경찰관들의 든든한 동료로 자리 잡았다. 거칠기로 따지자면 으뜸이나 다름없는 뱃사람들도 민원실에서는 조 계장의 신속하고 친절한 응대에 온순해졌다.

조 계장은 이후 동·서·남해 각 해양경찰서를 돌며 경무기획 업무와 수상레저 업무를 주로 맡았다.

2001년 인천해경서에서 수상레저 업무를 담당할 땐 동력수상레저기구 조종 1급 면허를 따기도 했다. 평소 수상오토바이 등 수상레저기구를 탈 일이 없었지만 자신이 다루는 업무를 더욱 잘 이해하고 싶어서 면허를 땄다고 한다.

조 계장의 임용 후 해양경찰의 여경 채용은 해마다 늘고 있다. 현재 전체 해양경찰관 7천854명 중 480명(6.1%)이 여경이다.

경무기획 분야에 국한됐던 여경의 업무도 이젠 함정·수사·정보·파출소 등 전 분야로 확대됐다. 최근에는 여성 최초의 경비함 함장, 첫 여성 항공정비사도 탄생했다.

조 계장은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여경이라고 해서 다루지 못할 업무가 없게 됐다"며 "초임 때 다양한 부서에서 많은 경험을 하면 계급이 높아질수록 국민의 안전을 위해 활용할 기회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후배들에게 조언한다"고 밝혔다.

조 계장은 27일 오후 해양경찰 여경의 날 선포식에서 여성가족부 장관 표창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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