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등 공동연구진, 사후 복제 후 2세 송아지 탄생

 

건강하게 자란 복제 소의 송아지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지난 21일 제주도 서귀포시의 한 목장에서 체세포로 복제한 씨수소 흑올돌이(오른쪽)와 씨암소 흑우순이(왼쪽) 사이에서 태어난 흑우돌이(가운데)가 건강한 모습으로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다. 2013.9.26.     khc@yna.co.kr
건강하게 자란 복제 소의 송아지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지난 21일 제주도 서귀포시의 한 목장에서 체세포로 복제한 씨수소 흑올돌이(오른쪽)와 씨암소 흑우순이(왼쪽) 사이에서 태어난 흑우돌이(가운데)가 건강한 모습으로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다. 2013.9.26. khc@yna.co.kr

(수원=연합뉴스) 신영근 기자 = 사후 복제된 제주흑우들 사이에서 건강한 2세 송아지가 탄생, 흑우 보존에 청신호가 켜졌다.

농촌진흥청은 제주대, 제주축산진흥원, ㈜미래생명공학연구소와 함께 멸종 위험 동물이자 천연기념물인 제주흑우의 개체수 보존 연구를 수행, 체세포 복제된 흑우 사이에서 건강한 수컷 송아지가 태어났다고 26일 밝혔다.

공동 연구진은 2008년 노령으로 각각 도축된 흑우 씨수소 'BK94-13'와 씨암소 'BK94-14'의 귀세포를 동결 보존했다가 체세포핵이식기술을 통해 2009년 수컷 '흑올돌이'를, 2010년 암컷 '흑우순이'를 탄생시켰다.

흑올돌이가 성체가 된 후 만들어낸 정액을 흑우순이에게 인공수정한 결과 지난 1월9일 자연분만으로 25㎏의 수컷 '흑우돌이'가 탄생, 현재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제주대 박세필 교수는 "노령으로 도축된 씨수소와 씨암소의 체세포를 이용해 사후 복제한 후 이들 복제 소에서 건강한 송아지가 태어난 것은 사후 복제 개체들도 건강한 생식능력을 지녔음을 확인하는 것"이라며 "제주흑우 종 복원과 보존을 위해 무염색난자핵 제거기술과 초급속냉·해동 이식기술 등 첨단 기술이 활용됐다"고 밝혔다.

검은 털색에 체구는 작고 가늘지만 체질이 강건해 조선시대 진상품으로 공출됐던 제주흑우는 현재 제주도에만 480여 마리가 사육되고 있어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로부터 멸종위험 동물로 지정돼 있다.

우리 정부도 오랜 세월 지역민과 함께 한 제주흑우의 문화적·역사적 가치를 인정해 지난 7월 천연기념물 제546호로 제주흑우의 이름을 올렸다.

농진청 고문석 난지축산시험장장은 "일제강점기 흑우 반출과 1980년대 육량 위주의 소 산업 정책으로 제주흑우는 멸종 위기에 놓였지만 제주특별자치도의 '제주흑우 보호 및 육성에 관란 조례' 등으로 제주도 반출을 엄격히 제한하면서 현재 480여 마리까지 개체수가 늘었다"며 "이번 사후 복제 개체를 통한 건강한 2세 송아지 탄생으로 제주흑우의 종 보전의 길은 더욱 넓어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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