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33.1% 우울증, 10명 중 1명 학대 경험

[코리아프레스 = 안현아 기자]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3월부터 9개월간 65세 이상 노인 1만452명을 대상으로 노인의 가구형태와 가족관계, 소득, 건강 등을 조사한 결과를 31일 공개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 중 국민연금의 성숙 등에 따른 공적연금소득의 증가, 흡연율·음주율·운동실천율 등의 건강행태 개선 등을 긍정적"이라면서도 "독거노인 증가에 대한 지원과 우울증상, 자살 등 정신건강 관련 지원과 인지기능 저하 등에 대한 지원이 강화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결과에 따르면 자녀와 함께 살지 않지 않는 노인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노인 대부분이 만성질환에 시달렸으며, 일부 노인들은 우울증에 자살까지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의 89.2%가 만성질환을 갖고 있었고, 노인 1명당 평균 2.6개의 만성질환을 앓았다. 절반이 넘는(56.7%) 노인이 고혈압을 앓았고, 관절염(33.4%)과 당뇨병(22.6%) 순으로 조사됐다.

또한 응답자의 31.5% 인지기능이 떨어졌고, 나이가 많고 배우자가 없으며, 읍면지역에 거주하는 노인일수록 인지기능 저하자 비율이 높았고, 노인의 33.1%는 우울증상을 지녔고, 고령의 저소득 여성 노인이 우울증상이 많았다.

특히 노인 10명 가운데 1명 가량이 학대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교육수준이 낮고 저소득층일수록 학대 경험률이 높았다. 또 노인 10.9%는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었고, 이 가운데 실제 자살을 시도한 응답자도 12.5%였다. 자살을 고려한 이유로는 경제적 어려움이 40.4% 가장 많았다. 건강문제(24.4%)와 외로움(13.3%), 가족과 친구와 갈등(11.5%), 배우자 사망(5.4%) 등이 뒤를 이었다.

이번 조사에선 남성 노인이 술과 담배를 멀리한 점도 특징으로 꼽혔다. 남성의 흡연율은 10년 전 (33.6%에서 23.3%로 대폭 줄었고, 음주율도 52.9%에서 48%로 감소했다. 운동실천율은 58.1%, 지난 2년간 건강검진을 받은 노인은 83.8% 등으로 개선됐다.

노인의 28.9%가 경제활동에 참여했고, 벌어들인 소득은 생활비 보충(79.3%)과 용돈(8.6%) 등에 쓰였다. 소비 관련해선 응답자의 40.5%는 주거비용을 가장 부담스러워했고, 의료비와 식비도 각각 23.1%와 16.2%를 썼다. 다만 노인의 9.7%는 현재 일하고 있지 않지만, 일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노인 4명 중 1명(25.9%)은 친목도모를 위해 경로당을 이용했고, 8.9%는 여가복지 프로그램을 이용하기 등 노인복지관을 가는 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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