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환구시보, 평양 특파원 통해 북한 젊은이들 소식 전해

[코리아프레스 = 안현아 기자] 중국 관영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14일 북한 평양에 상주하는 자사 특파원발로 최근 북한 젊은이들의 연애와 결혼에 대한 세태를 "북한 젊은이들의 연애관이 바뀌고 배우자를 고르는 눈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평양 젊은이들의 연애관이 이전과 달라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전에는 여성이 배우자를 선택할 때 군인, 당원, 간부 등을 선호했으나 요즘은 좀 더 까다로워졌다.

한 평양 여성은 이상적인 배우자 조건에 대해 "명문 대학을 나와 정부기관에서 일하되, 외교와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면 더욱 좋고 반드시 당원이어야 한다"며 "가정 환경이 나쁘면 안 되고 사람 됨됨이도 활기차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젊은 남성의 경우는 대학생에 미모가 뛰어나고 가정 환경이 좋은 여성을 선호한다고 전했다.

평양에 있는 대학가에서 남녀가 교제하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남녀가 쌍쌍이 캠퍼스를 거닐거나 서로 손을 잡고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남의 눈을 거의 의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평양 중심 대동강변에 있는 '주체사상탑' 부근에서는 연인으로 보이는 남녀가 서로 포옹하는 장면도 목격됐다고 전했다.

결혼식을 올리는 방식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신혼 부부가 결혼식 당일 북한 지도자(김일성·김정일) 동상에 헌화하는 것은 변함없는 '철칙'이지만 최근에는 디지털 카메라나 캠코더로 결혼 장면을 촬영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평양에는 결혼을 앞둔 예비 부부를 대상으로 한 야외 촬영이나 결혼식 영상 기록을 전문으로 하는 가게들도 점점 늘고 있다. 풍광이 좋은 곳에서는 이들이 야외 촬영을 하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다. 

여성의 결혼 연령도 높아지고 있다. 이전에는 20세 안팎이면 혼담이 오가고 25세가 넘으면 '노처녀'로 불렸지만 최근에는 가정 환경이 비교적 괜찮은 집안의 여성을 중심으로 결혼 시기가 늦어지고 있는 실태다.

부유층 가정은 대형 연회장을 갖춘 평양옥류관이나 고려호텔에서 비교적 호화로운 결혼식을 올리기도 하고, 이러한 가정에서 태어난 젊은이들은 새로운 물건이나 외부 세계에 대한 호기심이 많고 외국 전자제품이나 화장품 등 '물 건너온 제품'을 즐겨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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