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훈 인천 감독 "시기는 아쉽지만, 좋은 기회가 있어 가는 만큼 존중"

 
 

[코리아프레스 = 유찬형 기자] '설바우두'라고 불리며 2002월드컵에서 맹활약한 대표팀 공격수 설기현이 4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했다.

조금은 갑작스러운 은퇴였다. 겨우내 팀 훈련에 합류해 발을 맞추고 있었고, 구단에서 주최하는 각종 행사에도 참석했다.

그러던 설기현은 2일 오후에 갑작스레 김도훈 인천 감독과 인천 구단 측에 은퇴 의사를 밝혔다. 설기현이 이미 뜻을 정해놓은 상황이어서 주변의 만류도 통하지 않는 상황이었다고 알려졌다.

인천으로서는 아쉬움만 삼켰다. 인천은 설기현을 인천의 간판 스타이자 팀의 핵심으로 분류했다. 팀 내 주전 공격수를 뜻하는 등번호 9번도 그에게 줬다. 새롭게 인천 지휘봉을 잡은 김도훈 감독도 설기현을 중심으로 선수단을 하나로 묶으려는 심산이었다.

그러나 설기현이 갑작스럽게 은퇴를 선언하면서, 시즌 초반 팀 공격에 공백을 감수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였다. 선수등록까지 마친 상태에서 새로운 공격수를 영입하기는 쉽지 않고, 안그래도 빠듯한 구단 사정에서 적은 돈으로 설기현을 대체할만한 공격수 찾기도 쉽지 않다.

김도훈 감독도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선수의 은퇴를 존중한다. 나도 다 경험한 일이다. 좋은 기회가 있어서 가는 것이니 잘 보내주고 싶다. 그래도 시기가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 올 시즌 기현이를 팀에서 중요한 선수로 생각하고 있었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설기현은 기자회견에 등장해 "갑작스러운 은퇴 결정을 존중해주신 김도훈 감독님과 구단 직원들에게 죄송하고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라는 말로 은퇴 소감을 시작했다. 설기현 역시 인천이 느꼈을 당혹감에 대해 책임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다소 씁쓸한 이별이지만 인천은 아름답게 설기현을 보내줬다. 2002년 월드컵에서 황선홍, 박지성, 안정환 등과 함께 대한민국의 공격수로 맹활약한 설기현의 대학 팀의 감독으로서 새로운 축구 인생도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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