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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민 초대전 '아버지의 집'6월 30일까지, 양천구 신정동 한성교회 내 Gallery H
김세중 논설위원  |  sjkim@korea-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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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6.14  15:5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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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순민. My father’s house. F50. Mixed media on Panel
[코리아프레스 = 김세중 논설위원] 직업적 의구심 때문일까? 아니면 아직 올바른 미술감상법을 제대로 모르는 탓일까? 주말마다 한 달에 한번쯤이라도 전시회를 꾸준히 돌아 다녀 보려하고, 가끔은 매체에 전시리뷰를 쓰는데도 불구하고 전시장을 향해가는 내내 '아버지의 집?…'하며 중얼거렸다.

전시장이 교회에서 운영하는 갤러리니까, 작가가 기독미술작가들의 모임인 ‘아트미션’의 회원이라니까, '…그래. 그가 말하는 아버지의 집은 교회이고 곧 그리스도 일꺼야!' 단정을 하며 갤러리의 문을 연 순간, 누군가의 표현처럼 빛과 광채로 충만한 최순민 작가의 '아버지의 집'이 눈에 들어왔다.

Gallery H에서 만난 '아버지의 집'

서울특별시 양천구 신정3동에 위치한 한성교회(도원욱 목사 시무)에서 운영하는 '갤러리 H'(관장 박엘)는 2010년 10월 9일 개관기념전을 시작으로 한국미술계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동일공간에 전시함으로써 해당 교회의 교인들은 물론, 인근지역 주민들의 문화의식과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등, 작지만 의미 있는 사회적 공헌을 하고 있는 갤러리로 유명한 곳이다.

갤러리를 빼곡히 채우고 있는 최순민 작가의 작품들은 소문대로 온통 '집' 뿐이었다.

 2009년 그림손갤러리에서 개인전을 할 때 최순민 작가의 작품에 대해 평론을 썼던 서성록(안동대 미술학과) 교수는 그의 글에서 최순민의 '집'을 이렇게 말하고 있다.

 '…최순민의 집은 외양상 화려한 편이다. 종래의 화가들에 비해 서술이 배제되어 있으며 선과 면으로 간략히 요약되어 있다. 그의 그림에 등장하는 이미지가 집이라고 인지할 수 있는 것은 단지 모양이 집모양과 유사한 오각형이며 타이틀에 집이란 이름을 부쳤기 때문이다. 잡지와 같은 콜라주와 한지나 인조보석과 같은 오브제의 도입 등 조형모색에 보다 적극성을 띠는 것도 특기할만하다.'

서교수는 이어지는 평론 글에서도,

'집 가운데서도 작가가 형용한 이미지는 <아버지의 집>이다. 편안하고 들어가서 쉬고 싶은 마음이 들게끔 그렸다. 흥겨운 노랫가락이 흘러나오는 잔칫집 분위기마저 풍긴다. 작가는 스트라이프, 별, 도트와 같은 여러 장식과 칼라플한 색지 및 프린트물을 이용해 집을 장식한다. 애당초 집의 모양을 묘사하는데 신경을 쓰기보다 집의 이미지, 즉 집이란 어떤 곳인가를 더 강조하려고 애쓴 모습이 엿보인다. 어떤 것은 궁궐 같은 곳도 있다. 세모의 지붕과 듬직한 돌기둥, 그리고 본채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인다. 별이 빛나는 하늘에 세워진 웅장한 도성(都城)같은 곳도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평범한 집이 아니라 일찍이 어거스틴이 ‘빛과 광채로 충만한 집’이라고 부른 천상의 집이요 행복의 곳간 같은 곳임을 알 수 있다.'고도 말했다.

카페 그릿시냇가의 최순민 작가

갤러리 H를 나와 교회 정문을 가로질러 가면 거기 '그릿시냇가'라는 카페가 있다. 한성교회가 지역주민들을 위해 개방공간으로 마련한 180평 규모의 이 카페의 큰 홀 옆으로는 별도로 마련된 세 개의 작은 공간이 있는데 그 중 세 번째 방에는 최순민 작가의 또다른 소품 몇 점이 걸려있다. 이 작품들은 두 달에 한번씩 최 작가의 작품들로 교체되며 벽면을 채운다고 한다.

