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프레스 = 조희선 기자] 지난 14일 국회의사당 앞 잔디광장에는 한 그루의 대형 과일나무 모형이 설치됐다. 

과일나무보다 야채나무에 더 가까운, 다소 특이한 모양의 이 조형물을 두고 말이 많은 가운데 국회사무처는 '문화국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라고 밝혔다.
 
국회는 '열린국회' 취지로 이달부터 5월까지, 9월 한 달 등 주말마다 전통문화 공연을 연다. 공연은 과일나무 옆에 세운 임시무대에서 펼쳐진다. 다음달 16일부터 23일까지는 '국민 곁에! 미래 앞에!'라는 슬로건과 함께 2015 열린국회마당 행사도 개최한다.
 
이 같은 문화 이벤트가 대형 예술품과 시너지를 낸다는 게 설치 이유다. 시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는 측면도 크다. 작가선정은 '열린국회마당' 중 전통공연 담당기관인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이 별도 선정위원회를 구성해 결정했다.
 
국회 측에 의하면 이것은 공공미술가 최정화 씨의 작품으로 풍요와 다산을 상징하며 인공과 자연의 조화, 민과 관의 화합, 대립의 일치 등 보는 이의 시각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도록 구성됐다. 작가는 이 나무를 보면 다양한 상상을 할 수 있다는 의미로 '과일나무'라고 이름을 지었다.
 
일반 여론은 나쁘지 않다. 국회를 찾은 학생·일반인은 과일나무 앞에서 사진을 찍는다. 국회를 방문한 '인증샷'을 남기기 좋은 기회다. "예쁘다. 과일 모양이 귀엽다"는 평도 나온다. 반면 국회 종사자들은 엇갈린다. 국회의 기존 이미지나 건물 모습과 어울리지 않는단 의견이 적지 않다.
 
물론 예술에 대한 취향은 주관적인 것이어서 모든 사람이 똑같은 평가를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작품 선정 절차와 설치 이유가 충분히 알려지지 않으면서 오해를 산 측면이 있다. 열린국회라는 취지는 좋지만 그 행사를 채울 콘텐츠는 결국 국민세금으로 비용을 충당해야 하는 일이다. 작품 제작·설치엔 1억원 넘게 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전통공연과 시너지를 낸다는데 꼭 서양화가의 작품이라야 하는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국회사무처는 "형형색색 과일과 채소가 달린 과일나무는 '풍요와 다산' '인공과 자연의 조화' '민과 관의 화합' 등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며 "작품료, 제작운반비 등은 문화관광부 예산으로 충당했다"고 밝혔다.
 
과일나무는 열린국회마당 행사가 끝난 뒤에도 당분간 국회에 전시된다. 단 설치 기간과 위치는 여론을 종합해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은 "이번 기회를 통해 많은 분들이 국회를 찾아서 문화예술도 즐기면서 국회를 좀 더 가깝게 느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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