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프레스 =조희선 기자]KAIST가 개발한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휴보(Hubo)'가 세계 재난로봇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휴보는 지난 5일부터 6일 이틀 동안 미국 캘리포니아주 포모나에서 열린 'DARPA(미국 국방성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 로보틱스 챌린지(DRC)' 결선대회에서 1위에 올랐다.
 
이 대회는 미국 국방부 산하 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주최하는 재난대응로봇 경연으로 완성도 높은 로봇과 제어 기술을 갖춘 전 세계 최고의 로봇개발팀이 참가해 ‘로봇 올림픽’으로 불린다.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 같은 대형 재난 발생 시 이를 수습할 로봇 개발을 위해 열린 이번 대회에는 한국과 미국, 일본, 독일 등 전 세계에서 온 24개 팀이 참가했다.
 
참가 로봇에는 운전하기, 차에서 내리기, 문 열고 들어가기, 밸브 돌리기, 드릴로 구멍 뚫기, 돌발미션, 장애물 돌파하기, 계단 오르기 등 8개 수행과제가 제시됐다.
 
60분 이내에 8가지 과제를 가장 많이, 가장 빠르게 수행한 팀에게 우승이 돌아가며 1차대회와 2차대회 가운데 더 좋은 성적이 최종 결과에 반영된다.
 
5일 1차대회에서 휴보는 46분 4초 동안 7개 과제를 마쳐 6위에 그쳤지만, 다음 날 2차 대회에서 44분 28초 만에 8개 과제를 모두 완수해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우승 상금으로 휴보는 200만 달러(약 22억 원)를 받았다.
 
휴보(HUBO)의 '아버지' 오준호 KAIST(한국과학기술원) 교수는 "가슴이 떨려서 결승전을 직접 못 보고, 경기장 밖에서 계속 돌아다녔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이번 대회를 계기로 휴보가 갈 길을 확실히 찾았다"고 말했다. 단순히 사람들에게 멋있게 보여주기 위한 로봇보다는 재난 수습 등 실질적으로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로봇을 개발하겠다는 뜻이다. 그는 이미 한국원자력연구원 등과 함께 실제 재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로봇을 개발 중이다.
 
오 교수는 "우승은 했지만 이번 대회가 로봇 기술력의 바로미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휴보는 이번 대회의 과제를 풀기 위해 최적화된 로봇이고, 실제 재난 현장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는 "발전 가능성에서는 아직 (로봇 강국인) 미국이나 일본보다는 뒤처졌다고 봐야 한다"면서도 "한국 로봇 연구자들의 열정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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