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향 "무조건적 비판과 공격 이제 멈춰달라"

[코리아프레스 = 안현아 기자] 지난해 12월 초 박현정 전 대표의 사무직원 성희롱·폭언 논란으로 촉발된 잡음이 정명훈 예술감독의 처우 문제에 이어 서울시향의 해외 공연 등 연주활동에 대한 비판적 인식으로까지 최근 몇 달간 계속된 서울시립교향악단을 둘러싼 논란 가운데서도 침묵을 지키던 단원들이 18일 서울시향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판과 공격, 왜곡을 이제 그만 멈춰달라"고 호소하고 나섰다. 

서울시향 단원 103명을 대표하는 단원협의회는 이날 서울시민에게 전하는 '서울시향 관련 논란에 대한 단원들의 입장 및 당부의 말씀'이라는 제목의 발표문에서 이번 논란에 대해 "안타깝고 송구하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협의회는 박 전 대표 관련 논란이 확대되면서 "사무실에서의 인권유린이라는 문제의 본질은 사라져버리고 그 파장이 정명훈 감독과 서울시향의 공연을 저해하는 상황으로 치달았다"고 주장하며,  "서울시향과 정 감독에 대한 악의적 공격과 억측들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지난 10년 동안 각고의 노력과 단원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이뤄진 서울시향의 위상과 성과가 폄훼되고, 서울시향에 씻을 수 없는 상처와 불명예를 안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협의회는 또 최근 재원부족으로 무산된 미국 순회공연의 예를 들면서 "서울시향이 세계 음악계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인 해외 연주 투어가 예산삭감으로 취소되는 사태에 이르렀고, 서울시향의 국제적 이미지와 위상이 실추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문화예술 분야인 오케스트라를 정치나 경제적 논리로 해석하고 이용하고 판단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정명훈 감독에 대해서는  "그의 음악적 역량과 음악감독으로서 시향에 기여한 부분에 대해 전 단원들이 깊은 신뢰를 갖고 있다. 향후 시향이 세계 최정상급 오케스트라로 발전하는 데 그의 음악적 역량이 커다란 도움이 되리라 확신한다"며  "서울과 서울시민, 대한민국의 자랑이 되도록 세계적 오케스트라로 성장하고, 훌륭한 음악으로 보답하겠다. 최근 논란을 시향의 문제점을 바로잡는 계기로 삼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지지와 격려를 요청했다. 

서울시향은 내달 미국 7개 도시에서 순회공연을 하기로 했으나 기업 협찬을 받지 못한 것은 물론 서울시로부터도 예산을 배정받지 못해 최근 공연을 한달 앞두고 전격 취소했다. 단원들은 서울시향에 대한 여론 악화 등이 재원 확보 과정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러한 비우호적 분위기 속에 심리적 위축 등으로 연주활동에도 악영향이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