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프레스 = 김유진 기자] 방위사업 관련 비리 혐의로 구속된 현역 군인 중 80%는 관련 수사가 끝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군사법원의 허가를 받아 석방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동일한 사건으로 민간 법원에서 구속영장을 발부한 예비역 군인이나 일반인들은 지금까지 단 한 명도 석방된 적이 없다. 따라서 군사법원이 '제식구 감싸기'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9일 군과 사정당국 관계자 등에 따르면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이 작년 11월 출범한 이후 최근까지 구속했던 현역 군인은 총 5명이다. 이 가운데 4명이 군사법원에서 보석 또는 구속적부심을 통해 석방됐다.

 

통영함·소해함 납품 비리에 연루된 방위사업청 소속 황모 해군 대령과 최모 중령이 지난 1월과 2월에 각각 보석으로 풀려났다. 또 야전상의 납품 물량을 특정 업체에 몰아준 혐의로 구속기소된 방사청 김모 대령은 지난 6일 보석 석방됐다.

 

또 시험평가서를 거짓으로 꾸며 적탄에 뚫리는 불량 방탄복이 납품되도록 한 혐의로 지난달 6일 구속됐던 박모 중령은 같은 달 17일 구속적부심을 거쳐 풀려났다.

 

현재 구속 상태인 현역 군인은 불량 방탄복 비리로 박 중령과 함께 구속됐던 전모 대령이 유일한 상태다.

 

합수단 출범 이후 예비역 군인과 업체 관계자 등 민간인 신분으로 구속된 피의자는 총 17명에 이른다.

 

이들 중에서 구속적부심이나 보석 등으로 풀려난 사람은 현재까지 전무하다. 관련 수사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피의자가 풀려나온다면 증거 인멸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법원도 인정한 것이다.

 

반면 군사법원은 현역 군인들을 석방한 사유를 합수단 측에 구체적으로 답변하지 않고 적용한 법조항이 어떤 것인지만 확인시켜줬다.

 

적법성이 있다고 해도 80%에 달하는 석방률은 동일한 사건을 취급한 민간 법원의 구속피의자 석방률이 0%라는 점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통상적으로 보석 결정은 피의자의 건강이 크게 나쁘거나 이미 수사당국이 충분한 입증 자료를 확보한 때, 수사가 거의 완료된 경우에만 가능하다.

 

2013년 기준으로 민간 법원의 보석 허가율은 40% 정도 된다. 여기에는 비리형 사건도 포함돼 있지만 일반 형사 사건들이 주로 포함됐다.

 

반면 통영함·소해함 사건이나 불량방탄복 사건 등 방위사업 비리는 수사 보안이 중요한 특수 사안이다. 따라서 밖으로 드러나는 범죄 피해자가 없기 때문에 가담자의 증거인멸 우려가 높고, 현재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이기 때문에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