역시 이곳에서 본 최순민 작가의 작품 또한 별반 다르지 않다. 그의 작품은 여전히 화면에서 단지 집의 이미지만을 제공할 뿐 다른 것은 보여주지 않는다. 주위 공간도 집의 이미지가 부각되도록 보조역할을 하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고 단순한 배경으로 그치지만은 않는다. 바탕은 따뜻하면서도 포근하다. 그는 그런 질료감을 주려고 바탕에 파쇄하거나 네모나게 자른 잡지를 주로 썼고, 그 위에 다시 혼합재료를 칠하거나 돌가루를 뿌려서 견고한 바탕의 느낌을 살려내려 노력했다. 재료의 고유한 맛을 살려내면서 평면을 잘 가다듬어 내밀성을 잘 간직하도록 한 것이 마치 작품의 특징처럼 이내 눈에 들어온다.
   
▲  헌잡지와 비즈를 이용해 제작한 자신의 작품 ‘Gife’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최순민 작가.

 "어느날엔가 성경의 누가복음 15장에서 탕자를 반갑게 맞이하는 풍족한 아버지의 집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지기 시작했어요. 그때부터 나는 그 상상의 통로에서 아버지의 집으로 가는 자유로운 여행을 시작한거지요. 한꺼번에 그 집들이 내 생각 속으로 밀려 올 때면 주변에 보이는 어느 것이든 메모를 해두었어요. 작품 속 집들은 때론 누워 있거나 거꾸로 있기도 하고 상품 진열대의 상품처럼 가지런히 정렬한 모습이기도 하지요. 때론 화려한 색채와 금속 조각이나 보석들로 치장을 하기도 하는데 집들을 꾸밀 때면 마치 어렸을 때 인형놀이를 하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한답니다. 다양한 모습으로 집을 완성하다 보면 어느새 나는 6살 어린 아이가 되어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들기도 하고, 순간에 나는 두 손에 과자를 움켜 쥔 어린아이가 느끼는 그런 행복감을 느낍니다."

감사로 물들인 최순민 작가의 작품세계

가끔은 다 자라지 않은 순수한 어린 아이이고 싶고, 가끔은 수줍은 소녀이고 싶을 때도 있다고 말하는 최순민 작가는, 동덕여자대학교 예술대학 회화과에서 서양화를 전공했고, 에이블파인아트뉴욕갤러리와 봄갤러리를 비롯한 국내외 수많은 갤러리에서 이미 25회의 개인전과 뉴욕과 파리, 런던 등지의 아트페어와 단체전에 참여한 바 있는 대한민국 중견의 작가이다. 현재는 아트미션과 한국미술협회 회원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올 9월 정부종합청사와 10월 에이블파인아트에서의 신작 개인전을 비롯해 몇 개의 기획전, 해외 아트페어 등으로 정신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렇지만 그는 단 한순간도 '감사'를 잊지 않고 매 전시마다 그의 작가노트에 이렇게 적고 있다.

 '값없이 주신 아버지 사랑에 감사하고, 조금 부족하게 만드셔서 열심히 노력하며 살게 하시니 감사하고, 엄마와 아내라고 불리게 하시니 감사하고, 용서하게도, 용서 받게도 하여 삶의 깊이를 알게 하시니 감사하다.'

감사를 기억하고 많은 이들에게 자신의 작업을 통해 얻은 안식을 위로와 위안으로 되돌려 주려하는 그의 전시 '어버지의 집'. 이제 그 집에 관한 의문은 조금 풀렸다. 그가 보여주는 '아버지의 집'에는 모든 것이 다 갖추어져 있다. 아버지는 우리를 환영하시며, 옷을 입히고 손에 가락지를 끼워주시고, 신을 신겨주시고, 송아지를 준비하신다. 우리는 그저 아버지의 환대에 응하면 되는 것이다. 거기에 의문을 갖을 필요는 없다. 그림은, 작품은, 그냥 아름다움을 느끼고 감동을 받으면 되는 거니까. 전시는 오는 30일까지.
   
▲ 최순민. My father’s house. 45.5x65cm. Mixed media on Canvas

김세중 논설위원 / sjkim@korea-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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