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역사학자 300여명이 집필에참여

 
 

[코리아프레스 = 안현아 기자] 서울대 역사연구소는 한국연구재단 지원으로 2006년부터 국내 역사학자 300여명이 집필에 참여하고 진행한 국내 최초의 '역사용어사전'을 최근 출간했다고 20일 밝혔다. 사전은 한국사, 동양사, 서양사 등 분과학문 체계하에서 개별적으로 정의되고 쓰인 역사용어를 세계사라는 틀에서 점검하고 정리한다는 취지로 기획됐다. 또 사전은 세계사 전반의 이해와 인식에 필요한 표제어 1천500여개에 대한 설명을 2천136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에 집대성했다.

편찬 책임자 최갑수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는 "한국 역사학계는 한국사, 동양사, 서양사 등으로 학과가 나뉘어 '역사학계'라는 공통된 유대감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면서 "그러다 보니 같은 용어를 부르는 표현이 분야마다 다르고, 우리가 직접 쓴 사전이 없어 일본 것을 베끼는 등 문제점이 있었다"고 편찬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제대로 된 나라라면 역사용어뿐 아니라 인물, 사건, 지명, 개념 등 사학사적으로 핵심이 되는 사실들을 수록한 '역사대사전'을 20~25권 분량으로 펴낸다"며 "한국도 역사용어사전에 이어 역사대사전 편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교수를 필두로 한 편찬팀 10여명을 비롯해 300여명이 참여했다. 더불어 역사학계 원로 교수들을 중심으로 한 항목선정위원회가 표제어 선정을, 중진 교수들이 참여한 편집위원회가 원고 검토와 편집을 담당했다. 

책은 그간 별개 영역에서 발전한 한국사, 동양사, 서양사 등 역사 분과학문의 연구 성과를 서로 공유하고, 공통으로 사용되는 개념어를 비교사적으로 서술하는 등 분과학문 체제의 한계 극복을 시도했다. 예를들면  '군주제'라는 대항목 표제어는 서양사와 동양사 전공자가 각기 개별적으로 서술한 내용을 병치함으로써 독자들이 해당 용어에 대한 동·서양사학의 인식을 비교할 수 있게 했다.

표제어는 비중에 따라 대·중·소로 나눴다. 대항목은 한국사·동양사·서양사에 공통으로 해당하는 '민주주의' '근대국가' '봉건제' '중화질서' 등 45개 개념을 200자 원고지 100여장(2만여자) 안팎으로 서술했다. 중항목은 적어도 두 영역에서 중복되거나, 한 영역에 속하더라도 일정 부분 비중이 있는 용어를 선정해 4천자 안팎으로 정리했다. 한 영역에 속하는 표제어는 소항목으로 분류해 1천자 안팎으로 설명했다.

서양사의 '아나키즘'과 동양사의 '무정부주의'는 완전히 동일하다고 보기 어려운 용어임에도 흔히 혼용된다는 점을 고려해 두 표제어를 사전에 모두 포함하고, 두 표제어를 서로 비교할 필요가 있음을 각 항목에 적시했다. 이를 위해 편찬팀은 10여차례에 걸쳐 '비교사 집담회'를 마련, 해당 표제어 집필자가 발표한 원고를 두고 여러 영역 전공자들이 의견을 나누도록 하는 방식으로 분과별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이를 사전에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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