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탄압 직접 목격한 내용 책 속에 생생하게 담아

[코리아프레스 = 안현아 기자]  3·1운동에 적극 참여한 독립운동가이자 정동제일교회 목사였던 고(故) 현순 목사의 장남 피터 현(1906~1993)이 쓴 ‘만세!’가 번역 출간됐다. 피터 현은 1975년 하와이에서 잠시 고국을 방문, 국립서울현충원에 부모의 유해를 안장하는 행사를 한 후 깊이 감동을 받아 이 책을 쓰게 됐다고 했다.

1919년 3·1운동 당시 14살이었던 저자는 식민통치에 대한 민족의 저항과 일제의 잔혹한 탄압 등을 직접 목격했고 그 내용을 책 속에 생생하게 그려냈다.

“그들은 말 위에 높이 올라앉아 마치 한 무리의 분노에 찬 동물들처럼 골목에서 우리를 향해 돌진했다. 이 광경을 보고 몸이 얼어붙은 나는 마치 미친개가 사람들 속으로 맹목적으로 내달리듯 긴 칼을 좌우로 휘두르는 것을 꼼짝 없이 바라봤다. 쓰러뜨리는 사람과 쓰러지는 사람의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그런 뒤 기마대는 갑자기 말의 앞다리를 들어 올리며 방향을 틀어 또다시 군중을 가차 없이 베어나갔다.”

저자의 가족은 일제의 감시의 눈을 피해 상하이로 탈출한다. 그곳에서 아버지는 임시정부에 관여하며 독립운동을 이어가고 어머니는 8남매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다. 이후 대가족은 다시 하와이로 망명한다. 흔치 않은 가족사가 호기롭고 허심탄회하게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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